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S#1. 홍여사 마당


수한이 청주 한 병과 고기 한 두근 정도의 세밑 선물을 들고 막 들어오는 
길이다.





수한            이집은 어째 맨날 대문이 열렸더라??




하는데 수경집 쪽에서 상옥이 맨발로 후다닥 뛰어나온다.



상옥            아부지- 잘못했어요!
수한            (놀라서 질겁을 하고 뒤로 물러난다)




재천이 쫓아나온다.



재천            이눔에 자식 … 일루 안 와! 당장!




상옥, 대문으로 나가려다가 막 들어선 수한의 등 뒤로 가서 수한 등을 붙잡
고 헐떡이며 숨는다. 홍여사, 영규, 수경이 달려나온다.




수경            아버님 참으세요!
재천            너 이놈, 일루 와! 빨리!
상옥            가면 때릴 거잖아요! 안 가!
수함            … 안녕하십니까?
재천            응? 어, 사둔 오셨네!
수경            오빠!




수경, 당황스럽고 놀라서 바라본다.



수한            어, 응! 잘 있었니?




영규, 모르고 나오며 소리친다.



영규            아부지, 고 기집애 아주 혼을 내주세요!



하고 보니 수한이 들어와 있다.



영규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수한            예… 안녕하세요….
재천            너 얼른 방으루 들어가! 상옥이!
상옥            싫어요! 저 맞기 싫어요! 안 가요!  그리구 아부지 솔직히 
		제가 뭐 그렇게 잘못했어요? 술 따른 것두 아니구, 노래   
                부른 것밖에 없잖아요.
재천            (손 치켜들고) 이놈의 자식이 그래두 나불거려!
상옥            악! (수한 옷을 붙잡고 엄살 피우며 주저앉고)




수한이 더 놀랜다



S#2.수경마루

동규가 수한을 일부러 끌고 들어왔다.




동규            형님, 앉으세요. 저랑 소주 한 잔 하시구 가세요.
수한            안돼, 나 차두 갖구왔구. 술 안돼… 나 그냥 갈래!




민규도 엉거주춤 인사를 하고 수한 눈으로 받고 한다.



민규            안녕하세요?
수한            아, 카센타 사둔?
수경            오빠는, 아냐!
동규            일루 좀 앉으세요, 형님!
수한            아니야, 그냥 가야 된다니까!
수경            이게 뭐야, 오빠?






수경, 보자기를 풀고 청주와 고기를 꺼내들고.



수한            아부지가 사둔 어른 잡수시라고 드린 거야. 그 고기는 그거 
		얼리지 않은 한우 생고기라구 하시더라. 엄마가.
수경            맛있겠다. 앉아 좀. 오빠!
수한            나 갈래, 그냥!




수한, 좁은 실내에서 가득한 음식 준비물들,  소쿠리 만두 등을 보고 한심
한 생각이 든다. 동규 웃는다.




동규            그러세요. 형님. 그럼 가세요! 저희가 내일 가서 뵐께요.
수한            어, 그래!




수한, 다시 돌아보고.



S#3.홍여사 안방

상옥이 홍여사 뒤에 숨어 서있다. 영규도 있다. 입이 나와서 불만을 말한다.



재천            너 분명히 해! 아부지는 가수가 아니라, 더한 걸루 술집에
		서 노래부르는 건 봐줄 수가 없어!
상옥            일류 가수들두 다 레스토랑 같은 데서 노래한다구요!  아   
                부지!
영규            그래서 네가 일류 가수야?
상옥            누가 일류 가수랬어? 진짜 가수가 될려면 그 정도는 다      
                해야한다  그말이지!
영규            이게 아직두 입이 살았어!
상옥            그리구 아부지 술두 음식이잖아요! 술 마시는 데서 노래      
                좀 했다구 뭐 어떻다구 그러세요! 그냥 경험 쌓는다구 생  
                각하구 좀  내버려두세요!
재천            이놈이 그냥!




얼른 흥! 뒤로 다시 숨고.




상옥            교수님-!
홍여사          (자기가 겁내고) 아유, 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재천            … 당장 보따리 싸갖구 들어와!  너 혼자 밖에 두면  안되  
                겠어!
상옥            지가 들어가면 어디서 살아요? 큰오빠하구 새언니랑 같은
		방에서 살아요? 아님 아부지랑 작은오빠랑 민규랑 같이  
		살아요! 네? (빈정댄다)
재천            … 교수님 얘 좀 데리구 계셔 주세요, 당분간!
홍여사          네?
재천            너 오늘부터 교수님하구 이방에서 지내! 알았냐?
홍여사            ?
상옥            네.
재천            교수님 이부자리두 봐드리구 아침저녁으로 방청소두 하구 
		알았어?!
홍여사            ?
재천            영규는 당장 옥주한테  가서 상옥이  옷가방 챙겨서 일루 
		갖구와!
영규            네, 아부지! 당장 그렇게 하겠습니다.
상옥            아니에요, 아부지. 제가 가야 제 옷 다 찾아요!  오빠는 몰
		라요! 옥주두 모르구요!
재천            넌 안돼! 여기 꼼짝 말구 있어!
상옥            작은오빠가 따라가면 되잖아요! 제가 가야 돼요!



