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회
     

S#1. 홍여사 안방 (오후)


홍여사, 아무렇게나 입고 혼자 누워있다. 수경모 얘기 듣고 스트레스 받아 
누운 홍여사.

수경모E		얘, 너 아니? 우리 막내 사둔 생모가 나타났단다.

홍여사, 획 돌아눕는다.

수경모E		그 여자 인물이 너무너무 좋단다. 미인이래!

벌떡 일어나 앉는다.

수경모E 		예, 꼭 코스모스 같단다!

홍여사, 머리 속에 손을 넣고 고민한다. 답답해하며 손 부채질로 휙 나간다.

S#2. 홍여사 마당


홍여사 나오다가 놀라서 얼른 도로 들어간다. 친구가 혼자 마당에 앉아서 
계산기 두들기다가 나오는 홍여사 보고 반색을 한다.

친구		아니, 교수님 계셨어요?
홍여사		네에. (안에 들어가서 반쯤 감추고) 
친구		전 하두 조용하셔서 어디 외출하시구 안 계신줄 알았네요. 
		하하하!
홍여사		저 , 박선생님은 안계세요?
친구		…있어요! 야, 빨리 좀 나와라…! 임마!
재천		(잠바 입으며 나온다) 거, 재촉 좀 어지간히 해라! 아니, 
		댁에 계셨어요?
홍여사		네. 어디 가시나 부죠?
재천		이 친구가 가게 자리 하나 잡는다는 걸 글구 다니잖습니
		까? …가자…!
홍여사		…저, 박 선생님!
재천		네? (가다가 돈다)
홍여사		…
재천		말씀을 하세요, 뭐요?
홍여사		박 선생님은 꽃중에서 무슨 꽃을 제일 좋아하세요?
재천		꽃이요? 하하 다 좋지요!
홍여사		그래두 특히 그 중에서도 마음에 드는 꽃이 누구든 있잖  
                아요? 예를 들면 저는 제 이미지 닮은 빨강 장미가 제일 
		좋거든요.
친구		저두 장미가 제일 좋습니다. 꽃중에서 꽃은 그래두 장미
		죠! 역시 교수님 하구 저하구는 뭔가 통하는 게 있군요!   
                저두 장미예요!
홍여사		네. 양 사장님은 장미시구 박 선생님은 무슨 꽃을 좋아하  
                세요?
재천		전 다 좋아합니다. 꽃이야 다 고운 거 아닙니까?
친구		너 코스모스 좋아하잖아?
홍여사		…코스모스?
재천		그래, 맞다! 초가을에 길가에 주욱 피어 있으면 하늘하늘 
		한 게 보기 좋잖아? 아니, 그런데 갑자기 그런건 왜 물으  
                십니까?
홍여사		…아니예요. 나가보세요! (분하다)



S#3. 회사 복도

동규가 이사장을 만나고 들어오는 길이다. 몹시 불쾌한 얼굴 표정이다.

이사장E 	이 계순이랑 여자 알지요? …그 여자, 당신 아버지 때문에 
		일생을 망쳤어. 그 사실에 대해 우리 한 번 인간적으로 생
		각해 보입시다! …나는 응분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꼬 생각
		하는데, 어떻소? 내말 틀려요?

동규, 우울하게 오는데 수경이 백 들고 나오다가 본다.

동규		어디 가는 거야?
수경		디자이너 좀 만나구 거기서 바루 퇴근할려구. 누구 만났
		어? 손님 만나러 갔다며?
동규		어. 광고주.
수경		(걱정) 우리 하구 거래 끊는대?
동규		아냐.
수경		그런데 동규 씨 얼굴이 왜 그래? …점심두 안 먹구 괜찮  
                아?
동규		나가서 뭐든 찾아 먹을게. 안녕!
수경		그래, 꼭 먹어!? …조심해.

두 사람 손바닥을 부딪치고 헤어진다. 수경, 가다가 힘없어 보이는 동규가 
걸려서 돌아본다.




S#4. 미숙 가게 (오후)

미숙이 혼자서가게 안에서 밥을 먹고 있다. 하얀  쌀밥에 총각 김치와 동태
지게를 놓고. 입이 미어지게 맛있게 먹는다. 김 오르는 동태찌개. 수경이 몸
이 좀 피곤해서 일찍 퇴근해 나온 길이다. 시장을 보러 나왔다. 수경이 다
가가나 모르고 밥을 맛있게 먹는 미숙. 수경 들여다 본다. 푸짐하게 먹는 
미숙을 보고 먹고 싶어 입맛 다시는 수경.

