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가장 청렴하고 도덕성이 뛰어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지기반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기적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나라 안팎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합리적인 정국운영과 융통성 있는 개혁드라이브로 집권 2년째인 현재까지도 대다수 국민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
말수가 적고 무뚝뚝 무심 엄격한 듯 하나 속정 깊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 ‘밥은 먹었냐?’가 친근함의 최대치 표현일 정도. 하지만 무뚝뚝하게 툭 내뱉는 그의 ’밥은 먹었냐?‘라는 말엔 큰 울림이 있다.
대통령 장민호와 영부인 오영실은 세간에 알려진 대로 그렇게 만났다. 시대와 이데올로기가 만들어준 커플이라고 혹자들은 말하지만 누가 뭐래도 그들은 뜨겁게 사랑했고 또 열심히 사랑하며 살았다. 아내를 사랑한다. 다시 태어나도 그는 오영실이란 여자와 백년해로 할 것이다.
시원시원하고 소박 소탈 솔직한 성격. 정이 많지만 싫고 좋음은 확실하다.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에 가장 인간적이고 서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 학력에 공순이 출신 영부인이라 학력 중시하는 대한민국 보수세력으로 부터 끊임없이 영부인 자질시비를 당하고 있다.
부리는 경호원의 떨어진 양복단추를 손수 꿔매어줄 정도로 인간적이고 사람과 사물에 허물이 없다.
모두들 선망하는 영부인이 되었지만 정작 그녀는 청와대에 유배왔다고 생각한다. 자유롭지 못한 청와대 내 영부인 생활을 재미없어 하고 갑갑해 해, 가끔씩 우스꽝스런 돌출행동도 한다.
청와대 들어온 후부터 혼자 중얼거리는 버릇과 사물과 이야기하는 능력이 생겼다.
그녀는 요즘 외롭다.
병이 나기 전엔 촉망받는 방송국 성우였다. 시원스런 마스크만큼이나 화통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어떤 자리 어떤 사람들 하고도 잘 어울리는 사랑스런 매력녀였다. 준원과는 동갑으로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유럽 배낭여행 가서 만났다. 봐도 봐도 잘난 남자라 다른 여자들한테 뺏길까봐 졸업하자마자 그녀쪽에서 결혼을 서둘렀다. 근데 알고보니 그는 쇠락해가는 출판사집 딸이 넘보기엔 너무나 대단한 집 아들이었다. 당연히 차일 거라 각오하고 멋지게 이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그의 부모님이 너무나도 쿨하게 그들의 결혼을 승낙해주셨다. 그리고 넘치게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영원할 것만 같던 그녀의 행복에도 어느날 불쑥 끝이 찾아왔다. 알츠하이머 병! 그녀, 벌써 3년째 이 무섭고 기막힌 병과 투병중이다. 이유도 모른 채 그녀의 뇌는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 그녀의 뇌 따라 그녀도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다. 통상 7년에서 10년 정도 투병하다가 어느날 불쑥, 죽음 또한 찾아오는 게 이 무서운 병의 끝이라고 한다. 사랑스런 아내로 다정한 엄마로 재능있는 성우로 늘 활기넘치던 그녀의 24시간은 이제 정신이 깨어있는 시간과 정신이 나가있는 시간으로만 존재한다.
돌도 안지나서 지수가 알츠하이머 병에 걸렸기 때문에 제대로된 엄마의 사랑을 사실상 받고 자라지 못했다. 어린 효원에게 엄마는 ‘늘 아픈 엄마, 보살펴줘야 하는 엄마’로만 인식되며, 엄마의 존재감보다는 아빠의 존재감이 훨씬 크고 절대적이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울 때도 ‘아빠’를 부르며 운다.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엄마 때문에 아빠와 같이 자지 못한다고 엄마를 미워하고 준원이 없을 때 엄마를 골려주고 놀려먹기도 한다. 제 기분 따라 때론 함부로 때론 애정으로 장난감을 대하듯 엄마를 대하는 어린 효원 모습이 아프다. 또래들보다 모든 게 빠르다. 밝고 명랑하지만 가끔씩 보는 사람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슬픈 눈을 하고 정신을 놓은 엄마를 바라보기도 한다. 봉순을 좋아한다. 첫 만남부터 좋지 않았던 봉기는 끝까지 띄엄띄엄 본다.
최불암 김혜옥 정소영
장민호 오영실 고지수 장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