S#4. 수경 친정 주방



수경모가 애주와 일을 하고 있다. 완자도 곱게 만들고 하는 모습이다.



수경모          참, 박서방은 찹쌀떡을 그렇게 좋아한다던데 그걸  안샀는
		데? 떡집 문 안 닫았을까?
애주            몇신데 벌써 문 닫겠어요?
수경모          그럼 너 좀 갔다올래?
애주            (일하던 중이다) … 제가요?
수경모          그래!




하는데 수한이 현관으로 들어왔다.



수한            다녀왔습니다.




수경모 나간다.



S#5. 수경거실

수경부는 책보고 있다.



수경모          잘 갖다줬니? 수경이네두 뭐 좀 하더냐?
수한            선물이구 뭐구, 저 놀라 간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수경모          왜?
수한            아니, 그집 식구들은 왜 그래요 모두!
수경모          무슨 얘긴지 찬찬히 해봐, 얘.
수한            완전 중국영화 찍는 줄 알았다니깐요! 제가 막  들어가니    
                깐요. 생생한 활극이 벌어지구 있는 거에요. 바루 눈 앞에  
                서!
수경부          그 활극의 주인공은?
수한            다행이 우리 수경이는 아니구요, 사둔댁 부녀가 주인공인
		데요. 부친은 요따만한 방망이를 들고 달려나오시구, 그 키 
		큰 사둔처녀는 완전 맨발로 대 탈주를 하는데요… 아이구 
		놀래라!	
애주	        도대체 무슨 소리에요, 당신?
수한    	아무튼 우리 수경이 애 안 떨어지구 사는 거 신기해요?
수경모          얘는! 너 무슨 그런 흉한 소리를 하니?
수한            아니, 정말루 저 그 걱정 되던걸요?
수경모          … 어째서 그 집은 우리 식구가 갈 때마다 그렇게 시끄    
                럽다니?
수한            우리 식구 갈 때만 그런게 아니요! 날마다 그렇게 하구      
                사는 거겠죠!
수경모          어떡허니, 그 집을!
수경부          그런 게 인생이에요! 괜찮아요!
수한            아유, 장말 마루라구 좁디 좁아 갖구 거기서  뭐 음식 장  
                만한다구 수경이 왔다갔다 하는데… 한심하더라구요!
수경모          음식을 허긴 뭘 하던?
수한            예 …  뭐 만두두 빚구 그러던데요?
수경모          아유, 고거 기특해! 주부 노릇한다구!
애주	        (몰래 기가 막히단 듯 수경모를 본다.)
수경모          우리 수경이가 만두는 원래 이쁘게 잘 빚는다.




수경모, 부엌으로 가고, 수한은 앉으려 하는데 애주가 제동을 건다.



애주	        당신, 앉지 말구 가서 집 좀 다녀오세요!
수한            떡 아까 다 샀잖아! 피곤해!
애주            제일 중요한 찹쌀떡을 못 샀어요!
수한            찹쌀떡 안 먹으면 어때? 인절미두 있구 다 있는데?
애주            다녀오세요, 빨리! 아가씨네 서방님 드실 거라구요!




하고 다시 부엌으로 간다. 수경부, 책 너머로 빤히 보고. 수경모도 주방 쪽
에서 힐뜻 내다본다.



S#6. 옥주방

영규가 지켜보고 있는 사이, 상옥이 옷가방을 챙긴다.



영규            빨리빨리 챙겨!
상옥            지금 챙기구 있잖아! 오빠, 그런데  내가 거기서 일한다는 
		것 어떻게 알았어?
영규            이 오빠가 모르는 것 있던? 빨리빨리 챙겨! 잔소리 말구!
상옥            옥주야, 너 누구한테 말했니?
옥주            아니!
상옥            그럼 우리 새언니밖에 없는데 새언니한테 들었지?
영규            아니라니까! 빨리 안 챙겨?
상옥            새언니두 장소는 모를텐데 이상하네?
영규            나한테는 아주 고성능의 안테나가 있어! 나를 속일 생각같
		은 건 하지두 마! 둘 다 알았어? (머리통 쥐어박는다)
옥주            아파, 오빠!
영규            어디서 교태를 부려, 이것들이! 콱 그냥!




