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진정 신라(新羅)인가!
신라의 美와 기상, 그리고 신라인의 모든 것들이 오늘 새롭게 재현된다

한국 고대 역사가 숨쉬는 도시 경주.
거대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유적지로 구르는 돌 하나 하나에도 역사의 흔적이 있다는 경주는 우리 고대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다. 5천년 문화의 심장부인 경주는 신라의 도읍지로 건국부터 통일신라, 이후 멸망에 이르기까지 신라 천년의 역사가 어우러져 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경주의 유물 유적들을 통해 신라 역사와 그들의 문화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전달한다. 역사를 포함해 삼국 통일을 이룩한 화랑도의 기상, 풍류와 해학의 멋을 지닌 신라인의 삶도 살펴본다.
특히 변화무쌍하고 유장했던 신라의 역사를 '탄생'부터 '소년기', '청장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계절의 변화와 인생의 흐름에 비유, 새로운 형식으로 신라 천년을 바라본다. 그리고 경주의 사계절을 HDTV로 촬영한 이 프로그램은 우리 문화의 전성기였던 신라의 새로운 모습을 최고의 화질로 완벽하게 전달한다.

신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예술적?에세이적 접근을 시도한 이 프로그램은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룩했던 신라를 통해 21세기 오늘,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주요내용
: 강우방 교수와 함께 하는 경주
경주가 있기에 '그'가 있다. 아니, 그가 있기에 '신라 경주'가 있을 수 있다.
서울대학교 독문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전(前)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현(現)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32년의 박물관 인생을 접고 교편을 잡은지 2년.
경주에 있을 때나 대학에 있을 때나 그의 곁엔 언제나 경주가 있다. 15년간 경주에 머물면서 경주를 직접 읽고 느낀 강우방 교수. 그의 연구와 탐구가 녹아있는 경주, 그리고 천년 신라.

그를 통해 오늘, 신라 천년의 새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신라 이야기
<탄생> 나정 오릉 계림
영원을 상징하는 물, 풍요를 나타내는 숲
그곳에서 신라는 시작되었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 신라 천년은 나정(蘿井)에서 시작한다. 백마(白馬)가 절하는 자리에 놓였던 알에서 태어난 신라(新羅). 신라는 이처럼 눈부신 밝은 아침, 우물가에서 시작하였다. 우물은 생명의 자리이며 하늘과 땅과 바다를 연결하는 통로이다.
그 통로는 박혁거세와 초기 왕들의 무덤, 오릉으로 이어진다. 오릉의 곡선은 아름답다. 세월의 비바람 속에서 능의 곡선은 자연의 곡선으로 회귀하였다. 마치 박혁거세가 승천하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그렇게 자연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나정에 이어 신라는 계림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는다. 나무에 걸린 금궤에서 나온 아이, 김알지. 그가 김씨로 신라의 첫 임금이 된다.

<소년기> 부처골 감실석불 삼화령 애기부처 분황사 석탑
바위 속에 피어난 신라인의 미소와 영혼
고구려와 백제의 불상과 달리 신라의 불상은 귀엽고 천진난만하다.
밝게 비치는 햇살만큼 환한 불상의 미소. 그 미소 속에서 신라인을 만날 수 있다.
암벽을 파고 들면서 부처님을 조각하여 석굴과 부처님이 한 몸을 이룬 부처골 감실석불.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된 석굴이다. 일본 관광객이 하룻밤 곁에 두고 보았다는 불상의 미소. 경주 박물관에서 가장 사랑받는 삼화령 애기 부처. 주먹을 불끈 쥐고 익살스런 표정으로 서있는 분황사의 금강역사.... 전에 보지 못했던 신라의 새로운 얼굴을 만난다. 신라의 소년기는 굳은 바위 속에서 천년의 시간 동안 변함없이 피어난 신라인의 미소와 영혼이다.

<청년기> 선도산 마애삼존불 사천왕상 원원사
잣가지 드높아 서리 모를 화랑이여!
문무왕 8년(676), 삼국 통일 후, 신라는 강한 신라, 완벽한 통일 신라로 다시 태어난다. 당나라에 맞서 싸우기 위해 신라는 강해져야 만 했고 그것이 예술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선도산 중턱에 위치한 마애삼존불. 통일 신라 시대의 강력한 의지가 세찬 풍파 속에서도 꺽이지 않은 체 우뚝 서있다.
신라인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사천왕상(四天王像, 네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 용맹한 사천왕상의 모습은 통일 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특히 화랑도의 정기가 어린 원원사탑에 새겨진 사천왕상은 그 예술적인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 또한 사천왕사터에서 출토된 사천왕상은 몽고란 이후, 조각난 파편으로 빈 터에 나뒹굴었다. 이를 강우방 교수와 진념 어린 두 예술가가 완벽하게 복원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천오백년여만에 살아난 사천왕상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장년기> 성덕왕릉 석굴암 열암곡 포석정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을 찬란한 문화풍성한 가을과 함께 신라 역사는 예술 정치 사회 모든 면에서 완숙기에 이르게 된다.
신라 문화를 대표하는 예술품! 인류가 성취해낸 가장 위대한 예술품, 석굴암. 부드러움 속에 묻어나는 넘치는 생명력. 양미간에 서려있는 슬기로움, 세상을 구하기 위한 손, 그리고 백호. 석굴암 본연의 웅장하고 완벽한 미의 세계를 섬세한 촬영을 통해 그대로 전달한다.
또한 석굴암 이외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예술품들을 새로이 찾아 발굴 소개한다. 그 웅장함에 있어서 석굴암 못지 않게 우리를 압도하는 열암곡의 목없는 불상. 이곳에서 신라 예술에 대한 예찬과 더불어 천년 문화의 비장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 역사상 왕조가 바뀌지 않은 체 가장 오랜 기간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신라!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문화를 이룩해냈던 그 신라의 진가를 볼 수 있다.

<노년기> 황룡골 경순왕릉
無始無終, 不生不滅 신라는 나고 사라졌다. 폐허를 간직한 겨울 바람 속에서 신라의 마지막 모습들을 만난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황룡골. 여기저기 나뒹구는 심초석과 탑신들만이 신라천년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구멍난 사리공과 거대한 탑신을 끌어안은 고목만이 묻힌 신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분단의 역사에서 총받이 역할을 해야했던 경순왕릉의 비석. 천년왕국의 마지막이 우리 역사의 단절을 상징하는 38도선 상에 자리잡은 것은 우연일까! 임진강을 바라보며 소리 없이 묻힌 경순왕. 그곳에서 우리는 잊혀진 신라 역사의 고매한 정신을 되찾고자 한다.

신라 문화는 그렇게 사라졌다. 그러나 영원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처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있는 것도 아닌 것이 인생이듯
신라 역사도 그렇게 우리 가슴속에 맥맥히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