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서브페이지 컨텐츠

사랑이야기

떠나버린 한국 아빠 감옥에 갇힌 필리핀 엄마 사랑이 필요한 9살, 민재의 소원은 이루어질까요

기획: 김진만 | 연출: 김동희 | 글.구성: 노경희

기획의도



■ 기획의도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민재 카라멜로(9세). 민재에게 아빠는 끝없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태어나기 전 한국으로 떠난 뒤 연락이 끊긴 아빠. 민재는 태어나서 한 번도 아빠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아빠 몫까지 사랑해 주는 엄마 크리스틴(30세)이 있었지만, 2년 전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그녀마저 민재의 곁을 떠났다. 잠깐일 줄 알았던 엄마와의 이별이 길어지자 혼자가 된 허전함은 아빠에 대한 절실한 그리움이 되었다.


꼭 한 번 만나고 싶은 아빠. 하지만 가진 것이라고는 아빠의 집 주소와 그가 직접 지어 준 한글 이름 ‘민재’뿐인데…. 얼굴 한번 보인 적 없는 아빠를 조금도 원망하지 않는 9살 소년 민재. 아빠를 향한 소년의 뜨거운 사랑과 그리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주요내용

민재의 세 가지 소원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민재입니다. 저는 커서 변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엄마를 돕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 소원은 엄마 아빠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 민재 인터뷰 中

8년 전 필리핀 세부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올해 한국 나이로 9살이 되었다. 한창 가족의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자라야 할 나이지만 그의 곁에는 엄마도 아빠도 없다. 민재의 엄마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고 그의 아빠는 민재가 태어나기도 전에 한국으로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되었다. 기약 없는 이별이 남긴 기다림의 시간은 고스란히 어린 민재의 몫이 되었다.

 

민재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 변호사가 되어 어려움에 처한 엄마를 돕는 것과 엄마가 구치소를 나와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을 아빠를 단 한 번만이라도 만나는 것이다. 혼자 보낸 시간만큼이나 가족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민재. 민재에게는 ‘진짜 가족’이 필요하다.


아들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민재야. 엄마는 정말로 너를 그리워한단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오면 좋겠다. 민재 네가 엄마가 필요할 때마다 항상 함께해 주지 못해서 미안해.”

- 엄마 크리스틴이 민재에게 쓴 편지 中


 “아들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가슴이 아파요. 매일 민재는 내가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이유예요.”

- 엄마 크리스틴 인터뷰 中


2013년 9월 21일, 필리핀의 한 술집(BAR)이 무허가 영업과 미성년자 고용 등의 혐의로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현장에는 계산원으로 근무하던 민재의 엄마 크리스틴이 있었고 도망간 업주를 대신해 그녀가 모든 책임을 지게 됐다. 현재 그녀는 세부시여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가난한 집안의 열두 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가족 부양을 위해 어려서부터 희생하며 자랐다. 홀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에 지쳐 갈 무렵 한국인 남자 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땐 그와의 아름다운 미래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임신한 지 7개월이 됐을 때 민재의 아빠는 한국으로 떠났고 2년 뒤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민재가 9살이 된 지금까지도 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크리스틴에게 민재는 고비의 순간마다 그녀를 일어서게 한 유일한 희망이자 삶의 이유였다. 돌아온다는 말만 믿고 애가 타게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어린 아들을 생각하면 지난 날 자신이 민재 아빠를 기다리며 겪었던 아픈 시간들이 밀려와 가슴이 무너진다. 행복한 기억만, 사랑만 주고 싶었는데 집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고 험하기만 하다.

 

▶ 슬픈 거짓말


 

"민재한테는 엄마가 있잖아. 이모도 있고, 이모부도 있고, 사촌 동생도 있고. 그렇지? 우리는 완벽한 가족이야.” - 이모 진

 “한 명이 빠졌잖아요. 우리 아빠요.” - 민재

 “아빠가 직접 내 이름을 지어 줬기 때문에 아빠는 나를 잊지 않았을 거예요. 아빠는 나를 사랑해요.” - 민재

‘민재’, 필리핀을 떠나기 전 아빠가 지어 준 아이의 이름이다. 아빠는 한국으로 돌아간 뒤로도 계속해서 크리스틴과의 연락을 이어 갔다. 하지만 갓 태어난 민재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그는 갑자기 전화를 끊어버렸고 그것이 그와의 마지막 통화가 되었다. 수소문 끝에 그의 가족과 연락이 닿았지만 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는 말에 크리스틴은 망연자실했다.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가 없다는 것, 돌봐 주고 사랑해 줄 아빠가 없다는 것은 아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 뻔했다. 4살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아빠에 대해 물었던 민재에게 가족들은 말했다.

 

‘아빠는 민재를 위해 한국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계셔. 아빠는 민재를 아주 많이 사랑해.’ 민재를 지키기 위한 슬픈 거짓말이자 차마 버리지 못한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민재는 날마다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상상한다. 얼굴도 잘생기고 돈도 많이 벌고 무엇보다도 민재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다정한 아빠의 모습을. 아빠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상처가 될까 봐 두려운 가족들은 아빠가 없어도 괜찮지 않느냐며 민재를 설득해 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엄마마저 곁에 없는 지금, 민재를 버티게 하는 것은 오직 ‘한국에 있는 아빠를 만나는 일’뿐이다.
 

아빠, 딱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저는 민재가 아빠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저의 유일한 소망이지만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픈 거에요.”

- 엄마 크리스틴 인터뷰 中

 “ 민재는 아빠를 정말로 보고 싶어 해요. 그가 민재를 한 번만이라도 만나 주기를 기도해요. 민재가 ‘나도 진짜 아빠가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 이모 진 인터뷰 中 

 “ 만약 아빠를 만나게 된다면 제일 처음으로 어떤 말을 하고 싶어요?”

  “보고 싶었다고요. 사랑한다고요.” - 민재 인터뷰 中



아빠가 지어 준 한글 이름 ‘민재’와 그의 집 주소만을 가지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민재를 후원하는 한 선교 단체에서 민재를 한국으로 초청한 것이다. 가진 것이라곤 아빠의 집 주소밖에 없지만 민재의 두 눈은 설렘과 기대로 반짝인다. 한국에 있는 모든 호텔과 빌딩을 다 뒤져서라도, 지나가는 모든 사람을 붙들고 물어서라도 아빠를 찾겠다고 말한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에 딱 한 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아빠. 늘 곁에 없었기에 상처도 컸지만 더 큰 사랑과 기다림으로 이 순간을 고대해 온 민재.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던 아빠와의 만남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빠를 만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아빠를 꼭 끌어안아 주고 싶다던 민재의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 2015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네 번째 편 <헬로 대디> 내레이션은 성우 은정 씨가 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