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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

말괄량이 샴쌍둥이 자매, 매일매일 기적을 살아간다

기획: 홍상운 | 연출: 유해진 | 글.구성: 노경희

기획의도




■ 기획의도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타티아나, 크리스타 호건 자매. 20퍼센트의 생존율 에도 불구하고 건강히 태어났지만, 서로의 뇌가 연결된 탓에 분리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여러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하지만 기적 같은 하루하루가 이어져, 현재 아홉 살이 된 호건 자매는 또래 아이들처럼 학교를 다닌다. 한 걸음 내딛는 일조차 서로를 먼저 생각하고 양보해야 하지만, 즐겁게 뛰어놀며 때론 다투기도 하는 ‘평범한 기적’을 만들어가며 살고 있다. 호건 자매를 향한 가족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샴쌍둥이 자매의 기적 같은 일상을 담아보았다.


■ 주요 내용

▶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


2006년 10월 25일, 캐나다 밴쿠버의 한 산부인과에서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 자매가 태어났다. 통계상 샴쌍둥이의 생존율은 20퍼센트 미만에 불과하다. 이에 임신 당시 의사는 조심스레 낙태를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엄마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딸들을 낳기로 결심했고, 의료진과 주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타티아나, 크리스타 호건 자매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그러나 출산의 기쁨도 잠시, 쌍둥이의 뇌가 연결된 탓에 분리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더군다나 타티아나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는 문제로 어려운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겨야 했다.
하지만 기적 같은 하루하루가 이어졌고, 자매는 의사들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 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이루어내며 살고 있다. 여동생을 본보기 삼아 자매가 처음 기고, 서고, 걷고, 달렸던 모든 순간이 가족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쁨이었다. 그렇게 어느 덧 아홉 살, 초등학생이 된 호건 자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일조차 서로를 먼저 생각하고 양보해야 하지만, 즐겁게 뛰어놀며 때론 다투기도 하는 기적 같은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낙태를 하자는 말에 저는 안 된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건 처음부터 제가 선택할 경우의 수중에 아예 없었어요. 다만 떠오른 생각은 ‘이제 어떡해야 하지’란 것이었어 요. 이 아이들이 살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것이었죠. 그것밖에 떠오 르지 않았어요.”
― 처음 샴쌍둥이를 임신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엄마 INT 中





▶ 세상에 유일한, 아주 특별한 자매

타티아나, 크리스타 호건 자매는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쌍둥이다. 현존하는 샴쌍 둥이 중 유일하게 서로 시상을 공유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한 명이 눈을 감고 있어도, 상대방이 눈을 뜨고 있으면 시상 공유를 통해 사물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자매는 미각, 통각까지도 공유한다. 심지어 늘 동시에 하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호건 자매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몸에 배어 있는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의 자세다. 한시도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자매는 걷거나 달릴 때는 물론, 계단을 오를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기다려줘야 한다. 한 명이 소변을 보면 한 명이 물을 내려주고, 그림을 그리다 한 명이 지우개를 들면 나머지 한 명이 종이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준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호건 자매의 그러한 일상이 한없이 불행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 어떤 자매보다도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가깝게 느끼며 견고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자매의 행복한 얼굴은, 우리가 지닌 편견에 커다란 물음표를 던 진다.

“어른들도 쌍둥이들이 타협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요. 우리가 서로 그렇게 행동을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마주하 는 분쟁이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그 아이들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 외할아버지 INT 中





▶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똘똘 뭉치는, 우리는 가족

호건 자매의 가족은 요즘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대가족이다. 자매, 엄마, 아빠, 언니, 오빠, 여동생까지 7명, 거기에 바로 옆집에 사는 외조부모와 삼촌 가족까지 수시로 왕래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물론 여느 가족들이 그러하듯 서로 의견 충돌이 생겨 다투기도 하고 서운한 일이 생길 때도 있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똘똘 뭉쳐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단단한 가족이다. 호건 자매를 낳고 자매의 동생을 임신한 엄마는 간, 신장이 기능을 멈추다시피 해 1 년 간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 기간 동안 외조부모는 쌍둥이 자매를 도맡아 제 자식처럼 보살펴주었다. 당시 형성된 견고한 유대 관계 덕분에 지금도 자매는 외할머니를 ‘나나 맘’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의지한다. 뿐만 아니라 외할아버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손주들을 차에 태워 등하교를 돕고 있다. 샴쌍둥이를 향한 언니 로사(13), 오빠 크리스토퍼(11), 여동생 세일리(7)의 일상적인 배려또한 눈에 띈다. 누구보다도 쌍둥이 자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형제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매의 곁에서 신발 신는 걸 도와주고,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놀아준다.

