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그를 외면하며 돌리던 나의 발길은 어느새 그에게 다가갑니다.
다시 길에서 마주치게 된다면 우린 끝이라는 그의 말에 난 그끝이 뭐냐고 되묻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다 들을 수 있게 된거냐며...내 귀부터 걱정해 줍니다.
바보같은 사람....
집까지 데려다 주겠단 그의 말에 함께 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안 사람들이 많았지만,
떨어져 있는 이 공간마저도 그사람과 나만 있는 공간인듯 숨막힐듯 가슴이 조여옵니다.
나마저도 놓쳐버린 내릴 정거장에서 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모른체 살아온 나와는 달리 내가 사는 곳마저 이미 알고 있던 그가
야속하고 미웠습니다. 술에 잔뜩 취한체 집앞에 찾아와 끝까지 함께 가잔 그의 말에
난 사랑한단 말밖에 할수 없었습니다. 서로의 눈물을 바라보며, 그의 입술이 내이마에
내려 옵니다. 우린 서로 애타게 갈망하며, 4년이란 시간을 그냥 고통과 함게 했나 봅니다.
여지껏 봐온 세상은 내가 알던 세상과 다른 세상인가 봅니다. 그와 함께 있는 이순간...
모든 것이 밝고,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눈부시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모든 사물들이
제눈 앞에 펼쳐집니다.
괜시리, 그가 입고 있는 옷이나 신발.가방에 투정을 부려봅니다.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그를 더 잘알고 있단 생각에 질투를 했나 봅니다.
하지만, 그는 장난스런 말투로 제 투정을 모두 받아주더군요... 사랑이란게 사람을
때때로, 투정끼 가득한, 어린아이로 만드나 봅니다.
그를 만나러간 그의 학교 우연히 보게된 그의 친구들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아무도 모르게...
어머니제사를 지내고온 그날 괜시리 그에게 맘에도 없는 말을 합니다.
서로 지치고 힘들어 지면, 헤어지자고....
하지만, 그는 제 맘을 모두 아는듯 모든 투정을 포옹해 줍니다.
그의 위로에 그가 자그만 투정을 부립니다. 그의 입술에 제게 다가옵니다.  
남들이 뭐라든... 전 이사람을 사랑합니다.... 제모든걸 다 잃더라도 말입니다.
그가 집에서 나오던 날 그와 함께 미국으로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지금은 그무엇도 우릴 갈라 놓을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순간의 행복이 영원하기만을 바랄뿐입니다.
함께할 돈을 마련하기위해 열심히 일하며, 비자발급을 받기위해 면담을 받았습니다.
그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사랑을 위한 미국행이란 그의 말에 가슴이 저밉니다.
그사람의 눈물이 제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쓰러진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마저도 저버린체 그와 함께 한국땅을 떠나려 모든걸 정리하던 날밤....
그는 매몰차도록 차갑게 제게서 돌아섭니다.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그는 자신없어 졌다합니다.
사촌동생을 데리고 살 자신이 없어졌다고... 평생 그럴순 없다고...
무섭도록 차갑게 외면하는 그의 모습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제 자신이 무너집니다.
분명, 뭔가 다른일이 있을거라고...다시 돌아올거라고.... 금방이라도 돌아와 잘못했다고...
함께 떠나자고 할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나의 바램일뿐 그는 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떠나기로한 그날이 와도
그는 오지 않습니다.  맘이 텅빈것 같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지금이 몇월몇일 인지도 모른체 하루하루 보냅니다.
이 눈이 이 지겹도록 쏟아지는 흰눈이 그치면,
다시 찾아오는 봄처럼 그는 내게로 돌아올까요?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지만...그를 다시 보게 될까요?
우리 사랑이 그토록 사람들의 말처럼 가벼웠던 걸까요?
고통의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