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21회)



제 21회

	S#11. 산부인과 병원 앞(낮)
	미숙 진료를 받고 나온다. 밝은 표정으로 나오는 미숙. 의사E 이상 없습니다. 아주 잘 자라구 있어요. (이제 어디로 가볼 까 하고 생각한다)

	S#12. 강변
	미숙, 혼자 앉아서 가만히 물을 내려다 보고 있다. 그 눈에 자기에게 폭언 을 퍼붓고 떠나가던 영규의 얼굴이 떠오른다. 미숙, 가만히 앉아있다.

S#13. 수경회사 근처 까페



영규가 민규를 데리고 들어와 전화중이다. 민규는 빈 손이다.

영규            (핸드폰 통화중) 여보세요?… 아, 윤수경씨 계십니까?
미숙            (귀를 세우고 듣는다)
영규            … 형수? 네 접니다.  영규예요. 저 지금 바쁘세요?
                … 잠깐 뵈었으면 해서요.
                … 여기가 어디냐면요, 그때 저 만나시던 카페 아시죠?… 
                돈 빌려주셨던데요. 네 글루 잠깐만 나오세요. 네 기다리
                겠습니다.


공손히 하고 끊는다.


민규            형수 나온대, 형?
영규            응, 한 이십분 정도 기다리라는데?
민규            형 형수한테 절대루 화내지 않구 말하겠다구 약속해?
영규            (일어나며) 알았어. 임마! 나 화장실 다녀올께.

S#14. 카페문 밖

영규 (화장실 가려고 나가다가 뭔가 스치는 느낌, 이상하다)

영규, 고개를 돌려본다. 카페를 향해 오는 미숙이 보인다.

영규 …!

영규, 눈 커져서 미숙을 본다. 그 순간 미숙이 고개 들고 영규를 뵨다.

미숙 (놀란다)
영규 미숙아, 너 여기 웬일이냐?
미숙 (고개를 돌려 나가려고 한다)
영규 (휙 잡으며) 여기 웬일이냐구? (강한 의혹)
미숙 …사람 좀 만날려구.
영규 어떤 사람?
미숙 내가 누구를 만나든지 상관없잖아?
영규 …
미숙 외숙모를 이 근처에서 만나기루 했는데… 여기 말고는 아는
데가 없어서 여기서 만나기루 한 것뿐이야.
여기 그대 오빠 따라 한번 와봤잖아.
영규 (그제사 안심) 잘있었어?
미숙 …
영규 반갑다… (진심이다)
미숙 (고개 돌리고 본다) 오빠는 여기 웬일이야?
영규 (웃는다) 응, 형수 좀 만나러 왔어.
미숙 …그 여자랑은 잘 돼?
영규 덕분에… 근데… 너 얼굴 좋아졌다? 살두 좀 찐 거 같구?
헤어
스타일두 바뀌였네?
미숙 (웃는다)
영규 …들어가라.
미숙 …(들어간다)

영규, 보다가 잠깐 섰다. 그러다가 화장실로 가는 듯.

S#15. 화장실

대리와 수경 머리 만지고 얼굴 고치고 하며, 둘다 우울하다.

대리 기분 나쁜 뉴스 하나 말해줘?
지금 우리 회사 해고 대상자 선정중이래.
수경 (놀라서 바라본다) 진짜요?
대리 응, 근데 더 기분 나쁜 건, 여사원부터 줄여 나간대.
특히 기혼여사원은 영순위라는데?
수경 (화내며) 그런 법이 어딨어요, 대리님! 해고 기준이 있을
거 아니예요? 자를래문 거기 맞춰 잘라야지, 여자라구,
유부녀라구 먼저 짜르는 게 말이 돼요?
대리 기준이야 있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지,
뭐. 일 잘하는 사람은 혼자 튀어서 인화에 문제있다 할 거
구, 못하면 무능하다 할 거구, 안그래?
수경 우리 팀은 괜찮겠죠?
대리 그건 모른다? 솔직히 난 불안해, 왜 최영미 후임으로 대리
가 왔냐구?
최악의 경우 우리들 다 아웃시킬 생각인지두 모르지 뭐.
수경 (놀란다) 설마요?
대리 그리구 이건 확인 안된 거긴 하지만 그 여자가 우리 오너 집
안하구 뭐가 된다나 그렇대?
수경 그래서 뭐요? 그 여자 조심하라구요, 대리님?(비꼰다)
대리 누가 그러래? 우리두 공채 사원인데 무슨 소리야?
대리 어머나, 이 대리! 오늘 의상 죽인다?!
신임 감사합니다. (웃는다)
대리 워낙에 몸매가 되니까, 응? 어떻게 몸매 관리해요?
도대체?
수경 (어이없어 본다)

