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쟁이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초상화쟁이가 말렸다.
예술하면 피곤해진다고... 헌데... 피곤하게도 지금 그는 늘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한다. 어쩌다 경호원까지
하게 됐을까? 게다가 정신병을 앓는 중아까지 지켜야 한다. 인생 꼬인다.
어쩌면 그는 그녀의 아픔을 즐긴다. 그녀가 아플수록 자신의 존재가 더욱 커진다. 타인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그의 태생적인 즐거움인 것 같다. 그는 사회의 경호원이자 중아의 경호원이다.
그녀가 곁에 있어 행복한 순간의 백미는 그가 부상을 당했을 때다. 그녀의 붕대가 그의 마음까지 단단히 묶어
주었다. 그녀와는 이렇게 아픔 나누는 사랑을 한다.
어느 날, 유명 여배우의 경호일을 보다가 그 주변에서 얼쩡대던 에로배우를 만났다. 그의 억센 팔에 밀려
넘어진 한은 자신의 얼굴을 묵사발 만들었다. 그리곤 언젠가 자신의 경호를 맡게 될 것이며 그 땐 자신의
속옷까지 빨게 할 거라며 되도 않는 멘트를 날리고 사라진다. 웃기는 여자다. 그리고...그녀와의 잦은 만남이
이어진다. 보호하지 않아도 되는 강인한 그녀가 좋다. 말 없던 그가 한과 함께 말을 한다. 한의 에로 시나리오
대역까지 해 준다. 징그런 대사와 신음소리라서 처음엔 어색했는데 자꾸 하니까 재미나다. 기쁨을 나누는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