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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 빌딩안 (몇시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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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규, 건물안 청소원을 정렬시켜 세워놓고 연설을 한다. 영규 존경하는 여러분! 사람은 말이죠,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는 무슨 일이구 시켜야 겨우 하는 사람! 두 번째는 시켜두 안 하는 사람! 그리구 나머지는 누가 시키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 여러분들은 각자 셋중 어느 쪽이신지, 가슴에 손 얹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청소원들 듣고. 영규 여러분! 애국하는 길이 먼 길인 줄 아십니까? 절대 아니예 요! 각자가 지금 서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게 애국이구 이게 충성인겁니다! 먼지 묻은 전구에 누가 뭐 라구 하기 전에 마른 걸레질을 한번 해주는 것. 그래서 조 도를 높여주는 것, 이게 바루 애국 행위인 겁니다! 하는데, 미스리가 부르러 왔다. 미스리 박 실장님. 관장님께서 찾으시는데요? |
S#32. 시연모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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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모가 들어오는 영규에게 말을 한다. 시연모 미스타 박! 혹시 우리 시연이한테 뭐 들은 얘기 없어요? 영규 무슨 얘기 말씀이십니까? 시연모 아침에 나갔는데 얘가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 영규 네? 시연모 뭐 짐작가는 거 없어요? 영규 답답해서 바람이라두 쐬러 갔겠죠. 너무 적정마십시오. 시연모 기분이 좀 나빠. 아줌마가 방 청소를 하다보니까, 쓰레기 통에다 약을 다 버리구 나갔다구 하잖아. 영규 (놀란다) 시연모 남자 친구랑 나갔다는데 같이 나갈만한 친구두 없는데, 누 군지두 모르겠구? 영규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연모 부탁해요. 시연모 걱정이다. |
S#33.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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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시연을 데리고 왔다. 민규 어릴 때 여기서 맨날 누나랑 놀았어요. 시연 뭐하구 놀았어요? 민규 …숨바꼭질두 하구. 시연 또요? 민규 나머진 말 못해요. 시연 왜? 민규 웃을 거니까! 시연 안 웃을 거니까, 말해봐요. 뭐하구 놀았어요? 민규 소꿉놀이요. 시연 그거 여자애들 노는 건데? 민규 누나하구 둘이만 노니까 늘 그런 것만 했어요. 공기놀이, 인형놀이, 사방치기, 소꿉놀이. (부끄러워 한다) 시연 다른 것 하자구 하지 왜? 민규 안돼요, 싫다면 누나가 막 때리구 할키구 그러거든요! 시연 민규 씨 겁쟁이구나! 두 사람 나란히 앉는다. 민규 가만히 보다가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민규 고깃배들은 개개 밤중이나 새벽에 돌아오거든요? 길도 없 는 캄캄한 바다에서 어떻게 뭘보고 찾아오는진 알죠? 시연 것두 모를까봐? 등대 불! 민규 맞았어요! 등대에서 비춰주는 불때문에 찾아오는데. 비바 람 치구 안개 잔뜩 끼구 하면 등대불도 안 보여요. 그때는 어떻게 오겠어요? 시연 자동 항법장치루? 비행기처럼! (농담) 민규 (웃고) 조그만 고깃배들인데요? …그때는 불빛 대신 무적 이라구 에에엥 하는 사이렌 같은 소리를 계속 내줘요. 그 러면 배들이 그 소리를 듣고 방향 잡아서 돌아와요. 민규 무적이 울리면요, 나는 밤새 누나 몰래 이불속에서 혼자서 울구 그랬어요. 시연 아빠가 못 돌아오실까봐서? 민규 …네 …그럴땐 정말루 영영 못 돌아오는 배가 있었거든요. 밤새 그렇게 기다리다가 우리 집 돌계단으로 올라오시는 아빠의 장화 소리가 쿵쿵하고 나면, 울다가 …얼른 자는 척 해버려요. 시연 왜요? 민규 우는 거 아빠가 알게 될까봐 싫었거든요. 내가 울면 아빠 하고 큰엄마 하고 싸우셨거든요. 시연, 가만히 손을 잡아준다. |
S#34. 계순 가게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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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전화받고 있다. 아줌마 네 다음에 전화하세요. 전 잘 모르니깐요. 하고 막 끊는데 계순이 들어온다. 아줌마 아이고 막 들어오는데,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에 대고 불러보나, 상대가 이미 끊는 듯하다. 계순 무슨 전환데 그러세요? 아줌마 아니 좀 이상한 전화래서 처음에 이사장 찾아서 없다구 하니까 그럼 이사장하고 사는 여자를 좀 바꾸라고 그러잖 아! 계순 누군데요? 아줌마 모르지. 어떤 여자야. 계순 누구지? 아줌마 그런데 사장 정말로 이사장 이혼했어? 계순 아줌마는 남 못믿는 거, 그거 큰 병이야?! 아줌마 무조건 믿어버리는 사장이나, 무조건 못믿는 나나 피장 파 장이지 뭐! 근데 진짜루 이혼했어? 계순 서류 떼다 드려요? 계순 식당안 정리하며 그냥 넘기고, 아줌마 아이구 알았어! 아줌마 찜찜한 채로 일하고. |
