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3회
     

S#31. 낚시터 민박집 방


아이들, 나가 놀겠다고 하고 내보내 주는 수한과 애주.

애주            절대 멀리 가면 안돼?

아이들 네하고 나가고 수한 그릇 등 치운다.

수한            여보, 우리 여기서 아주 살까? 맘 편하구 좋은데, 난?
애주            뭘 해먹구 살아?
수한            낚시터에서 손님들 심부름이나 해주구! 까짓거 뭐 인생이
                란 거 긴 것두 아닌데, 이런데서 맘편하게 살다가 가두 괜
                찮을 거 아냐?
애주            …어머님께 전화 한번 드려야 할까봐. 걱정하실 건데.
수한            관둬! 하지마! 
애주            그래두 어떻게 안해?
수한            엄마두 우리 마음 아프게 했으니까, 엄마도 좀 아파보셔야 
                해! 관둬 버려! 그보다 여보야, 우리 여기 이러구 있으니까 
                옛날 생각 안 나니? 우리들이 삼학년에 설악산 가서 너무 늦
                어서 산장에서 하룻밤 있었잖아, 그지? 그지? 크크크!
애주            몰라 ! 왜 그래! 이이는?

애주 눈 흘기고 두 사람 추억에 달콤해 한다.




S#32. 홍여사 안방


드레스 집에서 와서 홍여사에게 드레스 가봉을 해주고 있다.
 
홍여사          미안해요, 내가 가야 할텐데 몸이 아파서.
양장점          괜찮습니다. 허리 어떠세요?
홍여사          괜찮아요.
양장점          좀 끼지 않으세요?
홍여사          아뇨?

하는데 벨이 울린다.

홍여사          허리는 괜찮은데, 팔이 좀끼는 것 같아요.


계속 울리는 벨소리.

홍여사          아아, 아무두 없나? 저렇게 울리면 우리 캡틴 박 잠 깨겠
                네! 잠깐 실례해요.

하고 드레스를 걷어 들고 나간다.




S#33. 홍여사 마당


홍여사, 드레스를 걷고 나와서 붇는다.

홍여사E        누구세요?
큰고모         아주머니, 문좀 열어봐요…!
홍여사E        누구신데요?
큰고모          글쎄, 빨리 좀 열어봐요!

홍여사, 얼른 가서 열어준다. 큰고모가 거의 이불짐만한  생선, 미역, 오징어 등을 이고 들어온다. 
짐 때문에 얼굴이 잘 안 보이고.

홍여사          어머나 할머니, 우리 이런 거 안 사요! 다른 집에나 가보세요! 
                우리 이런 거 많아요!

하고 밀어내려고 한다. 큰고모는 드레스 차림의 홍이 하도 이상해서 보고 있는 중이었다.

큰고모          나 장사꾼 아니요! 나요, 나! 
홍여사          글쎄, 우리 많다니깐, 왜 이러시나 이 할머니가?
큰고모          나, 동규 고모예요!
홍여사          네?

놀라서 보니 큰고모다.

홍여사           어머나. 어떡해!
큰고모          아이구, 목 부러지겠네!! 이거나 우선 좀 받아줘요!

큰고모 화났다. 상옥이 빨래를 해서 수경집 쪽에서 내다보다가 반갑고 놀라서 나온다.

상옥            큰고모.
큰고모          야, 이년아! 고모, 목 부러지겠다. 얼른 이거나 좀 받아!

홍여사, 상옥 얼른 빨래 바구니 놓고 짐 받고.

큰고모          아니 아직 젊은 사람이 그렇게 눈이 어두워 어떡하우? 그
                렇게 나를 못 알아봐? 나는 당장에 알아봤는데!

섭섭하다.

홍여사          죄송합니다.
상옥            큰고모, 교수님 드레스 이쁘죠?
큰고모          젊잖게 한복을 입을 줄 알았더니 그렇게 입으실려구?
홍여사           …네.

S#34. 수경 작은방


재천, 깊이 잠들어 있다. 상옥이 와서 깨우려 한다.

상옥            아부지, 아부지!

하는데, 큰고모가 잡아챈다.

큰고모          깨우지 말아! 고단해서 자는 사람 왜 깨우니?

끌고 나간다.




S#35. 홍여사 안방


홍여사, 옷을 급하게 갈아입으며 허둥거린다.

홍여사          어떡해, 어떡해!

양장점 보고 서있다.

홍여사          저 제가 내일 가게루 나갈께요! 오늘 그럼 가세요…!
양장점          네  그렇게 하세요.

S#36. 홍여사 마당


홍여사가 양장점 여자를 보내고 돌아서는데, 큰고모가 상옥을 데리고 나온다. 
짬뽕 시켜먹은 그릇이 그대로 있다.

큰고모          이건 다 뭐냐?
상옥            낮에 교수님이 입맛이 없으시대서 아부지랑 우리 셋이   
                짬뽕 시켜먹었어요.
큰고모          (마음에 안 들고)
홍여사          어머나, 어디 가시게요?
상옥            영규오빠네 애기 보시겠데요.
홍여사          그럼 제가 모시구 갈께요.
큰고모          아니 됐어요. 바쁜가 분데, 나 상옥이 데리구 갔다 올께요.
홍여사          정말 죄송합니다. 얼른 알아뵙지 못해서요.
큰고모          뭐 그럴수두 있지요만은 그래두 짐이 많은 사람인데 누
                구건간에 얼른 좀 받았으면 좋겠더구만.
홍여사          (무안)
큰고모          갔다와서 봅시다.
홍여사          네. 안녕히 다녀오세요.
상옥            교수님. 다녀올께요?
홍여사          그래.
큰고모          먹었으면 저 그릇 좀 덮어 놓던지 해야지, 저게 뭐냐? 이 
                기집애야! 쯧쯧! 파리 꼬이겠다…! 

