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41회)



제 41회

	S#31. 수경 작은방
	수경, 급히 들어와서 민규의 가방을 뒤진다. 수첩을 찾아낸다. 펄럭거려 번 호를 찾는다. 찾았다. 수경, 그 번호를 적는다.

S#32. 계순방



계순, 방을 닦늗데 전화가 온다.

계순                    여보세요?
수경                    …말씀 좀 묻겠습니다. 거기 혹시 이 계순 씨라구 
                        하시는 분 계십니까?
계순                    전데요, 누구세요?
수경                    안녕하세요. 전 박동규 씨 아낸데요.
계순                    …누구요? …동규 아내라구요? 민규 형,  동규 말  
                       이세요?
수경                    네… 잠깐 찾아뵈었으면  하는데요. 좀  만나주시
                        죠.
계순                    저를요?
수경                    네, 잠깐이면 됩니다. 저 근처에 와 있거든요?
계순                    …(놀란다)

S#33. 계순방

계순, 불안하게 앉았는데 노크소리 난다.

계순 누구세요?
수경 전화한 사람인데요?
계순 …(일어나서 작정하고 문 열어준다)

수경 쥬스 박스를 들고 서있다.

계순 …(본다)
수경 안녕하세요?
계순 들어오세요.

수경 들어온다.

수경 저 이것 약소하지만.

계순, 받아들고.

계순 …앉으세요.
수경 감사합니다.

수경 앉는다.

계순 뭐 차를 드릴까요?
수경 아니예요. 저 금방 갈겁니다.
계순 …
수경 (만나본 계순의 얼굴이 선하게 보여 이상하다)
계순 민규한테 잘해줘서 감사해요.
수경 아니예요, 잘해주지도 못합니다.
계순 …민규가 형수님이 잘해준다구 저한테 말했어요.
수경 …
계순 어른들 죄루 가엾게 자란 애예요. 형수님이 잘
가르치셔서 사람 노릇하게 해주세요. 이런 말 할
염치두 없는 사람이지만. 그런데 무슨 일루 보자
구 했는지?
수경 무슨 일인지 모르신다구요?
계순 네.
수경 정말 모르세요?
계순 민규 만나지 말라구 하는 부탁같으면 벌써 대답
했구요.
수경 뭘 원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계순 ?
수경 동규 씨두 이해할 수가 없다구 해요. 왜 아주머니
께서 지금에 와서 저희들 괴롭게 하는지, 모르
겠어요. 과거루 이미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계순 잠깐요.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요? 무슨 얘
긴지 확실히 해줘요.
수경 …바깥분요, 왜 그러시는 거예요?
계순 ?

계순 놀란다.

수경 저희는 돈두 없어요…!
계순 ?

S#34. 포구 (낮)


재천이 와서 자기 배를 그립게 본다.  주인이 와서 기관을 손보고 있다. 재
천 보다가 간다. 가서는 그게 아니라고 연장을 들고 대신 고쳐준다. 주인이 
안 체를 하고 연장을 준다.  재천이 몇번 만지자 엔진이 금방  다른 소리를 
낸다. 재천이 기뻐한다.

S#35. 재천 안방

친구가 큰고모에게 예쁜 소라 껍질을 자기 주라고 한다.

친구 누님, 이거 저 주세요.
큰고모 그걸 얻다 쓸려구 그러나?
친구 즈이 손주 놈 갖다줄려구 그래요. 저 가질께요?
큰고모 그래, 갖게나.
친구 감사합니다.

하고 얼른 집어 넣는데 재천이 들어온다.

재천 너 여기 있는 줄 모르고 찾아다녔다. 올라가자.
친구 어 알았다. 그렇잖아두 지금 김기사 올라간다구
하기에 기다리라구 했어. 나 먼저 나간다…?

하고 나간다.

재천 어, 그래. 쟤 왜 저래요?
큰고모 몰라.

서울 갖고 갈 마른 생선즐을 고르는 큰고모. 재천에게 다가앉는다.

