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연기자인 줄 알았네!"

오후 3시가 넘어선 대학로의 한 카페 안에서는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엇갈리던 영규(차인표 분)와 미숙(김지영 분)이 다시 만나게 되는 장면의 촬영이 한창이었다.

이날 촬영은 특별히 카페 안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카페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일반 손님들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그래서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카페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 모습을 그 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영규와 미숙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면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는데… 때마침 카페 문을 유유히 열고 들어선 한 여학생. 그가 20여 명의 촬영 스텝과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들어와 한쪽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고 순간 촬영장의 사람들 모두는 미리 동원된 단역배우 중 하나로 오인하기도.

이때 그 여학생이 일반 손님임을 뒤늦게 깨달은 한 카페 종업원의 감탄 섞인 한마디.

"와, 무슨 손님이 저렇게 자연스럽게 들어오냐…, 연기자인 줄 알았네!"

<1998년 2월 4일 오후 3시 대학로 까페 '파라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