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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가 신문을 읽다가 문득 이상해서 본다. 수경모도 마른 걸레질 하다가
본다. 수한이 버티고 서있다. 뒤에 애주도 서있다. 응원군처럼.
수경부 …뭐냐?
수한, 애주를 얼른 본다. 애주, 말하라고 눈짓한다.
수한 (알았다고) 아부지…왜 말씀이 없으세요? (볼이 부르터서)
수경부 무슨 말씀?
수한 사업 계획서, 갖다 드렸잖아요? 보셨으면 오케이다 노다,
말씀이 있어야죠!
수경부 …피자집, 스파케티집, 레스토랑 그런 거 말이냐? 난 그런
거 하라구 내 집 못 팔아줘! 없었던 일루 해!
수경부, 다시 신문만 본다.
수한 아니, 그런게 어때서요? 먹는 장사는요, 몫만 좋으면 땅
짚구 헤엄치기예요?!
수경부 너 말 잘했다! 난 너더러 땅짚구 헤엄치라는 게 아니었어.
제대루 수영을 배우라는 거였지! 내가 뒤를 대준다구 했던
것은 네 경력 살려 주겠다는 얘기였어! 음식점 얕봐서 그런게
아냐! …그저 누구나 할 일 없어지면 먹는 장사나 할까. 그러
는 게 싫다는 거지!
수한 지금 같은 시기에 제조업은 솔직히 힘들다구요, 아부지!
수경부 자, 여기 봐라! 니치마켓으로 성공한 사람들 기사 날마다
실린다.
수경모 남들 하는 거 뒤쫓아가서 끼어들지 말구 너 잘하는 거 해.
너 아니면 못하는 걸 해보란 말야!
수한 …그런게 어디 있어요?
수경부 머리를 굴리구 정성을 다해서 찾아봐! …대충 하지 말구!
어쨌건 난 이 부실한 계획서를 믿고 내 집 팔아줄 수는 없
다! 나를 감동시킬 충분한 플랜을 다시 짜와!
탁자 밑에 종이 다시 준다. 수한, 집어들고 돌아서는데 실망이다.
수경부 니 눈에는 우습게 보이는지 몰라두 이건, 느아부지한테는
눈물겨운 집이야! 이녀석아! …어디서 슬그머니 말아먹을려
구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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