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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앉아 있다. 수경모 고개 좀 숙이고 앉아있다. 불안한 얼굴로. 수경부,
품에서 돈뭉치를 꺼내준다.
수경부 사둔, 우선 이것 받으세요, 지난번 오셨을 때 던지구 가셨
던 그 돈입니다.
재천 그걸 왜 절 주십니까? 싫습니다!
수경부 안 받으시면 수경이 도루 데리구 가겠습니다.
상옥 뒤켠에서 뭔가 좀 이상하다고 느끼고 듣고 있다.
재천 아뇨, 받으세요! 방값 절반은 내야 나나 내 아들들이나 다
리 뻗구 잘 거 아닙니까, 그래서 안사둔두 다른 말씀 더
안 하실거구요!
상옥 !
수경부 수경이, 데리구 가두 좋습니까?
재천 네, 데리구 가세요!
수경부, 화가 난다. 수경이가 사정하는 듯한 눈이라 참기로 한다.
수경부 …알았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그럼 받죠!
수경부 돈 주머니로 챙긴다.
수경부 사둔… 수경이가 아드님하고 좀 다른 환경에서 자란 걸
이해해주세요.
재천 다른 환경이라는 게 뭘 말씀하시는 지는 대강 알겠습니다
만, 우리 동규도 세끼 밥 나 챙겨먹이구 키웠습니다!
수경부 …
재천 나 너 친정 아버지 계신데서 딱 한마디만 하마. 너, 부모
덕분에 호강하구 잘 자란 거 내 아는데, 인제 그건 잊어야
한다! 이제는 너 부잣집 외동딸 아니구, 박동규 처구, 이
가난뱅이 박재천 며누리야! 너 이집 손님 아니야!? 주인이
야! 알았니?
수경 네.
재천 …친정집 금송아지는 다 잊구. 이제는 어떻게는 열심히,
검소하게 살아서 집안을 일으킬 생각을 해야지… 다시 한
번만 집을 나가고 그러면 그때는 내가 너 안 보겠다. 그렇
게만 알아라!
상옥 !
수경부 나두 마찬가지다. 이번은 처음이니까 내가 이렇게 적극
적으루 나섰다만 다음엔 둘이 해결해, 알았나, 박서방?
(일어난다)
동규 네, 죄송합니다.
홍 형부 가실려구요?
수경부 가야죠. (불쾌하나)사둔, 또 뵙시다.
재천 저두 시장에 나가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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