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화려한 날개짓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나비”.
나비는 어릴 적 우리가 즐겨 불렀던 동요 속 주인공으로 사람들에게 아주 친근한 곤충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땅의 나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은 어디서 태어나고 또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200여종의 다양한 한국 나비들 생태를 제대로 담기 위해 고품위 고화질 HDTV로 1년여간 제작한 창사특집 HDTV 자연다큐멘터리 <나 비>
나비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화려한 날개짓 뒤로 숨겨진 치열한 나비의 삶을 따라가 보자.


제1부 생명의 신비

▣ 이른 봄의 나비와 짝짓기

만물이 소생하는 봄, 나비들 중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애호랑나비. 봄에 피는 얼레지꽃만 먹는 애호랑나비는 그래서 일년에 딱 한번밖에 볼 수 없다. 애호랑나비 이외에도 봄이 깊어감에 따라 숲은 새로운 나비들로 가득 차고 나비들은 짝짓기에 들어간다. 곤충세계에서 짝짓기는 가장 중요한 일로 끊임없이 구애를 하는 수컷나비들의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암컷 나비의 번데기 앞에서 나비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수컷나비가 있는가 하면 짝짓기 중인 나비들 사이에 끼어 들어 꼬리를 들이대며 짝짓기를 방해하는 뻔뻔한 수컷나비도 있다.
나비들의 독특한 짝짓기 생태 중 하나는 바로 수태낭이다. 수태낭은 짝짓기 이후에 수컷의 분비물로 암컷의 꼬리에 막을 씌워 다른 수컷과의 짝짓기를 하지 못하게 막는 일종의 정조대로 애호랑나비와 모시나비에서 볼 수 있다.

▣ 호랑나비의 일생

짝짓기 이후에 암컷 나비들은 곧 산란을 한다. 제각기 다른 식초를 가지고 있는 나비들은 자신의 식초를 찾아 날아가 잎이나 줄기에 산란을 한다. 배추흰나비처럼 한번에 하나씩 산란하는 나비도 있고, 금빛어리표범나비처럼 층층이 수백개의 알을 낳는 나비도 있어 알의 색과 모양은 나비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호랑나비 애벌레는 부화하면서 자신의 알껍질을 먹는다. 이렇게 부화한 호랑나비 애벌레는 탈피한 횟수에 따라 령으로 구분된다. 1령부터 4령까지는 새똥과 같은 형태로 위장을 하던 호랑나비 애벌레는 5령이 되면서 탈피를 거쳐 선명한 녹색의 애벌레로 변신을 거듭한다. 이 애벌레들은 일정 기간 후 가지나 잎에 몸을 고정시켜 번데기가 되는 용화를 거쳐 비로소 번데기에서 성충이 나오는 우화를 통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성충의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다.

▣ 나비의 날개
비오는 날, 나비에게 우산은 없다? 섬세한 무늬로 나비의 화려함을 한껏 빛내주는 나비의 날개는 아름다움 이상의 비밀이 있다. 기왓장구조의 날개가 그 비밀의 열쇠인데 날개 위로 떨어진 물방울은 그 독특한 기왓장 구조와 인분으로 인해 나비의 날개를 젖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꿀을 먹는 긴 빨대모양의 입과 커다란 눈은 나비들에게서는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다.

▣ 나비의 먹이
긴 입을 가진 나비가 꿀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 주로 꿀을 먹기는 하지만 무기질 섭취를 위해 수분섭취를 하기도 하고, 종에 따라 나무진,짐승들의 배설물이나 사체, 과일 등을 먹기도 한다.


제2부 삶, 그리고 죽음

▣ 서식지에 따른 분류
전국에 걸쳐 서식하고 있는 나비는 보통 초원성 나비와 고산성 나비로 나뉜다. 초원이나 논밭 등에서 사는 초원성 나비는 배추흰나비, 노랑나비, 갈구리나비, 작은멋쟁이나비등 여러 나비들이 있고 높은 산에 사는 고산성 나비로는 높은산세줄나비, 함경산뱀눈나비, 산황세줄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제주도를 대표하는 나비인 제주꼬마팔랑나비와 흰뱀눈나비, 산굴뚝나비도 있다. 또 바다를 건너는 나비로 알려진 왕나비가 있는데 이 나비는 제주도를 거쳐 태백산맥에서까지 발견되고 있다.

▣신기한 이름의 나비들
나비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거꾸로여덟팔나비, 도시처녀나비, 번개오색나비, 부처사촌나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등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이름들을 가진 나비들이 여기 있다. 특별한 외모에 걸맞는 범상치 않은 이름을 가진 나비들과 그 이름 속의 의미들을 알아본다.

▣ 나비의 위장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나비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살아남기 위한 나비들의 노력은 위장으로 나타난다. 별박이세줄나비의 애벌레는 나뭇가지와 구분이 안 가는 외모로 가지 끝에 붙어 생활하면서 자신을 감추며, 큰멋쟁이나비 애벌레는 여러 채의 빈집을 지어 자신의 집을 보호한다. 호랑나비과의 애벌레들의 어깨에는 뱀눈 같은 무늬가 있어 머리를 보호하고 외부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취각의 독특한 냄새로 상대를 물리친다. 또한 성충의 경우 눈많은그늘나비나 뱀눈그늘나비는 날개에 있는 눈 모양의 무늬로서 큰 눈을 무서워하는 새들에게 겁을 주므로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 나비의 천적과 죽음
한 개의 알이 성충이 되기까지는 나비는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한다. 나비의 대표적인 천적인 고치벌은 나비 애벌레의 몸에 알을 낳아 기른다. 나비 애벌레는 고치벌에게 기생 당한 것도 모른 채 계속 잎을 먹으며 나비가 될 날만을 기다리다 결국 고치벌의 애벌레들이 몸을 뚫고 나와죽고 만다. 또 운 좋게 고치벌을 피했다고 해도 번데기에서 못 나오거나 날개가 펴지지 않아 죽은 나비들도 많고, 설사 나비가 됐다고 해도 사마귀, 거미에게 잡아 먹히는 등 숲 속 나비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이밖에도 교통사고나 익사등 나비의 죽음의 원인은 다양하다.

▣ 겨울잠에 들어가는 나비들
깊어가는 가을 속에 나비들은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 애벌레 또는 성충의 모습으로 바위 밑이나 숲 속의 낙엽 사이사이에 자리를 잡은 나비들은 월동태의 모습으로 겨울을 나고 다음 봄의 화려한 외출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