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 29일 ----- "이틀 늦은 대본, 사흘간의 철야 활영 강행"
이번 주는 다른 주보다 유난히 숨가쁘게 지나간 한 주였다. 보통 때는 주말에 대본이 나오면 바로 촬영 일정을 잡아 일요일 저녁부터 야외촬영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는데, 이번 주는 18회 대본이 평소보다 이틀이나 늦 은 화요일에서야 나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월요일 하루는 예상치 못했던 휴가(?)를 얻게 되었고, 영덕으로 내려가려던 지방 촬영 계획 역시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본의아니게 일이 이렇게 늦어지게 되면 매주 2회 분량씩 찍어야 할 주말연속극의 경우, 정말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출연자들이나 촬영 스탭들 역시 어지간히 속이 탓었겠지만 누구보다도 더 조마조마했던 연출가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또 제작팀이 촬영을 떠나지 못하고 애타 게 대본이 나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작가의 속은 오죽했겠는가!

어쨌든 드디어 대본은 나왔고 우리는 사흘밤을 지새며 촬영을 강행해야만 했다. 설상가 상으로 이번 금요일에는 나를 포함하여 <그대 그리고 나>의 출연자들이 삼성영상사업단의 영화관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로 선약을 했던 터라 또 하루 를 허비해야만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억지(?) 휴가를 얻은 날들이 유난히 많았던 이번 주는 그만큼 정신없이 바쁘게 촬영을 하였다.

나와 함께 고생하고 있는 많은 스탭들, 연기자들… 이번 주처럼 연출가 역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날 때마다 불평없이 따라주는 것이 다만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촬영하여 완성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의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면 그것으로 우리는 "다 좋다." 그러한 마음으로 내일 또 내일도, 새벽까지 밤까지, 우리는 촬영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