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47회)



제 47회

S#31. 홍여사 마당




친구 나와서 기분이 좋다. 홍여사 집쪽으로 가서 보고는 얼른 돌아와서 웃옷을
벗고 역기를 든다. 홍여사가 나오는지 힐끔 돌아 봐가며 무리하게 역기를 든다. 
홍여사, 찻잔 세 개를 들고 나온다.
 
친구            (아령도 한다)
홍여사          박 선생님은 안 나오세요?
친구            아무리 큰소리루 깨워두 안 일어나는데요 교수님…?     
 
친구 아령을 들고 힘자랑을 하는데 재천이 뒤에서 슬그머니 나온다. 재천이 나
와서 아령을 빼았는다.
 
재천            야! 너 그러다 팔부러지겠다. 관둬! 임마!
  
재천, 아령 받아서 익숙하게 한다.
 
친구            깼냐?
재천            이거 아무나 하는 건줄 아니?  (하며) 영화 재미 있으셨어
                요?
홍여사          네.
친구            (분하고)

S#32. 수경 집 앞




찬거리를 사서 비닐 봉지를 들고 걸어오던 수경은 앞서가는 민규를 발견한다.

수경            데련님.
 
못 듣고 그냥 걸어가는 민규.

수경            데련님.
민규            형수님.
수경            데련님. 많이 아프셨나 보다. 지금은 괜찮으세요.
민규            (수경이 든 물건을 빼앗으며) 주세요.
수경            됐어요. (민규 웃으며 물건을 건네 받고) 데련님 어머니께서   
                많이 걱정하셨겠어요. 얼굴이 이렇게 되도록  아파서. 어머님  
                은 안녕하세요?

수경, 침울하게 걸어가는 민규를 안스럽게 바라본다.

	S#33. 갤러리안 카페
	영규, 혼자 우울하게 앉아있다. 시연을 생각한다. 미스 리가 뒤에서 부른다. 미스리 실장님! 영규 ? 미스리 관장님 나오셨어요. 영규 …(얼른 일어난다)

S#34. 시연모 사무실

검정옷의 시연모가 출근을 했다. 영규가 들어서며 인사를 한다.

영규 관장님 나오셨습니까?
시연모 …미스타 박 나좀 봐요.
영규 네.
시연모 앉아요.

두 사람 소파에 앉는다.

시연모 …나, 내일 회장님께 가는 거 알지?
영규 네.
시연모 가구 싶지 않은데. 빨리오라구 자꾸 재촉을 하셔서 가봐야 해.
영규 무슨 일이실까요?
시연모 몰라. 시연이를 빨리 잊게 하실려는 거겠지. 여기 있으면 자꾸
생각나니까.
영규 …
시연모 가면 시간이 좀 걸릴지두 몰라. 내가 없는 동안 갤러리 경영
등은 본사 팀들이 알아서 한다니까, 미스타 박은 매장 관리를
맡아줘.
영규 네, 아무 염려마시구 다녀 오십시오.
시연모 그리구 이건 우리 시연이가 특별히 부탁을 하던 일이구. 또
시연이 부탁이 아니더래두. 나두 생각을 하고 있던 건데.

미스타 박, 내가 올 때까지 앞으루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을 해 둬. 내가 와서 도와줄테니까.

영규 ?
시연모 장사를 해보구 싶다면 내가 우리 매장 하나를 비워줄거구,
다른 사업을 하구 싶다면 또 그쪽으루 도와줄게.
영규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전 관장님만 괜찮으시다면 언제까지
구 관장님 모시구 여기서 이대루 일하구 싶습니다.
시연모 …미스타 박. 고마운데. 나는 너무 피곤해서, 갤러리구 뭐구
다 손떼구 싶어. 앞으루 그럴 예정이야. 그러니 뭔가 하구 싶
은 일을 생각해 둬. 알았죠?
영규 네.
시연모 …그동안 미스타 박이 내 딸에게 헌신적으루 해준 일 잊지 않
을께.
영규 …

S#35. 미숙 새방 (밤)




미숙, 돈을 세다가 배가 좀 이상하다.

미숙            ?    
  
미숙 책을 끌어다가 보고 더 아픈가 기다려 본다. 괜찮다.
 
미숙            (안심하고 돈을 챙겨 놓고는 다시 보자기를 꺼낸다)
  
아기 담요, 배냇저고리, 기저귀, 속싸개. 등등이 잘 챙겨진 출산 준비물품들. 미
숙, 자그만 아기 양말을 들고 혼자 웃는다.

