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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 큰딸 여경 24세
▶연기자 : 이보영
할머니를 닮아 천사과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무공해, 순수 그 자체라고 할까요. 늘 착하고 모범적이고, 부모 속이라고는 썩여본 일이 없는 사람. 여자다운 너무나 여자다운 사람입니다. 말소리도 나긋나긋, 동작도 나긋나긋, 그래서 아버지는 이 딸을 더 좋아합니다. 국문과 졸업반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일도 잘 돕고 집안일도 잘 돕고,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었으나 물꽃마을로 돌아온 성우가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다시 학교에 복직하게 되자 얼른 사립교원 임용고시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와 함께 직장생활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 성우는 여경이의 첫사랑입니다. 여경이 요즘 새로이 하게 된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 그 사람을 조금만 덜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한사람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그녀는 거의 숨이 막혀 죽을 지경입니다. 때로는 사랑의 고통 때문에 이대로 숨을 안 쉬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이룰 수 있는 사랑의 대상이어서 그를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경에게 그는 그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일 뿐입니다.
나날이 쇠약해지던 그의 아내가 기어이 세상을 떠나고, 어린 아들과 홀로 남게 된 그를 보며 여경의 기도가 바뀝니다. 하나님, 부디 그가 조금은 저의 마음을 알게 해 주세요. 그리고 어느날, 어린 아들을 위해서라도 강선생 장가를 들여야겠다고 여경의 어머니가 발벗고 나서기 시작하자 여경이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런데, 보기보다 덜렁대기는 하지만 내성적이고 한없이 착해서 부모 속이라고는 썩일 일이 없을 것 같던 큰딸이 엉뚱한 사랑을 고백하며 성우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할 즈음에는 어머니 경희씨 거의 혼절할 지경이 되고 말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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