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회
      

S#31. 사진관 (낮) 



영규가 미숙과 아기를 데리고 와서 가족 사진을 찍는 중이다.

사진사          자. 아빠, 눈에 너무 힘이 들어갔어요. 힘좀 빼주세요!
영규            (표정 부드럽게 하고)
사진사          아빠 좋구요 .엄마는  고개가 약간  삐뚤어지셨어요! 고개 
                좀 세워주세요!
미숙            (시키는 대로 하고)

아기를 안고 앉는 영규.

사진사          자. 찍습니다. 하나, 두울, 셋!

사진 찍힌다.

S#32. 같은 장소 



사진사 이름 등을 적으며 바라본다.

영규            사진에 글씨 넣을 수 있죠?
사진사          그럼요! 뭐라구 적어 드릴까요?
영규            결혼기념이라고 써주세요!
사진사          …네?
영규            왜 놀래세요? 결혼기념이라구 써주시라는데?
사진사          아, 아닙니다. 사이즈는 어떻게 할까요?
영규            크게 뽑아주세요…! 요 정도 크기루요!  (벽에 걸린 것 보  
                이며 상당히 큰)
사진사          네. 잘 알겠습니다. 
영규            자, 그럼 부탁합니다.
사진사          저, 그런데.
영규            뭐요?
사진사          결혼 사진이면 아기는 빼구 두 분만  다시 찍으시죠. 저희
                집에 턱시도랑 드레스 같은 것두 다 구비돼 있으니깐요.
영규            평상복으루 결혼사진 찍으면 법에 걸립니까?
사진사          네?
영규            …나는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은 건, 무조건  하기 싫은 사  
                람이예요! 아시겠어요?
사진사          네.
영규            자, 잘 뽑아 주세요…! 가자!
미숙            (목례하고 나간다)
사진사          안녕히 가세요! (보내고는 작게 고개 흔든다)

S#33. 미숙 셋방 (밤) 



사람 들어왔다. 아기를 재워놓고 앉은 두 사람.

영규            이제는 신고두 했구, 어른들께  인사두 드렸구. 너하구 나 
                명실공히 완전한 부부야. 그러니까 너 우리 식구들 만나서 
                너무 주눅들고 그러지마, 알았어?
미숙            알았어요.
영규            민규, 상옥이한테두 웃사람으로서 할  것 하구, 형이나 형   
                수한테두 기죽지 말아! 
미숙            …그럴께요.
영규            기운내! 지금은 혼자 몰래 배불러서 우리집 기웃거리던 김
                미숙 아냐! 알았어?
미숙            (고개 끄덕인다)

영규, 미숙을 안는다.

영규            야. 너 어쩌면 그렇게 씻은 듯 아무두 없는 애니?
미숙            …
영규            내가 오빠 노릇두 해주구 삼촌 노릇두 해주구 다 해줄게.
미숙            …
영규            그리구 나는 너 시장에 나가 장사하는 거 싫어!
영규            지금 내가 뭔가 작은 거라두 내 사업을 구상하구 있어. 너 
                장사는 그게 결정될 때까지만 하는 걸루 하자.
미숙            …뭘 생각하구 있는데?
영규            글쎄 생각중이야! 뭘하든 너하구 차돌이는 내 손으루 벌어
                먹일 거야! 돈  많이 벌어서 실컷  먹이구 입혀 줄테니까,    
                걱정마.
미숙            …사업자금은 있어?
영규            충분친 않지만 있어. 걱정마!
미숙            웃는다.
영규            야, 너 오늘 다리 아팠지? 다리 뻗어봐!
미숙            왜?
영규            글쎄.

영규, 미숙의 다리를 잡아서 주물러 준다.

미숙            싫어…!
영규            가만 있어봐, 자식아! 지금부터 숙달된  조교의 시법을 보
                시겠습니다. 실시!

S#34. 계순방 (밤) 



민규, 계순과 얘기를 한다.

민규            엄마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한테 무슨 남자가 있어?
민규            왜 거짓말을 해?
계순            거짓말 아냐, 민규야!
민규            누구야, 말해봐? 엄마한테 누가 있다구 그래?
계순            이놈 자식아, 엄마가 있다면 있는 줄 알아!
민규            (본다)
계순            민규야. 엄마 아빠, 억지루 붙일려구 애쓰지마, 그거 안돼!
민규            (속상해 본다)
계순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엄마하구 니네 아빠 안돼!
민규            안되면 안됐지, 왜 거짓말까지 해. 엄마?
계순            이왕에 결혼 날짜 잡은 사람들, 편하게 살아야잖니?
민규            …엄마가 이런다구 누가 알아줘? 왜 이래요, 바보같이?
계순            …속상해 하지마. 민규야. 같이 있다구 가까운 건 아냐. 너
                만 알아. 아빠하구 엄마 약속했어. 항상 서로 생각하며 살
                기루 엄마는 그걸루 충분해.
민규            (머리 감싸고 앉아있다)

계순 민규를 안아준다. 민규, 휙 뿌리치고 일어난다.

민규            멋 부리지마, 엄마! …아빠구 엄마구 왜들 그래? 좋아!  엄  
                마가 정 그렇게 나온다면 나두 내맘대루  살 거야! 앞으루  
                내가 어떻게 살던지 상관하지 마세요! 알았어요!?

민규, 뛰쳐 나가버린다. 

계순            민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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