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가 낮에 학원 근처에서 계순 만난 뒤 잘못을 사과하러 계순을 찾아가 는 길이다. 민규, 망설이다가 골목을 올라간다. 계순 집 앞에 다 와서 작정 하고 올라가려는데 택시가 한 대 근처에서 멈추다. 민규 보다가 발을 멈춘 다. 이사장이 택시에서 내린다. 민규 (보고 있다) 이사장 (잔돈을 받아서 서슴없이 계순집으로 간다) 민규 … 되돌아 선다.
계순 멀거니 앉아있다가 노크 소리에 얼른 일어난다. 계순 누구세요? 이사장 나다. 공손히 내미는데. 계순 실망하고 문 연다. 이사장 (들어오며) 어째 내가 들어오니 실망하는 얼굴이다, 당신? 계순 …안 내려 가셨어요? 이사장 받을 돈을 못 받아서 내일 가야겠다. (앉으며) 계순 네에. 이사장 아이고 쎄가질 놈에 새끼들! 이리 숨고 저리 숨고 그깐거 몇푼 되지도 않는 돈 떼묵어 볼라고 머리 쓰는 거 보니 우습더라. 계순 …우리 언제 합쳐요? 이사장 쪼매 더 기다려라. 계순 아직두 더 기다려요? 이사장 이사람 왜 이라노, 응? 당신 혹시 다른 사내 있는 거 아이 가? 이사장 눈을 흡뜨는 게 불량해 보인다.
수경, 컴퓨터로 작업하며, 잠깐 어지러워 머리 숙이고 있다. 나대리 다가온 다. 나대리 윤수경 씨! 여기 디자인 나왔어요! 수경 네! 대리님! 나대리 어디 아파요? 수경 아뇨. (싱글거린다) (받아서 보고) 우아! 멋있는데요? 나대리 멋은 있겠지만 이걸 다 만들어내자면 또 날밤 며칠은 새 야겠죠? 수경 까짓거, 새죠 뭐! (웃고) 동규 보고 서있다.
수경부 들어오는 동규를 맞이한다. 수경부 이 시간에 자네 웬일인가? 동규 시내 출장기에 잠깐 들렀습니다. 장모님은 어디가셨습니 까? 수경부 몸살기가 있어서 좀 쉰다더니 잠들었네. 동규 …형님은요? 수경부 이층에 있을거야. 근데 무슨 일이야? 동규 장인어른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잠깐 들렀습니다. 수경부 …? 동규 아버님 좀 도와주십시오! 수경부 ? 동규 수경이가 애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안 낳겠답니다. 수경부 ? 동규 심각하다.
수경이 임신문제로 동규와 다투고 아기를 안 낳겠다고 한뒤 친정 아버지가 알고 회사로 전화를 해서 딸을 불러낸 뒤임. 수경부가 앉아서 기다리는데 우울한 수경이 다가온다. 수경 아빠. 수경부 어, 그래… 일이 바쁜가 보구나. 수경 네. 좀 바빠요. 요즘. 수경부 또 들어가봐야 한는 거냐? 수경 …네…. 수경부 그럼 아빠가 본론만 빨리 말하구 가야겠구나. 수경 … 수경부 수경아, 아빠는 외손주두 빨리 보구 싶다. 수경 … 수경부 누구보다 아빠가 우리딸의 깔끔한 성격을 잘 알지 무슨 일이구,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구 그 계획대루 실수없이 하 구 싶어하는 네 마음을 아빠가 모르진 앉는데 사람이 살 다보면 더러 준비두 못했는데 덜컥 일이 생기구 그러기두 한다! 수경 … 수경부 딸의 손을 잡는다. 수경부 반가운 손님이 미처 연락을 못하구 오셨다구. 홀대야 할 수야 없잖아? 수경 … 수셩부 수경아 애기.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자, 응? 수경 아빠, 저 아무 준비두 안돼 있어요! 지금 낳을 수는 없어 요! 엄마한테 신세질 수도 없구, 올케 언니 눈치두 보이구 요. 대책없이 어떻게 해요? 전 그러기 싫어요. 수경부 낳기만 해! 정 길러줄 사람이 없으면 아빠가 길러줄게! 아 빠가 우유두 주구 기저귀두 갈아주구 아빠가 다 잘할 수 있어?! 수경 어떻게 아빠가 애기를 길러요? 수경부 너 아빠가 화초 길러내는 것 봤지? 아빠는 기를 수 있어 요! 그렇게 하자, 응? 수경 … 수경, 마음이 복잡하다.
수경, 야근을 마치고 들어온다. 들어와보니 집안이 보통때 수준으로 어질러 져있다. 신문, 잡지, 커피잔, 재떨이, 벗어둔 옷가지 등등. 수경, 입은 옷 그 대로 그것들을 치운다. 치우다가 가득한 재떨이를 쏟는다. 바닥에 떨어진 꽁초들. 수경, 꽁초를 집어올리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다. 수경, 얼굴을 감싸고 큰 소리로 울어버린다. 놀라서 뛰어나오는 동규. 영규, 민규도 뛰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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