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29회)



제 29회

S#21. 시연모 사무실


시연모, 들어와 보니 시연이 와서 앉아있다.

시연		엄마! 
시연모		어, 왔구나…어떻니 좀?
시연		…좋아요…(웃는다) 영규 씨 어때요?
시연모		저 남자 생각보다 똘똘하구나. 열은 없어?
시연		…없어요, 엄마 저 잠깐만요.

하고 나간다.

시연모		그래.

시연 나가자 시연모 얼굴이 어두워져 온다. 뭔가를 가만히 생각한다. (시연
의 병 때문이다)

S#22. 건물내 어느 곳


영규가 시연모를 기다리며 건물의 소개 내용을 읽어보고 있는데, 시연이 온
다.

영규		이게 시가루 얼마짜리나 되는 건물일까? 굉장하겠다! 하!
시연		박영규 씨.

돌아보니, 시연이 보고 서있다.

시연		엄마가 칭찬하시던데?
영규		네 도움이 컸어. 고맙다.
시연		우리 엄마 칭찬 잘 안하시는 분이야, 계속 잘해라.
영규		노력해 볼게.

시연 웃는다.

S#23. 시장 골목


미숙이 김 오르는 팥 시루떡을 인근 시장 상인들에게 돌리고 있다. 제일 먼
저 그 이웃 상인에게 준다.

미숙		자요, 언니! 개업떡이예요! 맛있게 잡수세요.

하고 웃고 준다. 상인1, 받는다.

상인1 		돈많이 벌어!
미숙		고마워요! (다른 쪽 가서) 아줌마, 안녕하세요. 여기 나물  
                가게 개업한 사람이예요! 잘 부탁드려요!
상인1		그래요, 장사 잘해요!

미숙 다른 이웃집들에도 떡을 돌리고 한다.

미숙		개업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상인2		잘 먹을게. 돈많이 벌우, 응?
미숙		고맙습니다! 아저씨 앞으루 잘 부탁드릴게요.

미숙, 활기있게 떡을 돌리고 인사도 하고 다닌다. 근처 상인들 돈많이 벌어 
등등 덕담도 해주고.

S#24. 회사 회의실


팀원들 미팅중이다. 팀장이 설명중이다. 모두 노트하며 열심히 듣고 있다. 
수경, 좀 어지럽고 속이 불편하다. 나대리가 수경이 왜 그러나 하고 본다. 
수경, 나대리의 그 시선이 느끼자 더 힘들다.

팀장		팔리지 않는 상품이 죄악인 것처럼 고객이 몰리지 않는   
                썰렁한 행사장이나 전시장 역시 죄악이다…! 이사님이 저  
                한테 하신 말씀입니다.

모두 풀 죽어서 듣는다.

팀장		그러시면서 우리 팀원들한테 절대적으루 부족한 게 마케  
                팅 마인드라구 하시더군요. 모골이 송연하달까. 등골이 오  
                싹하달까. 순간 그런 느낌 받았어요. 이러다 우리 팀 전체  
                가 공중 분해되는 건 아닌가 해서죠.

수경, 약간의 구토 증세를 느낀다. 얼른 고개를 숙인다. 이 대리가 돌아본
다.

팀장		윤수경 씨 왜 그래요?
수경		아, 아니예요. (겨우 수습했다)
동규		…!
이대리		? (동규를 본다)
나대리		? (수경을 본다)
팀장		…외국제 홍보 대행사가 무섭게 파고 들어옵니다! 잘못하
		다간 우리 밥그릇을 통째루 빼앗길지두 몰라요!

S#25. 회사안 한적한 장소


이대리가 수경에게 물 한컵을 갖다준다.

이대리		괜찮아 윤수경 씨?
수경		네, 괜찮아요, 대리님, 체했나 봐요.

수경, 어색하게 웃는다.

이대리		…그게 아닌 거 같은데? 아기 가졌지?
수경		…
이대리		아이구 어떡허냐? 그렇잖아두 애 가진 여사원들 무급 육
		아 휴직원 내라구 은근히 종용 한다던데?… 낳을거지?
수경		아뇨…!

수경, 그래놓고 그런 얘기 듣고 하는게 서럽다. 동규가 저만큼에서 시내 출
장 가려다가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이대리		서방님 걱정돼서 오시네. (일어나 피해준다)

동규가 다가와 조용히 묻는다.

동규		괜찮은거야?
수경		괜찮지, 그럼! 뭐 죽을 병인줄 알아요?

발딱 일어나서 가버린다.

동규		…
이대리		(다시 다가와서) 박대리, 윤수경 씨, 애 안 낳겠다는데 어  
                떡한대?
동규		…

동규 혼자 힘으로 수경과 대화가 어렵겠다 싶다.

S#26. 수경 친정 거실


수경부, 책을 보고 있고, 수경모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
다가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든다. 수한이 슬그머니 안방 쪽으로 가는 때문이
다.

수경모		? (그러면서 동화책은 계속 읽어준다)

S#27. 수경 친정 안방

수한이 문갑 서랍을 여기 저기 마구 열어본다. 그러다가 마침내 하남땅 문
서를 찾아낸다.

수한 …!

열심히 보다가 막 품안으로 집어 넣는데, 문이 발칵 열린다. 수경모가 들어
왔다.

수경모 (기겁하여, 그러나 밖에 안들리게) 얘. 너 지금 뭐하는 거
야?

하고는 달겨들어 빼았으려 한다.

