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착한 수많은 사람의 무리속에서 그의 모습이 눈안에 들어옵니다.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 그의 뒷모습만이 제 맘을 온통 붙듭니다.
그의 뒷모습을 쫓아 제 발은 그의 뒤를 따릅니다. 그의 아내와 그의 딸...
누가 보아도 이쁜 가족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전 끼어들수도 그를 붙들수도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으면 그가 붙들어 질것 같은데...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가 금방이라도 뒤돌아 볼것 같은데... 전 또다시 망설입니다.
그의 가족이 상처 받을까봐... 그리고 남들의 눈이 무섭고 두려워서....
저로인해 난처해할 그가 염려됩니다.
행여 그를 놓칠까 제 눈은 그를 놓질 못합니다.
이미 제마음은 이곳의 수많은 사람도 ...
저 문밖에서 절 기다리고 있을 남편도 잊었나 봅니다.
순간 그가 제 눈앞에서 쓰러집니다.
머릿속이 까맣게 지워집니다.
그의 곁에 서있는 그의 와이프도 그의 사랑스런 딸도...
그리고 태현씨도.... 주윌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도....제 손이 그를 일으킵니다.
쓰러져있는 그사람을 부둥켜앉고 주문처럼 속삭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내가 옆에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질거야....
보호자를 찾는 구급차에 마치 뭔가에 홀린듯 몸을 싣고 그를 따라 갑니다.
남아있는 그 사람들... 또다시 저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을 그들을 전 모른체 했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그보다 중요한건 없을 거라고.... 그만 살릴수 있다면...
그만 괜찮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죽음이 두렵습니다.
모두들 상처만 줘버렸는데... 이렇게 절 흔들어 놓고 말았는데...
시간은 자꾸만 그를 제게서 데려가려고만 합니다.
이대로 그가 깨어나지 못할까봐...
다신 그를 보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또다시 그를 잃고 지내야할 수많은 시간들이....
그를 추억해야할 내모습이 자꾸만 두려워집니다. 현지석...아직은 안돼...
아직은 당신보낼 준비가 안됐어.
난 아직 아무런 준비가 안되있단 말이야.
이렇게 갈거였음 다시 날 찾지 말았어야지...
이렇게 혼자갈거였음 내 맘 붙잡지 말았어야지....
이대로 가버리면... 당신 용서하지 않을거야... 이대로 당신 죽으면...
당신을... 아니 날 용서하지 못할거야...
그러니까 살아줘...제발 살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