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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이 민규 이마에 잔 얼음을 싼 물수건을 바꿔 올려준다. 눈감고 누운 민
규 입술이 다 터지고 했다. 앓고 있다. 아줌마가 왔다.
계순 일찍 웬일이세요?
아줌마 시장보러 가다가 의논할 게 있어서. 민규 여태 여기 있었어?
어디 아파, 애?
계순 몸살이 났는지 끙끙 앓네요.
아줌마 왜 그래, 젊은애가? 얘, 즈엄마 때문에 맘 끊여 그렇구나,
응?
계순 …거것두 그렇구 친구가 잘못 됐다네요.
아줌마 무슨 친구가 어떻게 잘못 돼?
계순 …(민규 한번 돌아보고) 무슨 의논하실려구요.
계순 아줌마가요?
아줌마 …우리 순영이가 이번에 퇴직했잖아. 내가 가게 아깝다구
했더니 그동안 지가 적금든 게 있다구 그걸 준다구 사장이
랑 같이 해보라구 해서.
계순 돈은 돼요?
아줌마 월세를 좀더 올려주구 그럼 얼추 되겠어.
계순 저야 아줌마가 하신다면 좋구 말구요. 하세요!
아줌마 사장! 그럼 우리 그렇게 하자, 응? 그동안 가게 들인 공이 아
깝잖아? 단골 좀 뚫어본다구 우리 둘이서 발바닥이 닳게 돌아
다녔는데, 남한테 넘길려니까, 너무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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