수경모 이리 내놔 얼른!
수한 엄마…(작게) 제발 걱정마세요! 아무려면 제가 또 실수하
겠어요? 이것 갖구 가서 누구좀 보이구 바루 가져 올게
요! 보이구 가져온다니까! 뭐 이걸 잡혀서 돈 쓰겠다는 것
두 아니구, 팔아먹겠다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예요!
수경모 글쎄, 이리내, 얼른!
수한 엄마, 보겠다는 애가 내 친구예요, 내 친구가 비자금 소개
업을 하는데 나두 끼어준대요.!
수경모 (결사적으로 아들을 잡아끌며) 너, 그거 안 내놓으면 엄마
이 자리서 숨 넘어가두 좋으니.
수한 나좀 믿어줘, 엄마!

모자가 실랑이 하는데, 문 열리고 수경부 들여다본다.

수경부 …뭐하는 거요, 지금?!
수경모 …(남편에게 미안해서 울고 싶다)
수한 (안 믿어주는 부모가 야속하다) (문서를 엄마에게 팽개치
듯 주며) 아부지, 엄마! 제발, 한번이라두 절좀 믿어줘 보
세요!

하고 나가버린다.

수경모 (문서를 잡고 비식 쓰러지듯 한다)
수경부 (보고 있다)

S#28. 수경방

수한이 속상해서 고개 숙이고 있다. 애주와 다투고 있다.

애주 잘하네요, 당신 정말루 잘한다구요!
수한 조용히 해? 그러잖아두 나 끓고 있으니까.

문 열리고 수경부가 들어온다. 수경부, 침대에 앉은 수한에게 하남땅 문서
를 던져준다.

수경부 …하남땅 문서다. 구어 삶던지 삶아먹던지 맘대루 해라.
대신 니 식구들 데리고 나가라!
수한 아부지…!
수경부 너랑 더이상 같이 살다간 느 엄마 홧병 나실까 내가 걱
정된다!
수한 아부지, 정말루 아부지 엄마 몰래 팔아 먹을려구 그런 거
아니구요, 제 친구중에 비자금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가 저두 한몫 끼워준다구 해서요!
수경부 …비자금?
수한 네! 소개비루 0.5퍼센트를 준다네요. 천억만 소개해두 0.5
면 얼맙니까?
수경부 …천억?
수한 네!
수경부 천억 같은 소리하지두 말구, 어디서 당장 천원짜리 한장
이라두 벌어볼 생각을 해라!
수한 …
수경부 사기꾼들이 처음부터 다 사기꾼 될려구 한 거 아냐! 천원
두 없으면서 천억이 어떻구 저떻구 하다가 그렇게 되는
거다!
수한 아무려면 저를 사기꾼 취급을 하세요?
수경부 넌 억울한 모양인데 내 눈에는 니가 지금 그렇게 보여?
바보 아니면 사기꾼!

하고 나간다.

수한 …(화난다 부끄럽고) 아부지는 어떻게 저렇게 심한 말씀을
하시나?
애주 뭐가 심한 말씀이야? 내 눈에두 당신 그렇게 보이는데?
수한 (아내를 휙 돌아본다)

S#29. 카페 일각

선배를 불러낸 영규, 시연네 재산을 은밀하게 계산하고 있다. 건물 안내 인
쇄물도 보여주고 하며.

선배 야, 이만한 건물에 그만한 규모의 화랑이라구? 그거 하나
만두 큰 거 열장이다! 아니 그 이상일걸?!!
영규 그럼… 카페는 그거 얼마나 할까?
선배 시내 중심가에 그만한 카페라면 못쳐두 그것 역시 한카
페에 큰걸루 한 스무개?
영규 에이, 형은 아무리?
선배 정말이야. 내가 그쪽으루는 훤하잖냐? 아무리 아엠에프 거
품이 같아 앉았다 해두, 장사 잘되는 그런데두 천문학적
액수야, 야!
영규 …!
선배 그리구 음반점 등, 임대 점포 몇 개?
영규 다섯 개!
선배 …재벌이다.
영규 (내심 흐뭇해한다.)
선배 그리구 솔직히 나두 좀 소개시켜주라? 응? 그 카페 같은
거에 지배인 자리라두 하나 얻도록 좀 해주라! 응? 그러면
너 시키는 일이라면 내가 뭐든지 맨발 벗구 다 도와줄게!
영규 …형 조금만 기다려! 너무 급하게 서둘지 말자구요! 너무
서둘다가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두 굶어죽을 수가 있
다구요!

영규, 사진 등 치우며.

영규 형, 이번엔 형이 알아줄 게 있어. 시연이 아부지가 누군가
하는 거야?
선배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영규 그 빌딩 소유주가 누군지, 그걸 알면 되잖아?
선배 오케이! 알았어!

두사람 일어난다.

선배 (영규를 툭 치며) 야 , 역시 큰 걸 노리니까 대물을 낚는
구나! 너 그때, 그 아줌마들이 그렇게 귀엽다 해두 끄떡
않더니, 인물이야…!
영규 쉿! 형 과거 얘기는 우리 하지 맙시다!

S#30. 분식가게


아줌마와 계순이 장사를 한다. 손님이 많다. 바쁘다. 전화를 받는 계순.

계순		네 죄송해요. 금방 갑니다. 네. 미안합니다.

전화 끊고는 급히 배달준비를 한다.

아줌마		(준비하며) 민규 학생은 왜 안 나오는 거야? 응?
계순		(말없이 준비만 급하게 한다)
아줌마		전화두 없었어?
계순		…오겠죠 뭐.
아줌마		그동안 착실하더니 애가 왜 그러지? 자, 주유소. 배달!

음식 쟁반 내밀고.

계순		순두부 세개 나올 것 더 있어요?
아줌마		알았어, 그건 내가 갖다 줄게.

두 사람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