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이야, … 내가 봐도 웃긴다!"

시끄러운 록카페 안에서 민규와 시연이 서로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장면.

착착 진행되던 촬영이 갑자기 지연되기 시작한다. 민규에게 농담을 건네고 함께 웃어야 할 이본이 좀처럼 웃음을 터트리지 않아, 계속 NG가 났던 것. 웃지 못해 난감해 하는 이본을 위해 촬영 스텝들이 직접 농담을 던지는 등 애를 썼지만 역시 속수무책.

이러한 상황을 쭉 지켜보던 최종수 감독, 더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었던지 옆에 얌전히 앉아 있던 이태곤 AD를 가리키며 한마디한다. 본이야, 니 옆을 좀 봐. 보기만 해도 웃기지 않니? 야, 내가 봐도 웃긴다! 졸지에 쳐다보기만 해도 웃기는(?) 사람이 된 이태곤 조연출 덕에 그날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1997년 12월 16일 오후 4시 홍대앞 '명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