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회
     

S#11. 홍여사 마당

수경, 막 출근하려는데  홍여사와 재천이 들어온다. 수경 웃으며 얼른 몸을 
숨긴다.

재천            저… 그럼…  저는 시장에 나가겠어요.
홍여사          …네.
재천            손난로, 아주 잘 쓰겠어요.
홍여사          …네.

홍여사, 들어가고 재천은 자기집 쪽으로 온다.

S#12. 수경 마루

재천이 들어온다.

재천            (생선상자 보고) 이게 다 뭐야? 아저씨 다녀갔니?
수경            네, 아버님.
재천            (상자 등 열어보고) 원 자식 잊지두 않구…!(고맙다)
수경            아버님, 저 출근하려구요. 진지는 보온 밥통에 있습니다.
재천            오냐, 걱정말구 다녀오너라.
수경            근데…아버님. (웃는다) 날짜는 잡으셨어요?
재천            (작은방으로 가며) 무슨 날짜?
수경            (웃는다) 동규씨두 궁금해할 거예요.
재천            (무안해하며) 그게 그렇게 쉽니? 동규한테 그렇게 말해라.
                긍정적으루 검토해 보기루 했다. 그렇게만 해.
수경            네.
재천            아, 참 수경아, 너 설 준비좀 해야지!
수경            어떻게…할까요? 아버님? (걱정스럽다)
재천            차례 모셔야 하니까, 뭐 떡두 좀 하구, 고기국두 끓여보구, 
                만두두 빛구, 빈대떡두 부쳐보구,  …간단히좀 해봐. 이걸루 
                보태 써.

하고 돈 십만원정도 준비했던 건 꺼내준다.

수경            (그게 간단한 건가?) (받고) 감사합니다, 아버님.
재천            상옥이 불러서 같이 하면 된다. 간단히 해.

하고 들어간다. 수경, 걱정이 하나 더 생겼다.

S#13. 홍여사 마루

홍여사 마루의 커튼을 베일처럼 해서 거울을 보고있다. 혼자 미소지어 보는
데 문이 열리고 수경이 들어온다.

홍여사          어머나, 깜짝이야, 얘! 
수경            뭐해, 이모? 신부 화장해놓으면 얼마나 이쁠까 하구 보고
                있지 이모?
홍여사          아냐, 얘!
수경            뭐가 아냐! 그건데! 근데 이모, 엄마가 나더러 이모한테 앞
                으로 조심하라구 하던데? 시어머니 될지두 모른다구? 나 
                조심해?
홍여사          …얜. 조심하긴 뭘 조심해.
수경            그지? 아 앞으루두 막 함부루 해두 되지?
홍여사          몰라, 몰라, 가! 빨리!

홍여사, 수경을 밀어낸다. 수경, 하하 웃으며 밀려나가고.

S#14. 수경 작은 방

재천 들어와서 홍여사가 사준 옷으로 갈아입는다. 잠깐 옷을 입다가 생각
을 한다. 민규의 스케치북을 꺼내 계순 그림을 찾아본다. 보며, 주저앉아 담
배 한 대를 피워문다. 그림을 본다. 한숨 쉬며 덮는다.

S#15. 사무실 복도

수경이 출근을 한다. 동규가 뒤에서 부른다.

동규            앞에 가는 아가씨, 늘씬한데, 시간좀 있어요?
수경            네에…! 나 가진 건 시간하구 몸매밖에 없는 여잔데, 왜요? 
                (장난하고) 어디 갔다 와?
동규            인쇄소! 뭐 좀 먹구 나오니?
수경            응, 먹었어. 그보다 동규씨, 아버님이 긍정적으루 검토중이
                다! 그렇게 전하래!
동규            뭘?
수경            아버님 결혼껀.

둘이 얘기하며 회의실로 간다.

S#16. 회의실

두 사람 막, 들어서는데 박수가 터져나온다.


팀장            아, 축하해 ! 봉수씨!
남1             감사합니다.
동규            뭡니까?
팀장            봉수씨 동생이 이번에 의대에 합격했대!
동규            야, 축하해! 봉수씨!
수경            어머나, 그 재수하던 동생이요? 축하해요!
남1             감사합니다!
팀장            김봉수 씨, 입지전적 형제다, 진짜! 요즘 이런 형이 없어! 누
                가 자취해가며 재수생  도시락 두 개씩 싸주는 총각형이 
                있냐?
이대리          그럼요! 그 박봉에 재수 학원비 다 내주구, 봄가을 보약두 
                먹이구 신문에 날 형이예요!
팀장            그뿐이야? 동생 공부하는데 방해된다구 데이트까지 안한 
                의지의 남자잖아!
나대리          어머나, 정말이예요?
남2             사실이예요, 그건 제가 알아요?
동규            …(부끄럽다)
남1             아이, 그만하세요, 남들 다하는 건데요, 뭐 저만 했나요.
팀장            그래, 하긴 옛날에 아니 옛날이 아니라 바루 나만 해두 우
                리 누이가 저는 산업체 고등학교 다니면서 내 하숙비 대줬
                잖아!
나대리          그래서 오빠 노릇좀 하세요?
팀장            오빠 노릇? 아픈데 찌르지 맙시다!

