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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인기가 좋으면 그와 함께 그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의 인기 역시
높아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도 젊은 연기자가 아닌 나이
지긋한 중견 연기자의 경우,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갑자기 대중적인 인기가 오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러나 물론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고, 그 예외가 바로
<그대 그리고 나>에 해당된다.
지난 주,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계순의 분식점 촬영을 갔을 때였다.
계순(이경진 분)과 재천(최불암 분)이 헤어진 지 17년만에 재회하는 장면. 다른
날과는 달리 젊은 연기자들의 촬영이 아니었기 때문에 구경하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고생은 덜 하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최불암 씨를 본 행인들이 갑자기 모여들기 시작한 것.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부터 젊은 스타들이나 따라다님직한 어린 학생들까지…,
제작팀도 최불암 씨의 인기에 적잖이 놀란 듯했지만 나 역시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도 요즘 치솟는 그의 인기는 지난 수십 년간 다져오던 그의 걸죽한 연기
덕분일 게다. 어쨌든 내 연배의 연기자가 10대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도 기분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대 그리고 나>에 대한 시청자들의 사랑은 최불암 씨와 같은 출연자뿐 아니라
우리 드라마 자체로도 모아진다.
이야기 흐름에서도 계순과 재천의 재회, 미숙과 영규의 만남, 시연과 민규의 사랑
등 새로운 사건들이 이어져서 또한번 그 농도가 짙어져 가고 있고, 그와 함께 여러
가지 면에서 한 차례의 중간 고개를 넘어선 우리 제작 스텝진도 다시 한번 활기찬
모습이다. 이제 점입가경에 들어선 드라마의 밀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나를
비롯한 스텝진·출연진 모두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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