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회
     

S#1.홍여사 마당(저녁)


영규, 당황해 한다.



영규		…미숙이가 배가 불렀다구? 이게 무슨 소리야?




영규,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다. 운동하던데, 털썩 주저앉는다. 영규, 머리속
으로 헤이진 개월 수를 헤아려 보나 알수가 없다. 




영규		이게…설마…아니겠지?




영규, 불안해진다. 다다닥! 하고 샌드백을 친다.



영규		그럴 리가 없어! 그럼!




영규, 불안한 마음을 스스로 달래본다. 그러나 더욱 커져가는 불안감.



S#2. 수경마루

영규, 급하게 들어온다. 스티커가 붙은 싱크대 문짝을 열어 전화번호를 슥 
다시 확인한다… 전화기 들고 그러다가 문득 손을 멈춘다.



영규		아냐, 이럴 필요 없잖아?! …지 신랑 애기겠지! 내가 왜 걱
		정을 해?




영규, 전화기를 놔버린다. 그래도 남는 찜찜함.



S#3. 미숙 샛방

미숙, 코트를 벗고 거울앞에 제 배를 측면으로 본다. 상당하다. 미숙, 그걸 
느끼며 알 수 없는 오기 같은 게 느껴진다. 미숙, 천천히 앉아서 사과 쟁반
을 끌어온다. 와삭 베어 물고, 탐욕스럽게 먹기 시작한다.



S#4. 수경 신방



퇴근해온 동규가 겉옷을 벗는데 영규가 들여다본다.



동규		여성 백과 사전? 그런 건 왜 찾니?
영규		아니, 뭐 좀 볼게 있어서… 없어?
동규		안집 교수님한테 빌려다보더니…갖다 드렸나?(찾는다)
                아, 그거 아니냐?




찾는다. 얼른 집어드는 영규. 급히 나가려 하는데 동규가 부른다.




동규		너 나하구 얘기 좀 하자!
영규		나중에 합시다!
동규		잠깐만 해.






영규, 하는 수 없이 앉는다.




동규		아부지 결혼일인데… 어떻게 생각하니?
영규		뭘?
동규		아부지 혼자 너무 오래 사신 거 같아서 말야… 결혼 하시  
                면 술두 좀 덜 드실 거구 그렇잖니?
영규		안집 교수님하고 지금 진행중이잖우? 가만히 기다립시다!
동규		우리가 나서주기를 기다리시는 건 아닌지 그 생각이 든다, 
		난? 
영규		우리가 나서기는 왜 나서? 원래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며 
		내 보기엔 현재, 교수님 목이 더 말라 보이거든? 교수님이 
		목이 마르다… 마르다 지치면, 이성을 잃은 협상안을 꺼내
		실 거라구!
동규		뭐?
영규		예컨데, 이 집 등기를 아부지 앞으루 헤드릴테니, 당장 결
		혼하자는 등.
동규		…나가, 임마! (화 내버린다)
영규		형이 뭘 몰라서 그러는데, 여자들 한 번 이성 잃으면 끝두 
		없어요!
동규		나가! 자식이 진지하게 얘기 좀 하자는데…!
영규		난 지금 진지해, 형?




영규 밀어내버린 동규, 화내고 돌아선다.




S#5. 수경 작은방

영규, 와서 문 닫고 얼른 임신출산편을 펴든다. 개월 수 따라 달라지는 배
의 크기를 본다. 영규, 모르겠다. 그 눈에 떠오르는 미숙의 모습….



미숙		우연 아니면 어떡할래? 일부러 여기 와서 산다면 어떡할
		건데?


영규, 걱정이다….



미숙		똑똑히 들어둬!  박 병장인지 누군지 그 개망나니같은 인  
                간 난 이미 잊었어! 미련 없다구!




영규, 안심이 좀 된다.



 
영규		…그럴 리가 없어!




책을 탁 덮어버린다 안심하며….



S#6. 홍여사 안방

홍여사, 상옥 사이좋게 앉아서 강냉이튀밥을 먹으며 얘기중이다.



