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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야기

연출 : 김새별 / 작가 : 고혜림

기획의도

울보 엄마


내가 살려고 아들이 죽어가는 걸

몰랐습니다. 이젠 내가 살릴 겁니다.
 

기구한 운명에 맞닥뜨린 엄마, 황정희. 풍족하진 않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 집도 장만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지난 7월, 별 생각 없이 찾았던 병원에서 덜컥 임파선 암 판정을 받았다. 하늘을 원망하며 울기도 했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한참 엄마 손을 필요로 하는 고만고만한 자식이 셋. 서둘러 치료를 시작하고 마음을 추스렸다.

 

너무합니다, 하나님

 

정희씨의 4차 항암 치료가 끝나갈 무렵, 믿을 수 없는 일이 또 일어났다. 막둥이 성윤이(8)가 신경모세포종(소아암의 일종) 4기 진단을 받은 것이다.

길어야 몇 개월, 수술조차 해볼 수 없다고 했다.

어떻게 모를 수 있었을까, 정희씨는 피멍이 맺히도록 가슴을 쳤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되돌려야 했다. 살려야 했다.

 

금쪽같은 내 새끼

 

막둥이 성윤이는 딸 둘을 두고 몇 년을 노력해 겨우 얻은 아들이었다. 성윤이는 무뚝뚝한 딸들과 달리 애교도 많았다. 엄마의 병원 스케줄을 줄줄 꾀고 있던 것도, 암 때문에 다 빠져버린 엄마의 맨 머리를 가장 걱정하던 것도 성윤이였다.

그런 아들에게 내려진 사형선고.

자신의 항암치료를 끝내자마자 정희씨는 주사 바늘을 뽑고 아들 살리기에 매달렸다.

 

가장 아픈 말

 

기약할 수 없는 성윤이의 투병 생활이 시작됐다. 항암치료로 엄마처럼 성윤이의 머리카락 역시 모두 빠져버렸다. 엄마와 아들이 나란히 맨머리로 앉아있자니 기가 찰 노릇.

그러나 정작 가슴 아픈 건 따로 있었다. 어울려 놀던 동갑내기 친구들은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성윤이에겐 병실 안 좁은 침대가 세상의 전부가 된 것.

깔깔거리며 놀다가도 ‘난 엄마밖에 친구가 없네…’ 하며 풀죽어 하는 성윤이를 볼 때 정희씨는 가장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