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이야기

'어머니'라는 정갈한 표준어에서는 느끼기 힘든 투박한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어무이'. 이 드라마는 1970년대 후반의 경상도 한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HDTV용으로는 임화민 연출의 베스트극장「사랑한다고 말해 봤니?」(1999), 황인뢰 연출의 베스트극장 「창포필 무렵」(2000), 국군의 날 특집극 「에어포스」(2000)에 이은 4번째 (베스트극장으로는 3번째) 드라마 작품이다.
'어무이'는 기존의 HDTV 드라마에서 다소 미비했던 점들을 보완하면서 16:9의 화면비율에 맞춘 영상미를 강조한 작품이다. 지역배경은 경상도의 한 산골 마을이지만 아름다운 영상미를 담기위해 전국의 숨어있는 절경들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촬영지는 강원도 횡성/충남 온양 외암리 마을/ 전남 구례-남원-담양의 각지로 나뉘어 졌고 보통 6-7일 정도 걸리는 제작기간도 12일 풀 촬영을 해야 만 했다.
제작비도 일반 드라마의 2배 (1억 2천 정도)가 투입되었다. 조명과 빛의 세기에 민감한 HDTV의 특성상 주간에는 매 촬영지마다 직접 물을 뿌려가며 빛의 반사를 최소화했고, 야간에는 일반 드라마 촬영의 3배 정도되는 조명을 동원해야 만 했다.

촬영을 맡은 이태술 카메라 감독은 우선 4:3에서 16:9라는 화면비율의 변화 로 인해 연기자는 물론 전 스탭이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고 전한다. 기존 4:3에서는 당연히 잘려나갔을 배경장면들도 16:9화면 속에는 잡히기 때문에 본의 아닌 NG가 많았다고 한다. 또한 배우의 여드름 자국까지도 잡아내는 섬세한 영상으로 인해 아날로그에서는 적당히 넘어갔던 배우들의 분장, 의상, 세트, 소도구들도 세세한 흠집까지 일일이 재점검하는 작업을 걸쳤다. 기존 카메라 보다 2kg 정도 더 나가는 HD-TV용 카메라를 들고 매고 해야하는 육체적 고통은 차치하고라도 여러가지 면에서 힘들었던 촬영이라고 전한다.
네발자전거」「노란 잠수함」·일일연속극 「욕망」·8·15 특집 「마지막 황녀 덕혜」 등의 작품을 연출한 이창섭 PD는 "이제 안방에서도 영화 화질로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좋은 작품을 좋은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한다.

작가 김순덕(1967년 생)은 여성신문에서 기자로 활약하다 구성작가(KBS)를 거쳐 이번 작품을 통해 드라마 작가로 첫 데뷔를 했다. 감각적이고 표피적인 트랜디류 보다는 소박하고 질박한 서민들의 삶을 통해 전달되는 감동에 눈길을 주고 있다는 그녀는 '어무이'의 실제 주인공은 가정을 버리고 떠나는 어머니가 아니라 태어나 처음 사랑한 '첫사랑' 어머니를 담담히 놓아 주는 어린 형도의 속깊은 사랑이라고 작의를 밝히고 있다.

자신이 여자임도 잊은 채 힘겹게 살아온 어무이를 여인으로 눈뜨게 만드는 외항선원 충식 역에는 '터프가이'과에 속하는 선굵은 연기자 최재성의 남동생 최재진이 캐스팅되었다. 연극<아가씨와 건달들>, 영화 <아티스트>에서 다진 연기력을 이번 작품을 통해 MBC를 통해서는 처음 선뵌다. (SBS 「파도) 출연)


캐스팅

혜숙 김정란
충식 최재진
형도 조준휘
형도父 원석연
춘자 차주옥


줄거리


공부도 잘하고 승부욕도 강한 형도는 또래에 비해 조숙한 소년이다. 형도는 폐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의 역할을 다하는 어머니 혜숙이 항상 안쓰러워 보인다. 아버지와 자신에게만 밥을 가득 퍼주고 정작 어머니 자신은 누룽 지만 먹고, 행여 손님이라도 오게되면 밥을 굶어야 하는 어머니. 형도는 이다음에 파일럿이 되어 불쌍한 어머니에게 좋은 곳을 많이 구경시켜 주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던 어느날, 외항선을 타던 충식이 동네로 돌아오고 형도는 건장한 체구의 충식에게 흥미를 가진다. 모든 면에서 영출을 이기지만 항상 싸움만은 이길 수 없 었던 형도는 충식에게 레슬링을 배우게 되고, 형도와 충식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충식이 마을에 돌아온 후로 어머니 혜숙이 좀 이상하다. 혼자 멍하니 있을 때도 많고, 밥도 잘 안먹더니, 별일 아닌 것에도 괜히 형도에게 신경질을 부리기까지 한다. 무언가에 화가 난 것 같은 어머니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형도는 아껴둔 용돈으로 브롯치를 사서 선물한다. 브롯치를 선물받고 뺨까지 부벼대며 기뻐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형도는 흐뭇해한다.

날이 저물었는데도 장터에 간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형도는 마을 어귀에서 혜숙을 기다린다. 한참만에야 돌아온 혜숙은 안색도 이상하고 손까지 덜덜 떠 는 것이 어디가 많이 아픈 것 같다. 또 형도가 자다가 깨어보면 옆에 있어야 할 어머니가 자리에 없을 때도 있다. 교사였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어느날, 옥수수밭에서 연애를 하던 남녀가 떨어뜨린 동전이라도 주울 수 있을까하여 형도는 옥수수밭으로 향한다. 흙 속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형도의 눈에 비친 것은 바로 형도가 어머니에게 선물한 나비모양 브롯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