모두 웃고, 모두 같이 박수치며 축하해주고.

팀장            자! 3.3.7 박수로 축하 한번 하구 그 얘긴 그만합시다! 축하!

모두 같이 박수치며 축하해 주고.

S#17. 수산시장 좌판 (낮)

인부들이 일을 끝내고 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 잔씩 하고 앉아있다.

재천            아니, 뭐가 춥다구들 그렇게 춥다춥다 그래?  나처럼 이런
                거 하나 들구 다니면 되잖아!


하며 꺼내는데 홍여사가 준 주머니 난로이다.

인부1           그게 뭔데? 
재천            만져봐, 뜨뜻하다구! 
인부            (잡아보고) 이거 어디서 샀어?
재천            모르지 나야! 내가 산 거 아니니까.
인부2           누가 사줬는데?
재천            우리 애인!
인부2           애인? 박씨, 애인 있어?
재천            하하하! 그럼 없나? 이것두 우리 애인이 사준거구!

재천, 점퍼도 자랑을 한다.

인부2           아니 이것두 사 줬다구? 박씨 애인, 돈많은 가부다!
인부`           뭐하는 여잔데, 애인이?
재천            교수야!
인부            아따! 뻥은 교수? 박시 애인이 교수면 우리 애인은 제기, 
                총장이다!

등등하며 웃고 한다. 하는데 친구가 온다.

친구            재천아!
재천            어, 왔냐? 앉아라.


인부들과 인사 나누고 하는 친구.

인부1           그런데 양사장님! 여기 박씨 애인이 정말 교수예요?
친구            누가 그래요?
인부2           지금 이 사람이 그러는데요?  이 잠바도 애인이 사준거라
                구요!
친구            얘 말 믿지 말아요! 얘 전부 거짓말이예요!
재천            뭐, 임마? 어째서 거짓말이야? 저두 다 알면서?

인부들 그럴줄 알았다. 등등하고 웃으며 일어난다.

친구            알기는 내가 뭘 알아 너한테 무슨 애인이 있어? 있다면 
                나한테 있지! 아줌마, 안그러우?

아줌마 웃고 네, 등등하고 인부들 다갔다.

친구            아줌마! 여기 국밥 한그릇 말구 우선 소주부터 한병 주우!

아줌마 네 하고 소주 준다. 친구 팩돌아 앉아 혼자 따라 마신다.


재천            야, 왜 돌아앉아 자식아?
친구            관둬, 야! 난 너 얼굴도 보기 싫어!

하고는 팩 돌아 앉으며

친구            …의리 없는 인간같으니! …뭐 결혼을 한다구?
재천            술이나 받아.
친구            아이고 내가 왜 살아? 접시물에 콱 코나 박구 그냥 죽어
                야지!


재천 하하하 웃는다.

S#18. 미숙샛방 (초저녁)

미숙 혼자 돈 계산한다. 그눈에 자기를 이상하게 보던 상옥의 얼굴이 떠오
른다. 하는데 소리가 난다.

옆집 E          여보세요?
미숙            ?
옆집            미숙아?
미숙            (깜짝 놀라서 후다닥 돈을 치운다) 누구세요?

하고 문을 연다. 옆집 여자가 서울 오느라고 좀 모양도 낸 옆집여자이다.

옆집            (반핵하며) 나야!
미숙            (당황하며) 어떻게 찾았어, 영자 언니?
옆집            들어오란 말두 안해?
미숙            …들어와.

옆집 들어온다.

미숙            웬일이야? 언니? 어떻게 여길 찾았어?
옆집            응, 경동시장에 외상받으러 왔다가 너 한번 찾아보구 갈
                려구 왔지 뭐. 너 짐 실어다준 상회 아저씨한테 약도를 미
                리 받아뒀거든. 방좋다! 밝고… 크구!


하고는 부지런히 방안 풍경을 훔쳐본다.

옆집            배가 제법 부르네?
미숙            응…(웃는다)
옆집            신랑은 어디 갔어? 
미숙            …(웃는다)
옆집            근데, 왜 신랑 물건이 하나두 없어?

옆집 여자 미숙을 돌아보는데 이미 의심하고 있다.

S#19. 시연방 (밤)

영규 퇴근하려고 왔다.


영규            시연아, 오빠 퇴근한다?
시연            응, 잘가.
영규            야, 얼굴이나 맞추구 인사해라.
시연            …잘자라!

하고 나간다. 돌아보는 얼굴이 좀 걱정스럽다.

S#20. 수경 작은방 (밤)

민규, 혼자 머리를 감싸고 벽에 등을 붙이고 앉아있다. 외로워 보인다. 동
규, 몰래 들여다보고 있다. 민규, 문득 시선 느끼고 얼른 일어난다.

민규            …

동규, 민규의 어두운 얼굴을 본다.

동규            혼자 뭐하구 있니…? 너?
민규            …
동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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