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세일 하는 거예요?"

서울의 한 백화점 후문 앞. 소도구 담당 스텝들이 미리 준비해놓은 여성용 스카프 판매대 2∼3대가 순식간에 세워졌다. 이날 촬영은 수경오빠 수한(윤철형 분) 부부가 스카프 장사를 시작하는 장면이었다. 촬영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화점에 들고나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마침내 제작 촬영팀을 완전히 에워싸고 말았다. 그때 마침 백화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오던 한 주부 고객, 후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자 궁금하다는 듯, 옆에 서있던 촬영 스텝에게 넌즈시 물었다.

"아저씨, 저기서 지금 무슨 세일하는 거예요?"

촬영 구경을 하려고 몰려있는 사람들을 세일하는 물건을 사려는 백화점 고객으로 착각하였던 것. 너무나 진지하게 묻는 이 아주머니의 말에 스텝들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1998년 1월 14일 오후 5시 30분 한 백화점 후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