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회
      

S#31. 수경마루 


홍여사 들여다보고 있다.

홍여사          언니, 무슨 손 가는 음식이 이렇게 많아?
수경모          아냐, 얘! 아무 것두 안했어.

하는데 친구 소리가 난다.

친구 E          교수님! 
홍여사          어마나 또 왔어… 저 아저씨!
친구            (생선상자를 들고 들어온다.) 교수님 저 왔어요!
홍여사          네, 오셨어요?
친구            동규 장모님 오셨네? 안녕하세요?
수경모          안녕하세요?
재천            이 친구가 횟거리를 갖구 왔습니다. 하하!
수경모          어머나… 그 먼데서 감사합니다.
친구            아네요, 뭐 어차피 지가 거의 매일이다시피 서울루 다니구  
                요. 그리고 동규손님이면 바루  지 아들 손님이거든요! 하   
                하! 비키시지요! 회는 지가 뜹니다!
재천            얘, 비켜라, 내가 하마!
친구            아냐! 내가 낫지, 그래두! 교수님, 저 손 깨끗이 씻구 합니  
                다. 지가 뜬 회 한번 잡숴보세요! 야, 너 칼 갈아놔라!
재천            어 알았다.

재천, 회칼 찾고 양푼 찾고 수선이다. 수경모 엉거주춤 뒤로 물러나고.

재천            좁은데 두분, 들어가 계세요.
수경모          네에…(물러난다)
친구            아, 교수님은 여기서 구경하시구요!

친구가 손을 덥썩 잡는다.

홍여사          (얼른 재천 눈치를 보며) 아유, 이거  놓으세요, 왜 이러세  
                요?
재천            야, 그 더런 손을 얻다가 갖다대니? (탁 친다)
친구            야. 왜 치니? 아프잖니?

S#32. 수경 신방 


수경모 들어온다. 방안을 둘러본다. 서랍을 하나 빼본다.  큰 수첩이 하나있
다. 열어보니 가게부다.

수경모          어머나, 가계부두 쓰나부네?

수경모, 넘겨본다.

수경E           생각보다 돈이 훨씬 많이 든다. 전기, 가스, 수도물, 휴지, 
                모든 걸 줄여야 한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제일 낭비한다. 
                나만 줄이면 된다.

수경모 쓰게 웃는다.

수경E           화장품을 바꿔보았다. 크림하고 로션 두가지에 2만원 차이
                가 난다. 2만원! 아유, 그게 어디냐?

수경모 속상해서 덮어버린다. 그러다가 화장품을 본다. 병을 들어서 바닥을 
본다.

S#33. 카페 일각 


영규와 시련이 마주 앉아있다.

영규            날 왜 만나자는 거야?
시연            (웃는다) 왜 그렇게 딱딱하게 나오니?
영규            용건부터 말해!
시연            거짓말두 다 들켰구… 인제 정말 맨 얼굴루 나오겠다?
                …좋아!
영규            …
시연            궁금해! 너 진짜 정체가 뭐니? 너 뭐하는 인간이야?
영규            말해주지! 나? 이름은 박영규! 중학교때 잰 아이큐는 148 
                재수없게두 아버지가 아직 살아계시구 형과 동생들이 있
                지! …고아였으면 좋겠는데!
시연            (보는)
영규            내 인생목표는 설흔살 전에 크게 한 밑천 잡아서 신나게 
                돈 쓰다가 딱 마흔살에 죽는  것! 내가 싫어하는 말은  양   
                심, 도덕, 정의 같은 죽은 말! 특히 너 싫어하는 말은 인내  
                는 쓰다, 그러나 열매는 달다 따위의 거짓말들!
시연            (웃는다)
영규            내가 존경하는 사람은 부자! 특히 더 존경하는 사람은 합
                법적으루 보이는 방법을 쓰는 악한들! 내가 경멸하는 사람
                은 돈도 없고, 빽도 없으면서 착하기까지 한 사람들!
시연            …
영규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말해.
시연            나한테 왜 접근했니?
영규            알잖아?
시연            어떻게 한번 꼬여볼려구? 부잣집 딸이니까! 그래서 한몫
                잡아볼려구?
영규            그렇지!
시연            촌놈! 그런데 왜 포기하구 갔니? 끝까지 해볼 일이지?
영규            (노려본다) 실수를 했지!
시연            어떤 실수?
영규            넌 알 거 없어!
시연            내가 알지! 넌 네가 쫓던 사냥감한테 특별한 애착을 갖게 
                된 거야! 그래서 자존심이 상했지!
영규            그래…!
시연            다시 나 쫓아 볼래?
영규            싫어 ! 사양하겠어!

영규, 웃고 일어나 버린다.

S#34. 홍여사 마당 (저녁) 


수경모가 좀 화난 얼굴로 돌아보며, 서성거리고 있다.

수경모          아유, 쟤까지 왜 저러나 몰라, 주책!!

동규와 수경이 손님들을 모시고 들어온다.

동규            들어오십시오. 팀장님, 여깁니다!
수경모          왜들 이렇게 늦었니?
수경            엄마 미안해요. 들어오세요, 대리님!

