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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

9명의 아이를 공개입양한 가족,
그들이 함께 써가는 아름다운 이야기

기획 : 홍상운 | 연출 : 유해진 | 글.구성 : 노경희
내레이션 : 유해진

기획의도

□ 기획 의도


김상훈(55) 목사와 그의 아내 윤정희(50) 씨는 결혼 후, 4번의 유산을 경험했다. 습관성 유산으로 크게
절망 한 후, 부부는 입양을 결심했다. 2000년 친자매인 하은, 하선을 입양해 키우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에 스스로 큰 감동을 받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입양은 10년 넘게 계속 이어졌고 지금까지
하은(고1), 하선(중3), 하민(초5), 사랑(초3), 요한(초3), 햇살(초3), 다니엘(초3), 한결(초2),
행복(생후 8개월) 9남매가 입양되어 부부와 함께 11명의 대가족을 이루며 살고 있다.

보통 입양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신생아, 여자아이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가족의 아이들은
모두가 3세~9세의 나이에 입양됐고 처음의 세 아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남자아이들이다.
또 아이들 모두가 작은 장애(언청이, 안짱다리, 사시, ADHD, 언어장애 등)를 한 가지씩 안고
입양되었다. 그러나 부부는 사랑으로 보살피며 아이들 몸과 마음에 생긴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이
넘치는 가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엔 처음으로 신생아 입양 된 막내 행복이로 인해 온 가족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제 50살이 된 엄마 윤정희 씨는 처음으로 아이를 등에 업고
기저귀를 갈면서 새로운 행복에 빠져들고 있다.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고 했다. 이 가족,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기에 외모와 성격에서 서로 닮은 점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입술이, 머릿결이, 콧구멍이, 심지어 아토피 피부와 비염까지...
무엇보다도 웃는 얼굴은 영락없는 붕어빵들이다. 가장 뜨거운 가족애로 똘똘 뭉친 이 가족을 통해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

 

□ 주요 내용

▶ 부모의 자격
남들은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 병원으로 가지만 이 부부는 법원으로 간다(작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이제는 가정법원이 입양여부를 최종 허가하도록 했다). 쉰 살에 본 늦둥이 행복이의
부모가 될 수 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다. 이미 3개월을 자식으로 키웠는데·····,
법원은 부부에게 아이들을 키워낼 ‘경제력’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하고, 이 부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잘 키우고 있고 앞으로도 잘 키워낼 자신이 있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이 부부에게
재산이 있다면, 자식들을 향한 크고 깊은 ‘사랑’과 서로를 돕고 의지하는 우애 깊은 ‘자녀’들이다.

“몇 개월 만에 키가 많이 컸고요, 아토피도 거의 없어지고, 표정이 밝아지고 그리고
움직임이 달라요. 저는 행복이가 거기 가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그게 보여요”
(자비원 사회복지사 조영미)

“사랑이가 자신감이 상당히 많이 생겼어요.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부모님께서 어떻게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사랑이는 굉장히 빨리 정서적인 안정을 찾아가는데, 많은 형제들 속에서 크는 것도
도움을 준 것 같고요”
(강주형, 대전 을지병원 소아과 의사)



▶ 입양의 감동, 감동의 대가


부부는 2000년 처음으로 하은, 하선 친자매를 입양했다. 4살, 3살의 공주 같은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무렵, 하선이의 폐렴이 발병했다.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다가 7살 때
병원으로부터 더 이상 살 가망이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그때 윤정희 씨는 병원 계단에 쭈그려 앉아
꺽꺽 울면서 기도했다. 하선이만 낫게 해준다면 죽어가는 모르는 사람에게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그리고 3년을 매주 대전에서 서울대병원을 오가는 통원치료 끝에 하선이는 10살 무렵 기적적으로
낫게 되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윤정희 씨는 자신이 하은이, 하선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감동을 실천하기 위해 2007년 신장을
기증, 이식 수술을 했다. 남편 김상훈 씨 또한 2009년 신장을 기증했다.




▶ 공개입양

2000년 하은, 하선이를 입양할 때는 비밀입양을 했다. 아이들이 모르길 바랐고 아이들이 알게
되었을 때 받을 상처가 걱정이 됐다. 그러나 주변의 입양가족들과 많은 상담을 나누면서 두가지
방식의 장단점을 깊이 고민한 끝에 하민이부터는 공개입양 방식을 선택했다. 비밀입양의 경우,
입양사실을 숨기고 커갔을 때 나중에 알게 된 아이들이 받는 상처와 배신감이 탈선에까지 이어지고
결국 가정파괴로 까지 가는 것을 보면서 그 커다란 위험성이 가장 우려되었다. 결국 하은,
하선에게도 입양사실을 알려주었다. 윤정희 씨 부부는 공개입양 가정으로서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모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입양은 행복’이라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전파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선아 언니도 그렇고 엄마가 너를 가슴으로 낳았다, 입양했다. 그랬더니 왜 거짓말을 하냐고...
하선아 미안해 너 입양된 것 맞아 그랬더니 하선이가 제 가슴을 막 때리면서 엄마 나는 아니라고
말해줘, 아니야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왔어 나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다 기억해 엄마하고
아빠하고 얘기하는 것도 다 들었어... 그렇게 한 시간을 같이 울었어요.”
(하선이 11살 때 입양사실 알리면서)

