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회
     

S#21. 수경 신방


동규가 웃옷을 벗으며 농담을 한다.

동규            야, 너 수지 맞았다.  아부지가 주시구 영규가  주구, 나두 
                좀 주라! 
수경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구 똑바루  말해? 이 시간까지 어디
                서 뭐하다 왔어?
동규            팀 회식했어.
수경            …(섭섭) 그랬어? 무슨 일루?
동규            그냥! 너무들 기분이 우울해서. 팀장님이 한턱 쓰셨어!
수경            노래방까지 갔다왔구나?
동규            응!
수경            나 없는데 누구랑 부르스 췄어?
동규            비밀.
수경            설마 나대리는 아니겠지? 빨리 말 안 할거야?
동규            이것 벗겨주면 말해주지! (양말)
수경            싫어! 동규 씨는 손이 없냐? 왜 나더러 받으래?
동규            영화같은 거 보면 옷두 받아주구 양말두 벗겨주구 그러던
                데 좀 해보자, 우리두!
수경            하! 그런건 아예 기대두 하지마! 내가 냄새나는 양말을 왜 
                벗겨주니?
동규            한번만 해보자 우리! 응? 응?
수경            실없는 소리 하지말구  동규 씨  영규 데련님하고 얘기좀    
                해봐!
동규            왜?
수경            아무래두 뭔가  고민있는 사람이야,  자기 동생.  막내 데
                련님두 이상하구, 어떤 아줌마가 급하게  찾아서 나갔는데 
                아직 소식이 없어.
동규            그게 언젠데?
수경            낮에! 벌써 오래 됐어.
동규            즈 엄마 아냐?
수경            아냐, 목소리가 틀렸어. 내가 그분 목소리는 알아.

하는데 전화가 온다.

수경            (얼른 받는다) 여보세요?
민규            형수님 저예요. 
수경            어머 데련님 어디세요? 왜 아직 안오시구요?
동규            민규야?
수경            네.


S#22. 계순방

계순 누워 자고 민규가 작은 소리로 전화를 한다.

민규            형수님 저 오늘 집에 못 와요.
수경            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거기 어딘데요? 
민규            걱정하시지 마시라구요.
수경            잠깐 데련님! 데련님!
민규            네.
수경            말씀을 하셔야 하잖아요? 거기 어디냐구,  무슨 일이세요? 
                엄마가 편찮으세요.
민규            그렇게만 알아주세요. 안녕히계세요.

하고 끊어버린다.




S#23. 수경방
동규            뭐야?
수경            …그분, 데련님 엄마. 아픈가봐 거기 있대는데? 
동규            당장 오라구 해! 거기 전화 알지?
수경            동규 씨! 왜 이래? (말린다)
동규            …
수경            민규 데련님한테는 엄마야. 모른 척  해줘요! 많이 아프신
                가 부지. 그러니 낮에 그렇게 급하게 데련님을 찾지…!
동규            …(걱정이다)
수경            모른 척 해줘요, 제발! 동규 씨!


S#24. 수경 작은 방

영규 못 자고 뒤척거린다. 동규가 들어온다.

동규            너 무슨 일 있는 거야?
영규            아냐, 나한테 무슨 일 있어?  그런데 얘는 왜 안  오는 거   
                야?
동규            민규, 기다리지 마라.  즈 엄마가  아프다구. 거기서  자구 
                온단다.
영규            알았수. 아니 뭐 그렇게 질기지, 다들? 
동규            누가 질겨?
영규            아냐. 가서 주무슈.
동규            알았다. 자라.

하고 나가준다. 영규, 잠은 영 오지 않는다.

영규            (궁리를 하고 또하고 한다)



S#25. 시연방 (아침)

시연이 까무라져 잠들어 있다. 영규가 급하게  와서 걱정스럽게 들여다보고 
있다.

시연모          이렇게 일찍 웬일이야, 미스타 박?
영규            시연이 데리구 바람이나 쐬줄까  하구 전화했더니 아주머
                니께서 밤에 고생했다구 해서요. 어떻습니까?

시연모가 일회용 비닐장갑을 싸고 주사액이 든 캡슐을 치우고 있다.

시연모          금방 겨우 잠들었어. 밤새 못 잤거든. 얘가 갑자기 기력이 
                떨어지잖아.

영규, 시연모가 갖고 있는 주사 앰플을 본다.

영규            빨리 데리구 가야겠는데요?
시연모          …지금…상태론 여행 안돼, 무리야.
영규            관장님 제가 지키구 있겠습니다. 가서 좀 쉬시죠.
시연모          괜찮아.
영규            그렇게 하시지요.
시연모          그래, 그럼 좀 지켜줘.(하고 나간다) 한숨 자구 올께.
영규            네….

시연모 나간다.

영규            (시연앞에 의자 갖다  두고 앉는다) (가만히  시연의 손을 
                잡아본다)

영규, 이래저래 힘들다.

시연            (그대로) 아파.
영규            응? 어디가?
시연            (겨우 눈뜬다) 팔 …만지지마…오빠.
영규            (얼른 손을 뗀다) 그래, 알았어.
시연            (다시 잔다)


S#26. 홍여사 마당 (아침)

홍여사가 마당에서 화단을 정리하고 있다. 면장갑 끼고 담배  꽁초 등 주워 
올리는 홍여사. 상옥이 거들고 있다.

홍여사          아니 누가 도대체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화단이 재떨이루 
                보이나 부지? 아유, 속상해! 이게 집안 꼴이 이게 뭐냐구!
상옥            제가 주울께요, 교수님!
홍여사          괜찮아, 내가 할  거야! 그리구 누가  그렇게 현관 전기는    
                자꾸 끄는 걸 잊는지 모르겠어?

하는데 수경이 나온다.