큰고모 계순이랑은 영 안되구 말아?
재천 아, 그 말씀은 하시지 말라니깐요!
큰고모 그럼 말야, 우리 동네에 마흔한 살짜리 과부가 하
나 들어왔는데. 인물은 그저 수수해두 사람이 다
시없이 선해. 그 사람 한번 볼래?
재천 관두세요!
큰고모 양사장 말이 자네가 그 교순지 뭔지 하는 여자를
맘에 두구 있다구 하대만, 그건 안될 말이야! 올
라가지 못할 나무는 아예 쳐다보지두 말어. 그게
서루 편해!
재천 저 양말이나 주세요, 말랐거든!
큰고모 이제 자네두 나이 생각해. 항상 청춘인줄 알아?
여자는 괜찮아, 늙어두! 남자 중늙은이 혼자 사는
궁상은 그거 못봐! …한 나이라두 덜먹어 등긁어
줄 사람을 구해야지! 더 나이먹으면 누가 오나,
안오지. 나 같아두 안 간다! 남의 서방 해가서 까
딱하면 서방대신 송장치지!
재천 아, 거 잔소리 퍽두 많으시우, 누님!
큰고모 …(미안하다) 말이 그렇단 말이지.

S#36. 계순 가게 (낮)

아줌마가 일을 하면서 계순을 돌아본다. 계순, 카운터에 앉아서 뭔가 분해
서 터질 듯한 얼굴이다.

아줌마 …사장…왜 그래?
계순 …
아줌마 장사집에 나앉은 사람 얼굴이 그래 갖구 무서워
서 누가 밥먹으러 오겠어. 왜그래?
계순 …그 사람 연락없어요?
아줌마 없다니까! 자꾸 이사장 찾는 전화만 오구 이사장
은 연락없어.
계순 …아줌마, 저 머리가 아파 좀 들어가야겠어요.

계순 카운터에서 일어난다.

아줌마 알았어…!

계순 막 나가려고 하는데, 계순 또래의 여자가 여중생 정도의 딸을 데리고
들어온다.

아줌마 어서오세요!

하는데 여중생이 말한다.

딸 저 여기 울 아부지 안계세요?
아줌마 느 아부지가 누군데?
딸 이호성 씨요.

계순 가다가 돌아본다.

아줌마 (기겁하여) 이호성 씨면 이사장?
계순 너 누구니?
딸 ?

계순, 놀라서 본다. 여자가 턱 나선다.

여자 보소, 댁이 여기 사장이요.
계순 그런데, 누구세요?
여자 나가 누구냐고요? 나 이호성이 안사람입니더.
계순 (놀라서 본다) 뭐요?
아줌마 얼러러? 이 아줌마가 무슨 얄궂은 소리를 한다
니? 이사장 마누라가 누군데, 당신이 안사람이
야?
여자 하이고 …너더냐? 응? 남의 남자 꼬여내서 새 살
림 차릴려고 하는 여자가 네 년이냐?

여자 와락 일어나며 계순의 머리채를 휘어 잡는다.

아줌마 어머나, 이 여자가 왜 이래?
계순 어머나, 여보세요. 왜 이래요? 이거 놔요!
여자 놓기는 뭘 놔. 이년아. 오늘 너 죽고 나 죽어보
자!

여자 더욱 기승스럽게 계순을 쥐어뜯고.

아줌마 (여자를 패가며, 뜯어 말린다) 이거 안놔요? 이거
놔 이 여자야!

아줌마가 마구 패가며 떼어놓는 바람에 떨어지는 여자. 계순은 기겁해 얼이
빠져있다.

여자 하이고, 낯바닥 하나 반드르 하다고 남의 서방을
그렇게 가로챌라고 하나?

여자 씩씩거리며 계순을 향해 다시 돌진해 오려고 하고. 아줌마 소리치며
다시 계순을 자기 뒤로 감추며 막는다.

아줌마 왜 이래, 이 여자가! 우리 사장이 무슨 남의 서방
을 가로채? 가로채긴? 이사장 혼자 사는 남자잖
아!
여자 하이고. 혼자 사는 남자 좋아한다! 새끼가 자그마
치 셋이야 셋!

계순, 악다구니 치는 여자와 아줌마 뒤에서 자기를 증오하듯 바라보는 이사
장 딸의 눈을 본다. 머리칼도 흐트러지고 한 계순. 참혹하다. 사람들이 놀라
서 들여다보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