생각나서 다시 화가나고.



S#7. 수경마루

수경, 부엌에서 국 간을 보고 전을 지지고 있다. 민규 혼자 조용히 만두 빚
고 있다. 많아진 만두.



수경            (만두 빚으러 오며) 데련님, 힘드시죠?
민규            아뇨.
수경            만두 속을 너무 많이 만들었나 봐요 그죠?





조금 웃고 같이 한다. 민규 조용히 빚는다. 수경 그 얼굴을 훔쳐본다.




수경            … 데련님 ….
민규            네?
수경            그 이야기 좀 해주시면 안돼요? 좋아한다는 여자분이요.
민규            (웃는다)
수경            이뻐요?
민규            … 네
수경            손 잡아봤어요?
민규            ….
수경            그럼 … 뽀뽀는?
민규            (웃는다)
수경            웃는 뜻은 해봤다? 아니다? 어느쪽?
민규            (웃는다)
수경            에구 못 해봤구나! 맞죠?




두 사람 웃는데, 동규가 나온다.




동규            아직 멀었어?
수경            분위기 깨는데 뭐 있어 동규씨!
동규            내가 분위기 깼어?
수경            그럼! 지금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눈치 없이 나타나요?
동규            민규 가라, 내가 할께, 이제 (가서 손 씻는다)
민규            다 해야죠.
수경            아뇨, 데련님은 오늘은 많이 하셨어요. 가서  씻구 주무세
		요.
민규            네… (일어나서 간다.)
동규            (온다) 다했네, 뭐 이제  (앉으며) 둘이 무슨 얘길 그렇게 
		했니?
수경            (한번 돌아보고) 동규씨, 막내 데련님한테 좀 잘해… 
동규            뭘 더 잘해?
수경            꼭 남의 식구 같잖아! 동규씨 눈치만 보구.
동규            … 누가 저더러 눈치보래?  (하고는) 참, 내일 봉수씨, 남  
                석씨 떡국 먹으러 오라고 했는데?
수경            진짜?
동규            응, 둘다 고향에 못 갔잖아 이번에.
수경            팀장님 댁에 안가구 우리집으로 와?
동규            팀장님 댁은 저녁에 간대.




하는데 상옥과 영규가 오는 소리가난다.



영규            빨리 들어가!



수경 나간다.



수경            이모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
동규            그러게 말야.


S#8.홍여사 안방

영규가 상옥을 데리고 왔다. 가방을 든 상옥.



영규            교수님, 잘 좀 봐주십시오.
홍여사          알았어요… 가서 씻어, 상옥씨…
상옥            네, 교수님!




상옥 나가고 영규도 나간다. 수경이 엇갈리며 들어온다.




수경            이모 … 미안해, 우리 아가씨? … 괜찮겠어?
홍여사          뭐 혼자 적적한 거보다 낫지않을까 하는데…  견뎌보지      
                뭐.
수경            이모… 미안해요 …  내일아침은 우리랑 같이 해요?
홍여사          알았어! … 잘자라?
수경            (나간다) 나 아직 못자 이모! 일 많아서!




홍여사 심난한 얼굴로 상옥의 가방을 본다.




홍여사          … 아무래두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아?  결혼! 심사  
                숙고! 필요해!


S#9.수경 친정 외경(아침)

S#10. 수경친정 안방(아침)

한복으로 정장한 가족들이 세배를 주고 받고 있다.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덕담도 나누고 세배돈도 주고하는 수경부, 수경모.



수경부          (절하는 수한내외) 뭐 작년에는 니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  
        	었다만 금년에는 사업이 일취월장 했다구? 잘했다! 축하한
		다!  자 세배돈이다!



하얀 봉투 하나씩 준다.



수한            감사합니다.
수경모          난, 한 장씩 밖에 못 줘! (만원짜리 한 장씩 준다.)




수한, 애주 고맙다고 하고 웃으며 받고.





수경모           … 니들 고생하는 것 알지만 전쟁을 만났다구 하구 견디  
                 구 살아라. 어떡허겠니? 응? (하고 달래고)





수한 묵묵히 듣고




수경모           사람이 올려다만 보구 살면 끝이 없더라 … 니들보다 힘  
                 든 사람들 엄청나다 … 그 사람들 쳐다보며, 견디구 참아  
                 라…그래두 우리는 식구들끼리는 같이 살잖아?




아이들은 천원짜리 한 장씩 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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