S#36. 수경 작은방




민규를 나무라는 동규.
 
동규            너 그렇게 맘대루 하는 거 아니라구 내가 말했지?
민규            …
수경            데련님 몸살 났었대, 동규 씨 그러지마요.
 
수경, 동규를 끌고 나간다.
 
민규            …

S#37. 수경 신방

동규 얼마나 앓아서 얘가 얼굴이 저래? 뭐 좀 먹었어?
수경 응.
동규 …오늘 회사 왔었다며? 그런데 왜 그냥 갔어? 기다리지?
수경 …그냥.
동규 나 오늘 나대리하고 커피두 안마셨는데?

하고 웃는다. 웃다보니 수경 표정이 긴장해 있다.

동규 무슨 말인데, 이렇게 잔뜩 긴장하구 있는 거야?
수경 …동규 씨.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

동규, 수경이 긴장하고 있는 것을 본다.

동규 자 내 손을 잡고 내 눈을 보구 그리구 얘기해봐, 그냥 생각
나는 대루.
수경 …영규 데련님 얘기야, 동규 씨.
동규 영규, 뭐?
수경 우리 집에 가끔씩 배달두 오구 하는 야채 가게 여자 있어.
동규 알아, 미숙 씬가 하는 사람 그런데?
수경 …(빤히 보고 있다)
동규 ?
수경 (빤히 본다)
동규 …뭐야?
수경 그 여자 애기 가진 거 동규 씨두 알지?
동규 그래.
수경 …(빤히 보고 있다)
동규 …무슨 얘기하는 거야, 지금.
수경 …
동규 …걔, 영규 애기야?
수경 …(고개 끄덕인다)
동규 확실해?
수경 (고개 끄덕)
동규 (충격) 다, 얘기해 봐.

S#38. 포장마차

홍여사 아침에 왜 안 나오셨어요?
재천 갑자기 일이 생겨서.
홍여사 무슨 일이신데요?
재천 그런 일이 있었어요.
홍여사 아, 무슨 일인데요?
재천 글쎄, 일이 있었다니깐요.
홍여사 제가 이렇게 묻고 그러는 게 싫으세요?
재천 그렇진 않습니다만, 뭘 그렇게 꼬치꼬치 알아야 합니까?
홍여사 꼬치꼬치요?

홍여사, 재천의 말에 금새 서운해 한다.

재천 미안해요. 꼭 내가 아니면 안될 일이 생겼어요. 우리 가게
에. 그래서 연락을 해봤더니 집에 안 계시더라구요. 섭섭
해요?
홍여사 그럼요. 생각지도 않은 양사장님아 나와 계셔서 얼마나
황당했다고요.
재천 그렇지만 덕분에 맛있는 거 많이 잡수셨다면서요 뭘 그래요.
홍여사 내가 뭘 먹고 싶어서 그랬겠어요.
재천 아니, 양사장 말이 그렇게 맛있게 드시더란 거예요. 비
싼 걸로 잡수셨다면서?
홍여사 그럼 사주는 걸 어떻게 해요. 맛있게 먹는 척이라도 해야죠.
어머 우리 지금 뭐하는 거예요.
재천 네?
홍여사 어머, 우리 지금 싸우고 있는 거예요. 어머.
재천 (술을 들이 마시며) 미안해요.
홍여사 (감격해 하며) 아니예요. 저 지금 너무 감격해서 그래요.
재천 네?
홍여사 부부들이요. 아무 것도 아닌 일로 토닥거리며 싸누는 걸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우리 지금 싸운 거 맞죠.
아이, 나도 싸워봤네.

S#39. 수경 작은방




민규가 와 있고, 영규가 우울한 얼굴로 옷을 갈아입는다.
 
영규            언제 왔니?
민규            아까.
영규            여행가는 거 생각해봐.
 
하는데 동규가 들여다 본다.
 
영규            ?
동규            너 나하구 얘기좀 해.
영규            (힐끗 본다) 뭔데? 난 형하구 할 얘기 없어!  
동규            좀 나와!
영규            여기서 해.
동규            민규 듣는데서 할까?
영규            …!
민규            ?

S#40. 수경 마루



  
영규 나온다. 동규가 기다리고  서있다. 수경이 내보다가  영규와 눈 마주친다, 
얼른 들어간다.

영규            …!
동규            …밖으로 가자.
영규            그냥 여기서 해.
동규            나와!
 
 
두 형제 서로 팽팽히 본다.  동규가 먼저 나간다. 영규가  따라 나간다. 민규가 
삐죽 고개를 내밀고 무슨 일인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