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사람들

박이문 | 박인환

전직 한국여자교도소 보안계장, 정년퇴임하고 현재는 경복궁 서촌에서 ‘서촌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40대 초반에 상처한 뒤 재혼하지 않고 외동딸을 키우며 살았는데, 유학을 간 딸이 교통사고로 죽자 자신처럼 혼자 몸이 돼서 별이를 키우는 사위 우석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며, 친아들처럼 아끼고 위해준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고, 꼬장꼬장하지만 사려 깊다. 특유의 너털웃음과 눈웃음이 일품이라 남몰래 가슴 설레는 할머니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이문이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은 단 한 명... 복녀! 교도관이 수형자에게 개인적인 관심을 갖는 것은 금기사항이었지만, 저절로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탁월한 | 이종원

신화그룹의 안주인 ‘차여사’의 운전기사. 서촌고시원에 거주하며, 서촌세탁소의 VIP 고객이다. 로맨티스트와 사기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왔다 갔다 하는 요주의 인물. 엄청난 달변의 소유자이고, 탁월한 사교댄스 실력을 자랑하는 연식 오래된 양아치. 소박한 꿈이 있다면, 돈 많고 명 짧은 과부 싸모님을 만나서 팔자 펴는 것이다. 그 꿈을 위해서 오늘도 체력관리, 피부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 여자 후리는 데는 타고난 감각을 가진 데다 신화그룹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호텔, 카페, 레스토랑에서부터 미술관 박물관까지 두루두루 가본 경험이 있어서, 여자들을 감동시키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그런 그의 레이더망에 먹잇감이 포착됐다.

배청자 | 이숙

서촌세탁소 앞 치킨집 사장. 까놓고 내놓고 이문을 좋아한지 십 년 가까이 된다. 젊었을 때는 사내들 눈물깨나 뽑았을 것 같은 타고난 미인형에, 성격은 활달하고, 아쌀하며, 솔직담백하고, 쿨~하다. 속에 있는 맘을 숨기지 못해서 이문에게 사랑의 화살을 시시때때로 날리지만 이문은 못 본 척 슬쩍 눈을 감아버린다. 처음엔 이문이 밀당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과자 출신의 복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는 기함한다. 복녀를 비롯한 못난이빵집의 여자들을 동네 여인들의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갈구지만, 후에 이문과 복녀와의 사랑을 쿨~하게 인정, 복녀를 팍팍 밀어준다.

남별 | 이한서

우석의 딸. 사랑스럽고 천사 같은 아이다. 총명하고, 호기심과 장난기가 많으며, 선천성 담도 폐쇄증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