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해성 성정부 소재지 시닝시와 해남티벳족자치주의 귀덕현

미지현의 황토고원에서 문득 초원이 그리웠다.
빨리 초원을 보고 싶다.

▶ 이정식 PD

유목민의 땅, 황하가 시작하는 곳
초원은 이 겨울을 어떻게 나고 있을까?
해발 4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
폭설과 영하 20-30도를 넘는 혹독한 추위
시닝 체류 이틀째
마침내 위험한 겨울초원을 향해 길을 떠났다.

눈에 파묻힌 2차선 공로
우리의 캐러밴이 아슬아슬 설원을 달려 나간다.
 

지난 가을에 보았던 풍경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구나.
양과 야크로 가득 찼던 계곡과 들판은 텅 비어 있다. 

골짜기를 가득 채웠던 가축들과
연기가 피어오르던 유목민 텐트도 간 곳이 없다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귀덕현성 근처에서 칭하이의 황하를 처음 만났다.
황토 담장을 두른 푸근한 느낌의 농가들이 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

▶ 청해성 귀덕현의 황하

좁은 농로를 이리저리 헤치며
거친 가시에 차체를 사정없이 할퀴며 강변으로 나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푸른 황하가 맹렬한 기세로 흘러간다.

▶ 김일만 촬영감독과 신동훈 동시녹음 기사

침묵 속에 설산 아래 흐르는
황하의 물소리를 담는다.
잠시 서서 지켜보자니 손발이 언다.  

귀덕현의 황하 전체를 담기 위해
김일만 촬영감독이 촬영장비를 둘러메고
길 건너 가파른 황토산을 묵묵히 오른다.

정상까지 불과 50여 미터나 될까?
따라 올라가자니 숨이 턱턱 막힌다.
한동안 숨을 몰아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