“시설이 있는 아이들 학교 갔다 올 때, 시설 정문으로 안 들어오려고 한 대요, 친구들이 볼까봐.
태어나서 버려진 게 아이들 잘못인가요? 아닌데 왜 아이들이 부끄러워해야 하냐고요. 아이들은
가정에서 가족의 사랑 받으면서 행복하게 성장해야 해요. 시설에 있는 아이 한 명이라도
우리 가족 때문에 입양이 된다면 저희는 끝까지 공개입양 가정 선포할 수 있어요.”
(엄마, 윤정희)




▶ 파양, 그 깊은 상처

남자 형제들 중에 제일 의젓하고 형 노릇도 제법 잘 하는 요한. 하지만 부부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던 아이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의 자녀로서 한국에 버려진 요한이는 5살에
이 가정에 입양되기 전, 한 가정에 입양되었다가 한달 만에 파양된 경우다. 파양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단단한 응어리로 남았다. 퇴행성발달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었다. 대소변을 못 가리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IQ 67로 글을 익히려 하지 않아 학교도 일 년 늦게 들어갔다.
결국 부부의 지극한 사랑에 2년 만에 마음을 열고 가족을 받아들였고 IQ 130의 수재로 변신 반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는다. 2월 13일, 아홉 번째로 입양하는 아이(한결, 9살) 역시 파양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2년 반이라는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가정에서 버려져 그 상처는 더욱 크고 단단했다.
한결이를 데려오기 위해 찾아간 시설에서 한결이는 새로운 부모를 보는 순간, 울음을 터트려
장장 세시간을 쉬지 않고 울었다. 특히 시설에서 나오지 않기 위해, 차를 타지 않기 위해,
새로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 한결이 역시 퇴행성 발달 장애를
보이고 있었고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나이지만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었다.


“요한이가 입양된 지 2년 후, 재롱잔치에서 다른 아이들은 다 ‘엄마 사랑해요’하는데 요한이만 ‘
나는 엄마 안 좋아해요’ 했어요. 그 순간 세상이 멎은 것 같고 모든 사람들이 다 저를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대소변 못 가려서 손으로 뭉개고 있는 요한이를 끌어안고 울면서 닦아 주었던 시간들이
생각이 나서 집에 와서 악을 쓰고 울었어요.”
(파양의 상처가 쉽게 치유되지 않았던 요한이에 대한 이야기)


3월 9일, 행복이의 돌잔치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돌잔치, 오늘은 가족 모두가
주인공이다. 손님들 앞에 나가 아이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엄마. 각각 이름을 부를 때마다
엄마의 눈시울은 촉촉해진다. 가족 모두가 가슴으로 부르는 벅찬 노래, 손님들도 모두 뜨겁게
눈물 흘리며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 주요 인터뷰

윤정희, 거듭된 유산에
“세 번째 유산을 하고, 제가 절규하다시피... 한 명만, 내 아이 한 명만 낳아보고 그 다음에
내가 입양을 하든 소외된 아이들과 함께 살든, 내 아이 한 명만 낳아보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결국은 네 번째 아이도 유산이 됐죠.“


윤정희, 아이들을 입양할 때마다 외모와 신체조건을 보지 않고 시설에서 추천해주면...
“뱃속에 내 아이를 가졌을 때 내가 어떤 아이가 태어날 거라고 믿지 않잖아요. 그리고 모르잖아요.
그리고 태어났는데 아이가 어디가 아프다거나 어디가 이상이 있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내 아이
아니라고 내치지 않잖아요. 똑같은 거예요.”


김상훈, 10명의 아이들을 입양하는 게 꿈이라고
“물론 힘든 건 있어요. 힘든 건 있는데 힘든 것보다 즐거움,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 이런 것을
보면 그 힘든 거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한 명이라도 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엄마, 아빠 한 명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런 이야기들이
공감대가 돼서 앞으로 한명 더 입양, 10명을 채우는 게 꿈이에요.”


윤정희, 장애아동 양육수당은 포기
“요한이가 우리 집에 올 때 IQ 67로 왔어요. 70이하면 지적장애 3급이에요. 진단받으시겠습니까?
그러는데 지적장애 3급 인정받아서 장애아동 양육수당 월 55만 7천원 받아서 뭐하겠냐,
나 이거 장애진단 안 받고, 제대로 키워보겠다... 결국 4년 만에 IQ 130 수재로 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