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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이 당황한 얼굴로 심각하게 앉아있다. 동규가 웃는 얼굴로 맥주병 하나
를 들고 온다.
동규 사모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나이트캡 한 잔 하시죠!
수경 (얼른 얼굴을 바꾼다)
동규 피곤할테니까 이거 한 잔 쭉 마시구 푹 자버려!
동규, 술을 마셔 잔에다 채운다.
수경 싫어, 나 얼굴 부어서 밤엔 안 마시잖아.
동규 너 요즘 얼굴 말랐어! 약간 부으면 내일 아침에 더 이쁘게
보일 거야!
수경! 받는다. 두 사람 잔 부딪친다.
동규 (쭉 마신다)
수경은 입술만 댄다.
동규 좀 소란스럽긴 했지만 오늘 회식은 대성공이지?
수경 응.
동규 나 대리두 속시원하고 좋더라! 우리 아저씨 주책 다 받아
주잖아! 이 대리는 뭐 프로급이구! (웃는다)
수경 동규씨.
동규 응?
수경 우리 애기 언제 가지자구 그랬어?
동규 …그런데, 꼭 애기 가져야 하는 거니?
수경 (놀라서 본다) 그럼 안 가져가두 좋단 말야?
동규 몰라 …난 속썩이는 동생들이 많아서 그런진 몰라두 애들
뭐 그렇게 다 낳아야 하나 싶더라?
수경 (놀라서 본다) 그럼 안 낳아두 좋아?
동규 좋아, 난!
수경 (맥주를 꼴깍 마신다.)
동규 아부지가 아시면 뭐라구 화내시겠지만, 난 너만 동의한다면
그냥 우리 둘이만 살았으면 좋겠어! 애 키우는데 드는 돈,
시간 우리들 한테 투자하면 여유있게 살 수 있잖아!
… 둘이 여행두 가구, 일두 열심히 하구! 꼭 낳아야 한다
면, 나 딱하나만 낳구 싶어 그것두 마흔 넘어서!
수경 (놀라서 본다)
동규 그 나이쯤이야 돼야 부모 자격 있는 거 아냐? 자기 인생
두 해결 못하는 사람들이 덜컥덜컥 애 낳아 내팽개치는
것 보면 한심하더라! 엉터리부모가 너무 많잖아?
수경 ….
동규 딱 한 잔만 더 할까, 우리?
동규, 수경을 돌아보고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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