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도피하듯 찾아온 제주도....
그 사람과 내가 나고 자라고 만나고 사랑하게 된 그곳....
그와 내가 다니던 학교. 그와 걷던 거리. 그와 달콤한 데이트를 하던 등대.
그의 등에 기대 자전거로 달리던 그길....
헤아릴수도 없는 그와의 추억들이 내 가슴속으로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곳곳에 남아있는 그의 잔상들이 곁에 없는
그 사람이 마치 제 곁에서 숨쉬는듯 느껴집니다.
가는곳 마다 온통 그와함께 했던 추억들이 생생하게도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 시간이... 그 순간들이 너무나 이뻐서...
너무나 따뜻해서... 시간을 붙잡고만 싶습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아니 지금 이 시간만이라도 멈춰버릴수만 있다면
그를 죽음의 시간 앞에서 데려올수만 있다면...
이곳이 ...그 사람과의 추억이 가득한 이 장소가 슬프게 느껴지진 않았을 텐데....
1초. 1분 1시간.... 시간이 지나감이 두렵습니다.
전화를 하면 그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죄책감을 느끼며,
그사람을 만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그 사람이 이렇게나 소중한데 이토록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붙잡아 두는데...
어떻게 그 사람을 보낼수 있을까요?
또 그사람 보내고 나면... 내가 어떻게 살아갈수 있을까요?
눈부시게 따뜻한 미소를 짓던 현지석...
내 가슴을 처음 설레게 했던 그사람...
사랑이란 이름으로 천상과 지옥을 끝까지 가보게 했던 그사람...
그의 시간이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곁에 있어주고 싶습니다.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어도 좋습니다.
평생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겨 놓은 체 살게 되어도 그의 마지막 시간....
함께이고 싶습니다.
그의 고통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제 이런 마음이... 욕심이 죄라면 벌받겠습니다.
조금만... 조금만더 그사람... 제곁에 있게 해주세요. 부탁입니다.
그 사람... 이대로 데려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