모두 실례합니다. 하고 들어온다.

동규            저희 장모님이십니다!
팀장            예, 결혼식장에서 뵈었지요? 안녕하십니까?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하는데 안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동규            ?
수경모          자네 아버님께서 기다리시다가.(어색하게 웃는다)

S#35. 수경 마루 


동규 수경, 일행을 모시고 들어서다가  놀란다. 친구와 재천과 홍여사가 한
판 놀고 있다.

동규            아버지…!
재천            어? 우리 동규 오는 구나?

비틀 일어나고.

친구            동규야! 동규야! 아저씨 왔다!
동규            네, 아저씨 오셨어요?

수경 열나고 얼른 나대리를  본다. 나대리 좀 놀라서  보고 있다. 이대리도 
웃으며 본다.

재천            어서 오십시오. 
친구            지들이 그냥 먼저 한잔하구 있었습니다! 어서오세요!

비틀거리며 일어나 인사를 하고 한다.

홍여사          수경아! 이모두 한잔했다?

수경, 눈을 흘긴다.

동규            저희 아버지십니다. 아버지, 팀장님이시구요.
팀장            안녕하십니까?
동규            이쪽은 나대리님, 이쪽은 이대리님이십니다! 
나대리          안녕하세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대리          안녕하세요? 아버님! 약주 한잔하셨군요?
재천            네… 허허 딱 한잔만 한다는 게 조금 했습니다! 하하 어서
                오십쇼!
동규            (남자들도 소개한다) 여긴 김봉수씨, 이남석 씨들입니다!

인사들 하고,

재천            반갑습니다! 제가 박동규, 대리, 아부집니다!
수경모          방에다 상을 봐났다, 수경아. 방으루 들어가시죠.!
나대리          감사합니다!
수경            들어가세요, 대리님       

수경 거의 밀듯이 방으로 안내하고.

친구            거 좁은 방에 들어가실 거 뭐있어요? 여기 안주 좋습니다! 
                남자분들은 일루들 오세요?
재천            그렇게 하세요! 여기서 일차하시구 들어가시죠! 
수경            아버님, 그냥 방으로 모실께요… 팀장님 방으루 가세요!
친구            아 일루 오세요! 팀장님!

잡아채고, 팀장 웃고, 끌려안고, 수경 끓는다.

S#36. 수경 친정 거실 (밤) 


수경부가 신문을 읽고 있다.

애주            아버님, 안 주무세요.
수경부          느 어머니 왜 이렇게  늦으시냐? 저녁준비만 해주구 온다   
                더니?
수한            어유, 아부지는…! 엄마가 준비만 해주고 와요? 아주 설거
                지까지 다 해주시고, 수경이, 다리까지 주물러주시구 아마 
                박서방 내일 아침 해장국까지 끓여놓구야, 오실테죠. 기다   
                리지 마세요.

수경부, 아들이 심술부리는 것을 보고 있다.

S#37. 수경 마루 (밤) 


모임이 끝났다. 가려고 하는 수경모. 작은방 쪽을 들여다본다.


수경            엄마 주무셔… 그냥 가세요.
수경모          알았다… 엄마 가마.
둥규            오늘 장모님, 정말 감사합니다.
수경모          그래, 잘자게… 내 이것 나가다가 버려주마. (쓰레기 봉지)
동규            아뇨, 일루 주세요!

동규 쓰레기 들고 먼저 나간다. 모두 나간다.

S#38. 홍여사 마당 (밤) 
동규            장모님 제가 나가서 택시 잡을게요. (하고 먼저 나간다)
수경            오빠는 좀 모시러 오잖구!
수경모          됐어, 택시타면 돼. 얘, 너 이거 받아.

하얀 봉투다.

수경            이거 뭐야? 내가 장보라구 드린 돈이잖아? 왜 도루 줘?
수경모          너 크림 쓰던 것 바꾸지마. 그냥 처녀때부터 쓰던 것 그대
                루 써.
수경            …돈 때문에 바꾼 거 아냐, 엄마….
수경모          아무튼… 다 떨어지면 엄마가 사줄께. 그냥 너 쓰던 것 
                써. 너 그러면 엄마 속상해, 얘!
수경모          피곤하겠다… 잘 자거라? (하고 나간다)
수경            응, 엄마… 안녕히 가세요.

수경 문간까지 갔다가 돌아서 온다. 속상하다. 돈봉투를  본다. 하다가 갑자
기 욱하는 욕지기 느낀다.

수경            ?

S#39. 수경 신방 


수경, 들어서다가 다시 이상한 기분 느낀다. 하는데 동규가 들어온다.

동규            장모님 가셨어! 
동규            왜 그래?
수경            아냐, 나 체했나 봐. 속이 좀 메스꺼워.
동규            너무 정신 없어서 그랬나부다. 약 찾아줄게.
수경            아냐, 내가 찾아 먹을께 동규씨 세수해.
동규            그래.


동규 나간다. 수경, 약상자를 찾는다. 알약을 찾아  먹으려고 일어나다가 문
득 뭔가 생각이 난다. 달력을 본다.

수경            ?

날짜가 좀 지나있다. 수경 그럴 리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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