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울 줄 아는 사람들 다 피워봐!"

홍대 앞 록카페 '명월관' 안.

오후 2시인데도 불구하고 건물 지하여서 어두컴컴한 카페 안에서는 민규와 시연의 데이트 장면의 촬영이 이루어졌다. 드디어 뮤직비디오가 나오자 조연들이 각자 제자리에 서고 촬영이 시작되려는 찰나, 최종수 감독의 컷소리가 요란히 울려퍼진다. 7∼8여 개의 조명까지 설치했지만 여전히 카페 분위기가 썰렁하다는 게 그 이유. 잠시 고심하던 최종수 감독이 결심한 듯 한마디 던진다.

야, 담배 피울 줄 아는 사람들 다들 피워봐, 한 사람당 두 대씩!. 남자 스텝들이 계속 담배를 피워댄 덕택에 연기 자욱한 썩 괜찮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일단 성공했는데…. 촬영하는 두 시간 내내 줄담배를 피워야 했던 스텝들, 촬영이 끝나자 모두 눈과 목이 아프다며 기진맥진한 표정을 짓기도. 역시 분위기있는 장면 연출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성싶다.

<1997년 12월 16일 오후 2시 홍대앞 '명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