홍여사, 따라 나가서 문닫고 돌아서다가 무안한 얼굴이다.




S#37. 분식점


한가한 시간이라 수저를 접으며 여자에게 노래를 배우는 아줌마. 같이 트로
트를 배운다.

여자            아니지, 그게 아니라니까, 성님은? 자  한 번 더 들어보세
                요?
아줌마          그래, 딱 한 번만 더 해줘봐!

하며 가르치고 배우고 하는데 영규가 들어온다.

여자            손님 오시네? 어서 오세요!

영규 가서 출입구 쪽 막듯이 앉는다.

여자            뭐 드릴까에?
영규            (쏘아본다)
여자            아이고, 이 잘난 총각이 왜 이리 아줌마를 쳐다봐쌌노? 뭐 
                드려요?
영규            이호성이요!
여자            예?
영규            아줌마 이호성이란 사람 알 거 아니예요?
여자            (놀라서 얼른 문쪽으로 간다)


영규, 문을 확 막는다.

아줌마          …뭐에요. 총각?
영규            …나, 민규 작은형입니다.
여자            그 인간 나도 몰라요?
영규            아줌마…! (탁자친다)
여자            아이고! 놀래라! (하고는) 총각이 그 인간 있는데 알면 나좀 
                가르쳐줘! 나도 그인간 잡을려고 여기 이러고 안 있나?

여자, 눈치로 영규 무서운 것 알고 떤다. 영규, 카운터에서 종이와 펜 내놓는다.

영규            알만한 연락처, 바꿔쓰는 이름, 호출기, 다 적어요.
여자            나도 모르는데?
영규            (탁자 다시 치고) 나는 민규나 우리 작은엄마하구 종류가 
                쪼금 다른 사람이란 거 아줌마두 척, 눈치보면 아시지?
여자            (고개 끄덕한다)
영규            아줌마 노래 제법 잘하던데, 이호성이하고 둘이 두엣으로 
                구치소 가고 싶으면 적지말고 안가고 조용히 해결하고 싶으면 빨리 적어요!
여자            …어디어디 적을꼬? …친구들 다 적을꼬?
영규            맥만 짚어요! 딱 포인트만 적으라구!
여자            …알았어요.

S#38. 미숙 새방


미숙이 아기 영아 침대에 뉘이고 작게 흔들어주며 보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난다.

미숙            누구세요?
상옥            여기 미숙 언니네 맞죠? 저 상옥이예요.

미숙 얼른 가서 열어준다.

미숙            …아가씨 어서오세요.
상옥            시골서 큰고모 오셨어요.

큰고모 들어온다. 미역 등등 짐도 적당히 덜어서 들고.

큰고모          나, 왔다. 조카. 
미숙            안녕하세요?
큰고모          그래. 딸네집에 올 일두 있구, 느이 애기두 보구 싶구 해서 
                내 왔다. 아이구 내 새끼 봐라!

큰고모 안면에 웃음띠고 아이 본다.

상옥            이상하게 생겼네?
큰고모          이년아, 뭐가 이상해! 인물이 좋기만 하구만. 하이고! 뒤집
                어썼구나. 즈 에미 뒤집어 썼어!
미숙            (가만히 보고 있다)
큰고모          아주 영규 어릴 때 덮어 썼다!

하는데 외출했던 계순이 들어온다.

계순            손님 오셨나봐?
미숙            네 고모님 오셨어요.

게순 보다가 놀라고 무심히 돌아앉던 큰고모 놀라서 계순을 본다.

계순            누님!
큰고모          아니, 계순이 아냐?
계순            누님.(울컥한다)
상옥            (놀라서 본다)
큰고모          자네가 여기 웬일이야? 응?
큰고모          아이고 이 사람아, 안 죽고 사니까  보는구나! 이 무정한 사
                람아!   
계순            죄송해요, 누님!

큰고모 계순을 붙잡고 등을 때려가며 반갑고 서러워 한다.

상옥            이 아줌마가 그럼?
큰고모          그래, 느이 작은 엄마다 이년아! 똘똘이 엄마야!
상옥            (놀라서 본다)
계순            상옥이는 저 모를 거예요. 많이두 컸구나.
상옥            …(빤히 본다)

S#39. 홍여사 마당


상옥 혼자 들어온다. 혼자 생각하다가 안으로 들어간다.




S#40. 수경 작은방


재천이 자고 있다. 상옥 보다가 깨운다.
 
상옥            아부지!
재천            …?
상옥            아부지 좀 일어나세요!
재천            왜 그래, 이눔아?
상옥            어떻게 된 거예요?
재천            ?
상옥            민규네 엄마가 왜 영규 오빠네 집에 있어요?
재천            뭐?
상옥            계순인지 그 여자가 지금 미숙 언니네 집에서 같이 살아요! 
                아부지 모르셨어요?
재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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