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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커다란 인형을 놓고 목욕대야에서 목욕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다.
혼자 책보고 해본다. 노크소리가 난다.
미숙 ?
수경E 미숙씨 ? 있죠? …나에요!
미숙 놀라서 일어난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수경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수
경 방안을 둘러본다. 아기용품들과 목욕하는 물건들이 방안에 흩어져있다.
미숙 어떻게 우리집을 아셨어요?
수경 물어봤어요…시장 사람들한테….
미숙 …앉으세요.
미숙, 주위를 치운다.
수경 (앉는다)
수경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요…그래서 왔어요!
미숙 ….
수경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구 싶어. 나는 그럴 권리가 있다구
생각해요!
미숙 …다 말씀드리죠. 어디서부터 얘기할까요?
수경 두 사람 어떻게 만났어요?
미숙 그 사람 군대 있을 때요. 부식 조달하러 다니다가요.
수경 …우리 데련님. 자기 애긴 거 알아요?
미숙 알아요.
수경 영규씨, 아기 원한 거 아니었죠?
미숙 저두 원하지 않았어요.
수경 그런데 왜 가졌어요?
미숙 처음에 몰랐어요. 애 가졌다니까 안 된다구 못 낳게 해서
병원에 갔었어요. 망설이다가 갔는데…애기가 너무 커버려
서 위험하다구 했어요.
미숙E 사실은 저 기뻤어요. 애떼는 거 싫었거든요. 그 남자 싫다
면… 혼자 키울려고 했어요.
수경 …그러면 생각대루 혼자 키우지 왜 우리 앞에 나타났어
요? 일부러 우리동네루 이사온 거죠?
미숙 네.
수경 나한테 접근한 것두 다 우연이 아니었겠네? 그죠?
미숙 …그랬어요.
수경 무서워! 미숙씨 이렇게 무서운 여자였어? 어떻게 이런 짓
을 해요?
미숙 제가 그렇게 잘못했어요? 박영규는 잘하구! 전 못한 거에
요? 이 동네루 왜 왔냐구요? …보구싶어서 왔어요. 그래
요, 전 바보래서 절 망친 그 나쁜 놈을 아직두 전 못 잊구
있어요, 사랑해요!
수경 …사랑이란 말…아무 데나 갖다 대지 말아요. 미숙씨…이
건 사랑이 아냐… 집착이지! 그리구, 뭐 나를 망친 나쁜
놈! 누가 미숙씨를 망쳤어? 우리 데련님이?
미숙 그래요! 난 그 남자때문에 망했어요!
수경 진짜 바보같은 소리하지두 마! 미숙씨, 우리 데련님하구
연애할 때 미성년이었어? 아니잖아? 다 큰 어른이 자기가
저지른 일에 자기자 책임을 져야지 누구 핑계를 대구 있
어, 지금?
미숙 언니가 뭘 안다구 그래요? 그래요, 전 언니처럼 공부두 많
이 못 했어요! 전 무식해서 그래요! 그 남자한테 나 이렇
게 혼자 망가져서 사는 거 보여주구 싶었어요. 복수하고
싶었어요…봐라! 보구 가책을 느껴라! 그럴려구 일루 왔어
요!
수경 진짜 이 여자 바보네? 어떻게 자기 망가지는 게 복수니?
멋있게 살아주는 게 복수지!
미숙 …(흐느낀다)
수경 (보고 있다) 지금이라두 안 늦었어…우리 동네 떠나. 미숙
씨, 혼자 살 능력 있잖아!
미숙 운다.
수경 가서 보란 듯이 애 잘 키우구 살아. 싫다는 남자한테 왜
목 매달아!
수경 말은 그렇게 하나 방안을 둘러보고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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