수경		…미숙 씨?
미숙		(먹다가 보고 얼른 수저 놓으며) 오셨어요?
수경		뭘 그렇게 맛있게 먹어요?
미숙		네에…(부끄럽다) 오늘은 회사 안 나가셨나봐요?
수경		아니, 퇴근이야. 그거 뭐예요. 맛있게 보이네?
미숙		동태 찌게예요. 좀 잡수실래요?
수경		(먹고는 싶으나) 아니 괜찮아요. 나, 그냥 콩나물하고 두
		부만 좀 줘요.
미수		그러지 말구 좀 잡숫구 가세요. (잡아끈다) 안에 들어가서 
		먹으면 몰라요.
수경		(둘러보고 시장판이라 차마 못 먹겠다) 아냐.

하는데 시장 상인 여자 한 사람이 온다.

상인		새댁! 자, 이달치 이자!

돈을 한 10만원 준다.

미숙		네, 고마워요 언니.
상인		얼른 적어.
미숙		적어요.(작은 수첩 거내서 적어 보여준다) 됐죠?
상인		응, 내달에 우리 방 옮기는데 다섯 장만 더 빌려줄 수 있  
                어?
미숙		(수경 의식하고) 그건 그때 얘기해요, 언니.
상인 		알았어.

하고 간다.

미숙		언니, 미안해요. 얼른 드릴께요!

콩나물과 두부를 얼른 얼른 담고.

수경		부잔가봐, 미숙 씨?
미숙		…아니예요. (웃는다)


S#5. 홍여사 마당

수경이 콩나물과 두부를 사들고 온다. 홍여사가 심통난 얼굴로 쪽마루에 앉
아있다.

수경		이모, 왜그래? 또 누가 이모 돈 ㄸ먹구 도망가버렸어?
홍여사		…수경아, 너 정확히 말해줘! 캡틴박, 그 여자하구 어떻게 
		되는 거야?
수경		그 여자? 누구? (하다가) 아이구! 우리 엄마가 또 다 말했
		구나!


S#6. 수경 마루

두 사람, 들어와 있다. 수경은 장봐온 것 정리하고. 홍여사는 묻고.


수경		둘이 다시 살기는? 그 쪽에 남편이 있는데 어떻게 살아?!
홍여사		확실해, 남편 있는 거?!
수경		그럼! 그래서 우리 막내 데련님이 속상해 울구 그랬잖아! 
		막내 데련님은 아마 두분이 화해하고 살기를 바랬나봐.
홍여사		아들이 있으니까 혹시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예! 그치?
수경		그게 글쎄, 천만의 말씀이래! 동규 씨가 그러는데 우리 아
		버님하고 그 분, 서루 원수처럼 헤어졌대! 그래서 우리 막
		내 데련님 거기 몰래 찾아다니구 하는 거 알구 막 혼냈잖  
                아!
홍여사		…그래? (희망) 그러니까, 재결합 가능성은 ?
수경		전혀 없음! 됐어?

하는데 벨이 울린다.




S#7. 홍여사 마당

미숙이 작은 쟁반에 찌개냄비를 하나 놓고 보자기로 싸서 들고 왔다.

수경		(놀라서) 미숙 씨, 이게 뭐야?
미숙		끓여서 드시라구요. 아까 저 먹던 것하구 꼭 같이 양념해  
                왔어요.
수경		어머, 어머, 말두 안돼! 미안해서 어떡해!
미숙		그럼 저 가요? 맛있게 드세요? 냄비는 나중에 시장 나오
		실 때 갖다 주세요.

하고 가려고 한다.


수경		잠깐만, 미숙 씨! 동태값은 줘야지, 얼마야?
미숙		(그 말에 섭섭해서 바라본다)
수경		…왜?
미숙		저 돈 받을려구 갖다드린 거 아니예요. 아까 새댁언니가 
		저 먹는 것 보구 먹구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저두 입덧  
                할 때 그랬거든요.

수경 섭섭해 하는 미숙을 본다.

수경		…미숙 씨, 미안해. 내가 실수했다! 미안해.

수경, 손잡으며 진심으로 미안해 한다.

