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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고 있다. 계순이 흐뭇하게 보고 있다.
계순 하루가 다르게 크는 것좀 봐. 날마다 사진을 찍어둘 걸 잘못 했다.
하는데 노크소리 난다.
계순 누구세요?
다시 노크소리 난다.
미숙 누구세요?
하는데 대답 대신 문이 열리고 영규가 들어온다.
계순E 영규야!
영규 …(보고 있다)
미숙 (얼른 앞가슴을 덮고)
영규 눈에 아기를 안고 자기를 보는 미숙의 놀란 모습이 들어와 꽃힌다. 영
규눈에 보이는 소리나는 장난감.
계순 …(아기를 안아든다) 앉아….
영규 (애써 애기쪽에 눈 안 준다) (앉는다)
계순 …(아기를 눕힌다)
미숙 ….
계순 뭐 차라두 줄까?
영규 아뇨…미숙이 하구 잠깐 할말이 있어서 왔어요, 작은엄마.
계순 그래, 그럼 둘이 얘기해….
계순, 조용히 나가주자. 두 사람 잠시 그대로 앉아있다.
미숙 (순하게 고개 돌리고 옆만 보고 있다)
영규 …(좀 비꼰다) 기분이 어떠냐? 소원대루 애를 낳은 기분이?
미숙 ….
영규 뭐 우리 아버지, 형수, 심지어는 안집 교수님까지 줄줄이
다 다녀가신 모양이더라?
미숙 ….
영규 너 갑자기 말문이 닫겼냐? 왜 악다구니를 쓰구 또 덤벼보
지 그러니?
미숙 …(조용히) 왜 왔어요?
영규 나 곧 미국간다.
미숙 ….
영규 그냥 말없이 가는 건 좀 비겁해서 말하구 갈려구 왔아. 왜
가는지 안 묻니?
미숙 ….
영규 좁은 데가 답답해서 간다. 나 누가 나를 도와준다니까 넓은
데 가서 속 좀 시원하게 살구 싶어서 간다.
미숙 …그래요, 잘가세요, 오빠. 그동안 미안했어.
영규 ?
미숙 사과할게.
영규 무슨 뜻이야?
미숙 생각해보니까 내가 오빠한테 잘못했어… 일부러 그런 것두
아닌데 다 오빠 핑계대구… 원망하구 그랬어.
미숙 영규를 돌아보고 웃는다.
미숙 결심했어. 나, 애기 잘 기를 것 같아, 자신 생겼어… 나 용서
하구, 다 잊어버리구, 오빠 새롭게 잘 살아, 진심이야.
영규 (뜻밖이라 본다)
미숙 그리구 이것두 감사했어.
돈 봉투 준다.
영규 그건 너 갖구 뭐 하나 사.
미숙 아냐, 나 돈 많아…오빠 여비에 보태 써.
영규 나두 돈 있어, 너 가져.
미숙 …그래, 그럼 나중에 우리 애기 뭐 하나 사줄게…이걸루.
미숙, 다시 집어 넣는다.
미숙 오빠…정말 고마워.
영규 ?
미숙 혼자였을 때는 불안하구 무섭구 그랬는데, 아기가 있으니까
그런 기분이 하나두 없어 참 좋아.
영규 다행이다.
미숙 …가게두 내놓구 이사갈려구 해. 외숙모네 근처루 갈려구.
영규 ….
미숙 일 년쯤은 아무것두 안 하구 아기만 키우면서 놀려구 생각
하고 있어.
영규 그래…하구 싶은대루 하구 살아라.
미숙 오빠네 아버님이랑 형수님이랑 너무나 나한테 잘해주셨
어…그분들이 나 미워할 줄 알았는데 놀랐어.
미숙, 영규를 돌아보고 환하게 웃는다.
영규 (가슴이 서늘해진다)
미숙 우리 야기 한 번 안아보구 갈래?
영규 그래.
미숙, 아기를 안아다 영규에게 준다.
미숙 저 작은 어머님이 그러는데, 우리 애기가 오빠 어릴 때 하구
꼭 같대?
영규, 아기를 안고 보고 있다. 자기를 닮은 아기. 다시 느껴지는 이상한 감
동.
미숙 진짜 이름은 아직 안 지었는데, 우선 이름을 작은엄마가
차돌이라구 부르재. 나 차돌이 엄마야. (웃는다)
미숙 웃으며 아기를 안아든다. 영규, 아기를 내준다. 영규, 일어선다. 미숙,
아기를 누여 놓고 일어선다.
미숙 잘가…오빠… 항상 건강하구.
영규 …그래, 너두 잘 살아라.
영규 나간다. 미숙, 문간까지 갔다가 다시 아기에게로 온다.
미숙 (아기를 들여다보고 웃는다)
미숙 정말로 영규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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