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미이야기
아파트 상가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수미는 씩씩하고 화끈한 여장부다.
한번 화가 나면 있는 말 없는 말 다 쏟아붜야 속이 시원하지만 그래도 뒤끝은 없다.
그녀는 집안의 실질적 가장이고 왜소하고 소심한 남편 봉섭은 남자주부다. 그래서 이 집에선 모든 게 정 반대다.
잠자리를 할때도 수미가 씩씩하게 “한번 해!”를 외치면, 봉섭은 깨갱 기가죽어 어디론가 숨고만 싶어지는 것이다.
수미가 삼계탕이라도 끓여논 날은 미리부터 땀이 삐질삐질 날 지경이다.
아내의 압제에 시달리던 봉섭에게 예상치도 못했던 로맨스가 찾아온다.
채소코너 은숙과의 만남이 그것이다.
아내와는 정 반대로 살갑고 다소곳한 은숙은 봉섭이 살아가는 한 이유가 되어버렸다.
그녀 앞에만 서면 자신이 진정한 남자가 된 기분이다.
영혼의 위안을 얻는 대화의 친구로, 알콩달콩 닭살 멜러를 엮어가는데...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호랑이같은 아내 수미에게 들키고 만다.
복날 개패듯 봉섭을 두들겨 패는 수미.
봉섭은 얻어맏으면서도 꿋꿋하게 외친다. 우리의 사랑을 모욕하지 말라고!
늘씬하게 얻어맞고 집에서도 내쫓기지만, 결국 봉섭이 돌아갈 곳은 씩씩한 아내의 품이었다.
한바탕 해프닝을 겪어내면서도 수미부부는 여전히 지지고 볶으며 그렇게 결혼생활을 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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