상옥		아버지요? 뭐든지 가리지 않는데요, 잡채같은 건 싫어하세
		요.
홍여사		어머나, 난 잡채 참 좋아하는데! 잡채하면 안되겠네?
상옥		고기나 생선두요, 소금 뿌려 바루 굽는 걸 좋아하시구요.
홍여사		음식 만들기 쉬워서 좋긴 하겠다…그런데 아버지가 그렇  
                게 다정다감한 체질은 아니신가 봐, 그지?
상옥		왜요?
홍여사		예를 들면 내가 머리모양을 바꿨잖아? 그런데두 전혀 모
		르시는 것 같구 양사장님은 바루 알아보셨는데…!
상옥		…아니에요, 아부지두 아세요! 저보구 교수님 더 아버지셨
		다구 그랬어요!
홍여사		거짓말…!
상옥		정말이에요…!
홍여사		그리구…또, 있잖아…? 나같은 경우는 뭐 조그마한 물건   
                같은 거나, 꽃같은 거 선물하구 그러기 좋아하거든? 그런  
                데 아버지는 아니잖아?



홍여사, 섭섭해 한다.




상옥		…(안되겠구나)!



S#7. 수경 거실

수한이 들어온다. 애주가 문을 따준다.



수경모		얘, 넌 일찍일찍 들어오지 어딜 갔었니?
수한		네…죄송해요….
애주		저녁은 여보?
수한		먹었어. 안녕히 주무세요, 엄마.
애주		안녕히 주무세요.
수경모		그래, 잘 자라.




부부, 올라간다. 수경모, 코 흠흠! 한다.




수경모		아유…어디서 또 돼지갈비 깨나 굽구 오는 구나! 우리 아
		들…!

S#8. 수경방

애주, 수한 들어온다.




애주		당신 오늘 종일 뭐 했어요?
수한		비밀!
애주		포장마차 갔다왔네, 뭐! 얼른 씻어요.
수한		어, 알았어.




수한 옷 벗는다.



애주		여보, 당신 시계 어딨어?
수한		응? 잘 있으니까 걱정마….




수한, 나간다. 애주, 뒤적여 본다.



애주		?
수한		(도로 들어오며) 찾지마! 곧 도루 갖다줄게! (나간다)
애주		…(짐작하고 기가 막히다)


S#9.홍여사 마당(새벽)

영규가 혼자 앉아있다. 수경이 들어오다가 놀란다.



수경		어머 데련님, 왜 안 주무시구요?
영규		…일찍 깼습니다. 피곤하시죠?
수경		네, 좀요.
영규		그 야근은 언제까지에요?
수경		공사 오더가 줄어서요, 앞으룬 별루 없을 거에요….
영규		…(수경을 본다. 몸매)
수경		왜요, 데련님? 
영규		저, 형수님. 여자가 아기 가져서요, 약간 뚱둥해졌다 할 
		정도가 되면 대강 얼마나 된겁니까?
수경		하하! 왜 물으세요?
영규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수경		…약간 둥둥해 보일 정도?
영규		네… 그 정도면 임신 몇 개월 정도 되는 걸까요?
수경		글쎄…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제 친구들 보니까 어떤 
		애들은 입덧 끝나구 서너 달만 되두 벌써 표나는 애들두 
		있던데요?
영규		네에….
수경		어떤 사람들은 또 낳을 달이 다 되도록 남들이 잘 모를   
                정도루 배가 덜 부른 사람두 있어요.
영규		네에…알았습니다. 쉬세요, 고단하시겠어요!
수경		?




수경, 피곤하다.




S#10. 수경 신방

수경, 들어오자 동규가 일어난다.




동규		춥지, 얼른 와?
수경		괜찮아.
동규		누구랑 그렇게 얘길 했어?
수경		영규 데련님.
동규		뭐라구 해?
수경		그냥, 나, 애기 가져…피곤하겠다구…근데 동규씨, 나 순
		대 먹구싶어. 어떡해?
동규		…지금?
수경		응! 너무너무 먹구싶어! 저 아래…사거리 야식집 가면 팔  
                지 모른다?
동규		…저 아래 사거리에 확실히 있어?
수경		응! 있어! 얼른 사다 줘!
동규		알았어!




동규, 잠옷 위에다 코트를 입는다.




동규		빨리 갔다올게.
수경		허파랑 간이랑두 다 먹구 싶어….
동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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