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 1월 3일 ----- "영덕 곳곳에 걸린 환영 현수막에 감격! 감격!"
무인년 새해가 밝았다.
<그대 그리고 나> 제작팀과 연기자들이 1998년의 첫날을 맞이한 곳은 우리에겐 이제 고향같은 푸근함을 안겨주는 바로 그곳, 영덕이었다.

극중에서 서울로 상경한 재천 식구들이 새해를 맞아 영덕 해돋이 행사에 참여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팀 모두는 지난 섣달 그믐, 영덕으로 지방 촬영을 떠났다. 이 글을 읽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 영덕 촬영은 우리 제작팀들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무리한 스케줄이었다. 매주 50분짜리 2회씩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정인데다가, 특히 20회를 넘어가면서부터 제시간에 맞춰 나오지 못하는 대본으로 인해 드라마 제작은 계속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그런데 막상 영덕에 도착한 우리 촬영팀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영덕 시내에 들어서자마자 '<그대 그리고 나> 촬영팀, 환영합니다!' 라고 쓰인 현수막이 도로 곳곳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힘든 제작 여건 속에서 거의 한달만에 내려간 영덕에서 받은 최고의 환대인 터라 그야말로 감격 그 자체였다. 이러한 뜻하지 않는 기쁨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없는 기운을 짜내서 또 촬영을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그 다음날 새벽,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던 해돋이 행사장.
해돋이를 보러온 관광객들뿐 아니라 드라마 촬영을 구경나온 주민들까지 쏟아져 나온 행사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최진실·차인표·박상원·송승헌 등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연기자들이 모두 모이자 그들을 향한 팬들의 성화는 정말 대단했다. 그로 인해 촬영 도중에 수십 차례의 NG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 물론 그 덕에 스텝들은 다른 야외 촬영에 견주어 몇 곱절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해돋이 장면은 무사히 영상에 담을 수 있었다.

이때 촬영된 해돋이 장면은 제26회(1월 4일 방송분)의 마지막 부분에 2분 가량 편집해 선보였다. 이 장면을 통해 힘차게 떠오르는 해처럼 우리의 1998년도 밝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항상 바라는 바이지만, <그대 그리고 나>가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조금의 위안이 되는 그런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제26회 가장 마지막에 자막으로 올려진 새해 힘내시라는 글은 우리 제작진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음을 꼭 밝히고 싶다.
"여러분! 새해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