미숙		…그럼 저 가요. (웃어주고)
수경		그러 차 한잔만 하구 가, 응?
미숙		아니예요, 저 가게 비우구 왔어요! 얼른 가야 돼요!

하고 급하게 나간다. 수경 급하게 따라 나가며.

수경		고마워! 정말 잘 먹을께요!
미숙		네.

하고 가버린다. 수경, 고맙다. 홍여사 내다보다가 다가온다. 찌개 열어본다.

홍여사		…저 여자 장사할 줄 안다! 돈 벌겠다!
수경		(고마워 남비 속 보고 있다) 자기 몸두 무거운 사람이!

수경, 약간 감격했다.




S#8. 수경 마루

수경, 혼자서 지켜서서 찌개를 끓이고 있다. 먹어가며 하는데 상옥이 시장 
비닐들고 들어온다.

상옥		이게 무슨 냄새야?
수경		동태찌게 끓여요, 아가씨! (자랑스레) 시장에 그 미숙씨가
		요 나 먹으라구 , 양념까지 다해준 거 있죠! 
상옥		언니, 참 이상하다!
수경		?
상옥		(화낸다) 언니! 제가 뭐하구 했어요? 그 여자네 물건 팔아
		주지 말라구 했잖아요! 근데 왜 이래요? 진짜!
수경		…아가씨! 그런 참견은 아가씨가 하실 필요가 없잖아요!
상옥		제가 그 여자 싫다구요!
수경		난 좋아요! 싫으면 아가씨만 안가면 되지 나한테까지 이래
		라 저래라 하지 말아요! 아셨어요?!

상옥 팩 나가버린다.

수경		(소리 낮춰) 아니, 왜 저러는 거야? 이해를 할 수가 없잖  
                아?


S#9. 시연방 (오후)

시연이 놀라서 영규를 본다.

시연		(놀라서) 그게 무슨 소리야, 오빠? 누가 간다구 수속을 
		해? 난 안가!
영규		관장님, 니네 아빠한테 굉장히 혼나셨나봐!
시연		…글쎄, 난 안가!
영규		네가 끝까지 우기면 억지루 끌구 오라구 하셨대! 그리구, 
		실제루 그렇게 하실건가봐!
시연		(웃는다)
영규		너 가야겠더라. 야, 그리구 나두 같이 가는 거 허락하셨다. 
		관장님께서….

시연, 가만히 창만 내다보고.

영규		…그러니 그런줄 알구. 여기서 준비해 갈 것들 있으면 다 
		적어줘. 그럼 내가 사다줄게. 그리구 이건 네가 심심할 것 
		같아서 내가 사왔다.

영규가 사온 물건들을 꺼내 놓는다.

영규		만화책! 잡지! 이건 새루 나온 발라드야! 이거 한 번 들어
		봐, 괜찮더라!

시연, 멍하니 앉아있다.

영규		넌 병원에 가야 해! …치료율이 낮다는 것하구 없다는 것  
                은 달라! …일 퍼센트 확률두 확률이야! 아니, 그보다 더   
                작은 수치라 해두 넌 절망쪽이 아니라 희망쪽으루 걸어봐  
                야 한다구, 생각해!

시연, 눈을 감는다. 영규, 나간다.





S#10. 홍여사 마당 (저녁)

상옥이 막 들어온 영규에게 수표 한 장을 꺼내준다.


영규 		이거 뭐야?
상옥		…나 자신 없어, 그 여자 한 장은 내가 써버려서 못줘.
영규		?
상옥		그 여자하구 새언니하구 못 떼놓겠어! 오늘은 글쎄, 찌개  
                까지 끓여다 언니 먹이구 그랬대! 어떡해?
영규		…(돌겠다) 그 기집애가 진짜 왜 그러지?
상옥		오빠 신경 긁으려구 그러는 거겠지! 콱 자기네 신랑한테 
		일러버린다구 해버릴까? 오빠?
영규		(짧게 생각하다가) (돈 도로주며) 너 이거 써, 그리구 관
		둬! 저 맘대루 하라구 해! 하구 싶은대루 얼마든지 다 하
		라구 그래! 어차피 뭐 곧 보지도 못할 거니까!


하고 휙 들어간다.

상옥		무슨 소리야, 그게? 오빠 어디가?


하는데 홍여사가 부른다.

홍여사		상옥이, 나좀 봐!
상옥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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