S#16. 사무실



수경, 전화를 내리고 동규 쪽을 한번 돌아본다. 잠깐 생각하다가 일어난다.


수경            (남1에게) 봉수씨, 나 잠깐 손님좀 만나구 올께요.
남1             네 그러세요.


수경, 컴퓨터 일하던 것 저장해놓고 일어난다.

S#17. 카페안



미숙 아무 자리에 앉아서 종업원이 갖다주는 율무차를 받는다. 영규가 들
어온다. 미숙 쪽을 한 번 보고는 민규 자리로 간다. 앉는데, 핸드폰이 울린
다.


영규            어, 잠깐?(하고 받는다) 여보세요? 네, 사모님… 지금이
                요?… 
                (곤란하다) 네, 알겠습니다. 즉시 바루 가겠습니다. 
                …네… (끊는다) (일어나며) 민규야, 나 안 되겠다. 또 갑 
                자기 찾는다. 
                너 형수 혼자 만나라.
민규            나 혼자? 어떻게?
영규            내가 말하더라구 좋게 말해… 형수 입장 다 이해한다구, 
                알았지?
민규            (걱정이다)
영규            간다?


영규 나간다. 나가다가 미숙을 돌아본다. 미숙이 옆 얼굴을 보이고 모른 척 
앉아있다. 영규,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나간다. 미숙, 영규 나간 것 확인한
다.

	S#18. 근처 상가
	영규, 급히 나가다가, 제과점 진열장에 가득한 크리스마스 케익을 본다. 영규 이거나 하나 사줄까? 에이, 그냥 가자! 영규, 그냥 간다.

S#19. 수경 신방



상옥, 재천의 넥타이를 매준다. 깨끗이 목욕을 한 재천.


상옥            아부지 시장에서 무슨 일 하실건데요?
재천            뭐 사무두 보구.
상옥            피… 웬 사무?
재천            활어 수족관두 관리하구! (웃는다)
상옥            아부지, 돈많이 벌면 나 옷 사주세요?
재천            그래, 그러자! 이거 오빠 찾으면 어떡하냐?
상옥            뭐 닳는 것두 아닌데, 뭐. 와… 우리 아부지 진짜 멋있다!
재천            나두 알아, 임마!


부녀 웃는다.

S#20. 홍여사 마당

홍여사 빨래들을 바라본다. 남자 속옷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다.

홍여사 도대체 팬티가 이게 총 몇장이야? (세어본다) 남자들 것
두 참 디자인두 가지가지네? 어머나 세상에…! 이 훌렁한
건 아부지 것, 요건 수경이 신랑 것…
요 쪼그만 건 아마 막내 건가 부다… 아유, 쪼그매…
(만지려다가 멈칫하며) 내가 진짜 이거 왜 이러니? 나 병
든거 아냐? 진짜?

하는데 재천 부녀가 나온다. 홍여사 후다닥 떨어지고.

재천 오늘은 강의 없으십니까?
홍여사 네, 오늘은 없어요… 어디 나가시나 부죠?
재천 막내놈 아르바이트 하는데나 좀 둘러보구요. 사둔댁에다
한번 들러 인사할까 하구요.
홍여사 (기겁) 성북동 언니네요?
재천 네… 서울 입성 신고를 해야 할 거 아닙니꺼. 히히.
홍여사 저, 언니네 지금 안 계실 걸요?
재천 그래요?
홍여사 네, 어디 가신다구 했어요! 네.
재천 전화를 드려봐야겠군요. 가자
상옥 다녀오겠습니다.
홍여사 어, 그래요, 안녕!

두 사람 나가자 홍여사 따라나가서 대문 걸고는 후다닥 들어간다.

홍여사 큰일났네, 큰일났어.

뛰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