“저희는 정말 모든 것에 있어서 서로를 많이 도와줘요. 제가 쌍둥이를 임신했다 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제 남동생과 여동생은 저희가 밴쿠버에 가있는 동안 집에 머물 면서 아이들을 돌봐줬어요. 저희는 이렇듯 모든 것을 함께 해왔어요. 서로에게 정말 사랑스러운 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
― 엄마 INT 中

“2층 방으로 가려고 계단을 오를 때 도와줄 때도 있고, 잠들기 전에 애들이 무서워하 면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주기도 해요. 배고프다고 하면 먹을 것을 만들어주기도 하 고요. 쌍둥이 동생들이 발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늘 지켜봐야 해요.”
― 언니 로사 INT 中





▶ 살아온 날들, 살아갈 날들 모두가 기적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 덕분에 자매는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매를 괴롭히는 건강상의 문제가 많다. 소아 당뇨병을 앓고 있는 자매는 수시로 혈당 체크를 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간혹 찾아오 는 위험한 발작을 방지하기 위한 약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버 논에서 차로 5시간이나 걸리는 밴쿠버 병원까지 가서 복잡한 정기 검진을 받는 건 필 수다. 그러나 가족들은 샴쌍둥이 호건 자매가 살아온 날들, 살아갈 날들 모두가 기적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자매가 있는 그대로 행복하 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가족들. 외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쌍둥이 손녀들이 10대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매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하기에, 하루하루가 소중하니까요.”
― 외할머니 INT 中





■ 주요 인터뷰

펠리시아 심스(엄마), 자매의 건강에 대한 걱정

“아이들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무의식중에 있어요. 가끔씩 발작을 일으 키기도 하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면, 정말 무서워요. 애들이 살지 못할 수도 있겠다 고 생각했던 때의 모든 감정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거든요.”

더그 맥케이(외할아버지), 자매가 첫 걸음마를 떼던 날
“쌍둥이가 첫 몇 발자국을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어요. 의 사들에게 평생 못 걸을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그 순간은 정말 제 마음을 흔들었어 요. 처음에 한 명은 손과 무릎으로 일어나려했고, 다른 한 명은 그걸 못하고 있었어 요. 앉아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섰죠. 처음에는 자꾸 뒤 로 가려 했었는데 어느 순간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가족 모두가 쌍둥이를 격려 해줬어요.”

펠리시아 심스(엄마), 자매의 미각 공유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순간
“크리스타가 처음으로 케첩을 맛봤을 때인 것 같아요. 크리스타가 먹어보고 싶다 고 하기에 감자튀김에 케첩을 올려서, 크리스타의 입에만 넣어줬어요. 그러자 타티 아나가 완전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면서 맛없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크리스타의 입 에 있는 음식을 빼내려고 했어요. 그 순간에 이 아이들 사이에 엄청난 연결고리가 있 다는 걸 알게 됐죠.”

브랜든 호건(아빠), 자매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대하여
“어떤 사람들은 쌍둥이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하기도 했어요. 사회의 짐 이 된다고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쌍둥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요. 아이들에게도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줘요. 쌍둥이를 항상 사랑해주는 가족과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펠리시아 심스(엄마), 쌍둥이 딸들이 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
“쌍둥이는 파워레인저 같은 슈퍼 히어로를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노래하는 것 을 좋아하죠. 무엇보다도 가족, 사람을 좋아해요. 자신들에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인 건 상관없어요. 왜냐하면 쌍둥이는 삶을 사랑하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