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50회 방송을 맞이하는 <그대 그리고 나>는 촬영 때마다 늘 날씨가 극중
배경과 잘 맞아떨어지는 드라마였다. 해가 나거나,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그때마다 극중 인물들의 심리와 걸맞았고, 그래서인지 다른 드라마 제작 때와는
달리 날씨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드라마 상황을 잘 따라와주던
날씨가 이번 주 처음으로 말썽을 부리고 말았는데….
이른 봄비로 보기에도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려서 야외에서 촬영해야 하는 장면들을
대부분 찍을 수 없었던 까닭에서다. 보통 주말극 2회분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약 이틀 정도의 촬영 분량은 야외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번 주는
봄비때문에 하루, 그것도 실내에서 찍을 수 있는 장면만을 겨우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병원과 카페 안에서의 몇몇 장면 말고는 촬영할 수 없었고, 이번 주
야외 촬영분은 고스란히 일요일로 연기할 수밖에.
우리 제작진에게는 얄미웠을지 몰라도, 봄을 재촉하는 비인지라 시원스레 내리는
비를 결코 싫어할 수만은 없었다.
"그래,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구!"
이렇게 말하며 남은 야외촬영분을 아쉽게 접고 돌아서야 했지만, 내리는 봄비와
함께 따뜻한 봄도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컸던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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