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31회)



제 31회

S#31. 행사장 밖



동규, 나와서 두리번거린다. 수경 등을 보이고 속상해 하며 혼자 서있는 게 
보인다.

동규		(다가가서) 윤수경!
수경		(깜짝놀라 돌아본다)
동규		(놀래 주려고 웃는 얼굴이던 수경이 울고있는 것 본다) 
		뭐야 이거? 왜 그래?
수경		…아냐. 아무 것두 아냐.
동규		무슨 일이야? 말해 봐!
수경		아니라니까. 뭐하러 왔어?

수경, 얼른 얼굴을 수습한다.


동규		(짐작한다. 속상하다)
수경		(동규 마음 짐작하고) 아무 일도 아냐. 괜히 혼자 신경질 
		나서 그래.
동규		(말없이 손수건을 꺼내 수경 눈물을 닦아준다)

그리고 말없이 깊이 안아준다. 수경, 속상해 숨죽이며 울음이 터진다.

	S#32. 홍여사 마당 (아침)

	S#33. 수경 신방
	수경이 깊이 잠들어 있다. 동규, 출근하려다가 다가가서 수경의 이불을 잘 덥어준다. 볼에 입맞춰주고. 안쓰러운 얼굴로 잠시 바라보다가 나간다.

	S#34. 수경 마루
	동규가 나온다. 민규가 밥상을 치우고 있다. 동규 민규야…. 민규 네? 동규 형수 좀 푹 자게 조용히 하구 깨우지 마? 민규 네.

S#35. 홍여사 마당


동규가 막 나오는데, 재천이 들어온다.

동규		아버지 지금 오세요.
재천		오냐, 출근하니?
동규		네, 다녀오겠습니다.

동규, 나간다.

재천		수고해라.

홍여사가 화분을 하나 들고 나온다.

재천		제가 들어드리죠.
홍여사		아니예요, 햇빛 좀 쪼이려구요.

같이 들어 내놓는다.

홍여사		어제 찾으신다던 사람은 절 찾으셨어요?
재천		(화단가에 앉으며) 아뇨. 못 샀습니다.
홍여사		?
재천		…이제 찾을 필요두 다 없어졌구요, 안  기루 했습니다!
홍여사		…?
재천		교수님, 저 차  잔 주시겠어요? 오늘은 웬지 교수님이 타
		주시는 차 한잔을 얻어마시구 싶군요!
홍여사		…?!!

두 사람 서로를 깊이 본다.

S#36. 홍여사 거실



커피를 마시는 두 사람.

홍여사		누구를 찾으셨는데 그렇게 마음을 상하셨어요?
재천		민규 놈 엄마요, 한번 만나보구 싶었는데… 안 찾구 그냥 
		왔어요.	
홍여사		왜요?
재천		최근에 결혼했다더군요. 이젠, 남의 여잔데, 만난들 뭐하
		겠어요?
홍여사		어머나…!
재천		깨끗이 잊구, 잘살기만 바랄뿐이죠! …교수님은 미인이시  
                니까… 화려한 추억거리가 많으실테죠? 
홍여사		아뇨. 전 사실, 아무 추억두 없어요. 부끄럽지만요.
재천		설마요?
홍여사		…정말이예요. 제가 혼자 좋아하는 사람은 제 존재두 모르
		구, 저 좋단 사람들은 제가 싫었거든요.
재천		아니 얼마나 잘난 남자기에 교수님 같은 미인을 쳐다두   
                안 봅니까?
홍여사		호호…그럴 밖에요. 전 몽고메리 크리프트, 험프리 보가드,
		그래고리 팩 같은 님자들만 좋아했거든요.
재천		하하하!
홍여사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같이 손잡구 꼭 걷구 싶은 길두 
		있구 했는데. 이젠 꿈으루 끝나구 말건가봐요!

홍여사, 재천을 보고 서글프게 웃는다.

S#37. 수경 작은방



민규 책 보다가 본다. 재천이 돌아서서 멋을 부린다.

민규		아빠. 어디 나가세요?
재천		어? 응. 아빠. 손님좀 만나구 오마.

재천, 부끄러워 하며 얼굴 돌리고 나간다.

민규		다녀오세요…?

S#38. 홍여사 동네 골목


바바리 코트로 모양을 낸 재천. 재천이 홍여사 나오기를 기다리고 서있는데 
상옥이 오다가 본다.


상옥		어? 아부지 어디 가세요?
재천		우리 딸 오냐?
상옥		아부지 이거 누구 옷이야? 큰 오빠 바바리잖아요?
재천		어, 그래.
상옥		날씨가 추운데 왜 바바리는 입으셨어요?
재천		…그냥 좀 입었다. 아부지, 손님 좀 만나구 오마.
상옥		안녕히 다녀오세요.
재천		오냐, 춥다 얼른 가라.

하고는 재천 몇걸음 가는 척하고 몸을 숨긴다.

상옥		큰오빠 보고 아부지 코트 하나 사드리라구 해야겠네.

S#39. 홍여사 안방


홍여사 부리나케 몸단장 중이다.


홍여사		어떡해, 왜 이렇게 오늘따라 머리가 잘 안되니?

겨우 마음에 드는지 보고 다시 보고 하고는 나가다가 다시 들여다보고 놀
라서 나간다.


홍여사		어머, 어머! 이게 시간이 맞는거야, 틀린거야?

홍여사, 급하게 나간다.

S#40. 홍여사 대문 밖



홍여사 역시 바바리로 모양을 내고는 나온다.

홍여사		어떡해, 어떡해! 이십 분이나 기다리셨겠네!

하고 급하게 나오다가 들어오는 상옥과 부딪칠뻔 한다.

홍여사		어머나, 미안해!
상옥		교수님 안녕하세요?
홍여사		응, 안녕!

하고는 급하게 가버린다.

상옥		교수님은 왜 또 저렇게 급하시지?

상옥, 들어가려다가 문득 뭔가 생각하는 게 있다.

상옥		교수님두 바바리잖아? …?!


상옥, 둘이 만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몰래 뒤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