S#35.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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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삼남매가 놀던 그 장소 시연과 민규 같이 걷는다. 시연이 모래에 발이 빠지자 민규가 손내밀고 둘이 손잡고 바닷가 거닌다. 민규 춥구 힘들면 빨리 말해요? 시연 (고개 끄덕) 알았어요! 두 사람 손잡고 다니다가 민규 문득 발을 범춘다. 앞에 동식들이 온다. 각 목을 든 동시의 친구들 놀라서 서는 민규. 시연 (보고) 민규 씨, 누구야? 동식 박민규…! 오랜만이다! 시연 친구들이야? 민규 여기 조금만 있어요. 하고 다가간다. 민규 …(순하게 본다) 동식 사람을 그렇게 짓이겨 놓구 도망을 가더니, 나 만난 소감 이 어떠냐? 민규 … 동식 야, 너 서울 가서 기집애 사겼냐? 제법 이쁘다? 야 인사나 시키지 그러니? 민규 동식아. 난 싸우기 싫어. 다시는 싸우지 않을 거야. 동식 하하하! 얘들아, 박민규가 싸우기 싫단다! 친구들 같이 놀리고. 민규 …동식아 부탁한다. 오늘은 그냥 못본 척 하고 가주라. 동식 …부탁을 해? 민규 나를 때리구 싶거든 얼마든지 때려. 대신, 오늘은 말구 내일. 동식 하하하! 내일? 너 서울로 가버린 뒤에? 누가 그 소리 믿냐 바보야! 동식 눈짓하자 각목든 아이들 좁혀 앞으로 온다. 시연 (겁이 나서 그들을 본다) 민규 다시 한번 부탁한다. 오늘은 싸우기 싫어! 싸울 수 없어! 동식 좋아. 그러면 내 발밑에 무릎끓고 빌어! 저 기집애 보는데 서 빌면 내가 참구 그냥 가줄게! 친구들 낄낄 웃고 민규, 갈등 느낀다. 시연을 돌아본다. 시연 (겁내서 보고 있다) 민규 알았다! 민규 무릎을 끓는다. 동식 …(놀란다) 민규 (무릎끓고 쏘아보듯 본다) 동식들 좀 당황한다. 동식 …이 자식 아주 서울 가더니 바보 다 됐구나. 친구 얘, 완전 등신됐네? 기집애 앞이라 그렇냐, 너? 민규 … 동식 좋아! 사나이가 약속은 지켜야지…! 그냥 가기루 했으니 그냥 가야지 뭐! 하고 돌아다 갑자기 민규에게 한 대를 친다. 민규 나가 떨어진다. 동식 이건 오랜만에 만난 인사다…! 인사까지 안할 수는 없잖 아! 하고 가버린다. 민규, 안도한다. 입가가 조금 터졌다. 민규 참는다. 시연 놀 라서 보고 서있다. 달려오거나 하지는 않고. |
S#36.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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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와 시연이 같이 앉아있다. 시연 아까 왜 참았어요? 민규 … 시연 그 사람들 보니가 큰소리는 치지만 민규 씨를 겁내던데? 나때문에 참은 거죠? 민규 그대로 앞만 보고 있다. 시연 무슨 생각해요? 민규 …(그대로) 어디가 아픈 거예요? 시연 형이 얘기 안해요? 민규 좀 많이…심각하게 …아프단 말만 했어요. 시연 죽을 지두 모른단 얘기두 했어요?! 민규 …네…그런데 왜 병원에 안가요? 시연 시간이 아까워서. 민규 ? 시연 난 나한테 남은 시간이 얼만지 대강 짐작해요. 내가 내 다리루 이렇게 걸어다닐 수 있는 시간두 이제 멀마 안된 다는 것두 알구요. 민규 왜 그렇게 약한 소리를 해요? 시연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당장 죽게 해달라구 신에게 욕을 하며 기도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못해요. 민규 기적이라는 것두 있잖아요! 시연 민규 씨, 기적이란 말, 뜻이 뭔지 알아요? 사람의 능력으 는 안되는 일이란 거야! 난 기적을 믿기엔 너무 약아요. (웃는다) 민규 … 시연 …남은 시간을 인간답게 품위있게 지낼 거예요…! 병원 침 대에 누워서 고통스럽게 울부짖다가 가구 싶진 않아요. 민규 … 시연 나 스물세 살이예요. 다섯 살 때부터 병원 출입하며 살았 으니까 이제 충분히 살았다구 생각해요. 민규 (화낸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스물세 살이 충분하다구 요? 시연 5년전 암병동에서 환자들 많이 만났어요. 아기두 있구 할 아버지두 계시구. 그때 알았어요. 우리들 살고 죽는다는 거 누군가 따루 주관하는 이가 계시다는거요…! 민규 씨, 난 아둥바둥 추한 꼴 보이며 그 분 뜻에 거역하구 싶지가 않아요. (웃는다) 민규 (머리를 감싸 안는다) 시연 정말 괜찮아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노인이 되도록 살 아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민규, 초연해하는 듯한. 시연이 너무나 측은하다. 시연 가만히 미소하며 민 규를 안는다. |
Scene 1~10 |
Scene 11~20 |
Scene 21~30 |
Scene 3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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