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천 자, 어때요? 밖으루 나오니까 그래두 기분이 좀 나아지죠?
홍여사 …네.
재천 우리 저쪽까지 누가 잘 달리나 내기 할래요?
홍여사 (재천을 그윽히 돌아본다)
재천 왜 그래요, 홍여사?
홍여사 전 오늘은 달리기 싫어요. 그냥 선생님하고 얘기나 하구
싶어요.
재천 그래요? …그럼 그럽시다. 여기 앉아요…!
재천, 자리를 만들어 준다.
홍여사 (앉는다)
재천 우리 교수님이 왜 이렇게 기분이 갈아 앉으셨나 모르겠
네?
홍여사 (앞만 바라본다)
재천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해드려요?
홍여사 …네. (건성)
재천 아주 무서운 얘기예요. 목없는 얘긴데요, 들을래요?
홍여사 …네.
재천 월, 화, 수, 금, 토, 일!! 무섭죠…! 팔이 없죠?
홍여사 …선생님.
재천 ?
홍여사 저 사랑하세요?
재천 (놀라서 후딱 돌아본다)
홍여사 말씀해 보세요. 저 좋아하시는 거 확실해요?
재천 아니, 그건 갑자기 왜 물으십니까?
홍여사 …갑자기 선생님께 저 자신이 없어졌어요.
홍여사 울고 싶다.
재천 뭐가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다는 겁니까?
홍여사 막내 민규 씨네 엄마요. 선생님이 아직두 그 분을 사랑하시
구 계시는 거 같아서요.
재천 그 여자는 …그렇습니다. 과거죠. 지나간 일입니다.
홍여사 그래두 혹시 그 분이 다시 선생님 앞에 나타난다면 어떡하
실건가요? 아직도 선생님만 생각한다구 하면요?
재천 그럴 리두 없지만, 만약 그렇다구 해두 이젠 늦었지요. 그렇
지 않습니까?
홍여사, 탐색하듯 재천 얼굴을 살핀다.
재천 요즘 교수님 심정이 복잡하신 건 짐작하는데요, 절 믿어요…!
저, 교수님 좋아합니다. 아주…많이 좋아해요!
홍여사 …선생님!
홍여사, 와락 재천 가슴에 안겨운다.
재천 …허허. (주위살피며) 사람들 봅니다?
홍여사 흐흐흑! 약속해주세요. 어떤 경우에두 저를 사랑하시겠
다구요!
재천 그래요. 약속합니다! 울지 말아요.
재천, 무안해 하며 주위보며 달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