홍여사          얘, 너 참 이거 고지서 받아! 
수경            뭔데? (받아보고) 뭐가  이렇게 많아, 이모?  물값이 너무    
                많이 나오는 거 같아! 
홍여사          많이 쓰니까 많이 나오지. 괜히 많이 나오겠니?
수경            그래두 이게 뭐야?
홍여사          수도값 무서우면 안 쓰구 살면 될 거 아니니?
수경            …이모 왜 그래?
홍여사          야, 너 솔직히 이런 말은 하구 싶지 않았지만 니네 식구들 
                이사온 뒤에 나, 손해 엄청  보는 사람이야?! 이게 많다구  
                생각하면 니네 이사가 얘!
수경            …이모…! (놀라서)
상옥            (놀라서 보고)
홍여사          전기구 물이구 다 누진제라는 거 알지? 전체 사용량이 많
                으면 많아질수록 요금이 올라간다구. 나 혼자  쓸 때는 뭐  
                든지 다 기본요금으루 충분했다, 너? 
수경            …알아. 미안하게 생각해. 이모, 근데 왜 화났어, 이모?
홍여사          내가 언제 화가 나? (팩 쏜다)
수경            (깜짝 놀라고)

하는데, 재천이 들어온다.

재천            교수님 뭐하세요?
홍여사          네. 안녕하세요?

하고는 새침해서 들어가버린다.

재천            ?
수경            왜 저리지, 이모가?
재천            왜 저러냐?
상옥            아부지 때문에 그러시지 왜 저러셔요?
재천            나 때문에?
수경            어머, 아가씨, 왜 아버님때문예요?
상옥            인제 큰일났어요! 안집 아줌마가  우리 식구 다  이사가래   
                요!
재천            왜?
상옥            왜는요? 다 아부지가 성의가 없으니까 그렇죠!
재천            내가 뭘 어쨌다구 그래, 이놈이?
상옥            어떻게 여자 마음을 그렇게두 모르세요, 아부지는?
재천            ?
상옥            교수님이 뭘 원하시는지  아직두 모르시겠어요? 여자들은 
                요, 이런 봄날 교외루 나가구 싶은 거예요!
재천            그래서 나더러 교수님하구 놀러라두 가란 말이냐?
상옥            네!

재천, 무안해지고 수경도 웃으며 들어가버린다.

재천            이놈아, 아부지 낮엔 좀 자야해!
상옥            지금 잠 몇시간 더 주무시구  덜 주무시구 문제가 아니잖   
                아요, 아부지? 까딱하면 이 식구들 다 끌구 영덕으로 내려  
                가야 할 지 모른다구요?!


S#27. 홍여사 안방

홍여사 면장갑 벗으며 화낸다.

홍여사          벽창호! 바보!

하는데 노크소리 난다.

홍여사          누구야?
재천            접니다.
홍여사          어머나….

재천, 들어온다.

홍여사          웬일이세요?
재천            (둘러보고) 오늘 교수님 바쁘세요?
홍여사          글쎄요. 왜요?
재천            날씨가 아주 기가 막히네요, 오늘 해서  저하구 어디 교외
                루 한번 나가셨으면 해서요.
홍여사          교외요?
재천            지가 맛있는 점심 사드릴께요, 어떠세요?
홍여사          !


S#28. 수경 마루

수경, 냉장고 청소를 하는데 재천 슬그머니 나온다. 모양을 내고.

수경            어머나, 아버님 참 근사하시네요?
재천            그러냐?
수경            네, 어디 나들이 가세요?
재천            어, 그래. 친구들 좀 보려구 한다. 이상하지 않니?
수경            멋있으세요.
재천            얘, 그런데 민규 이놈은 어떻게 된 거냐? 아침 일찍 또 나
                갔니?
수경            …네, 학원좀 알아본다구  일찍 나갔어요.  어제는 아버님 
                시장 나가신 뒤에 바루 들어왔구요…!
재천            어. 그래 그럼. 나 다녀오마!
수경            네! 다녀오세요!



S#29. 홍여사 안방

홍여사 봄 나들이 준비를 다했다. 상옥 모른 척하고 묻는다.

상옥            교수님 너무 이쁘시다. 어디 좋은데 가세요?
홍여사          응? 아냐… 강의 계획 좀  의논할 게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려구. 괜찮아?
상옥            너무너무 이쁘세요!

홍여사, 시계를 살짝 보고 기다리는데 전화가 온다.

홍여사          아냐, 내가 받을께…여보세요?
재천            저 올시다!
홍여사          네….
재천            저 지금 공원앞에 있습니다. 나오시죠.
홍여사          네에, 잠시후에 뵙겠습니다.
상옥            (모른 척 웃고)
홍여사          상옥아, 나 다녀올게?
상옥            네!


S#30. 갤러리 안 (낮)

영규, 지나가는데 상인 한 사람이 부른다.

상인            박 실장님….
영규            (거만하게) 뭡니까?
상인            저 잠깐만요!
영규            저 바쁩니다?
상인            아이, 그래두 잠깐만!

하고는 영규를 끌고 간다. 상인 가서 수표를 넌 봉투를 하나 준다.

상인            이번에 우리 임대계약 갱신하는데 힘좀 써주셔, 응?
영규            아니 장사가 안되셔서 임대료두  연체하시는 분이 갱신하   
                시려구요? 그냥 이번에 매장 비워주세요! 벌써  다른 점주  
                연결됐습니다.

영규, 가버리는데 상인 잡아끈다. 간절하게.

상인            박 실장님!
영규            …제가 무슨 힘이 있다구 그러세요?
상인            한번만 봐주셔. 응? 응? 내 앞으루 잘 모실게, 박 실장님? 
                응? 응?

상인 얼른 봉투 하나 더 꺼내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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