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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찜질방에서 생긴 에피소드 |
| 배정식
(2006/0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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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일입니다.
아내는 몸이 좋지 않은 관계로,
전 두 아들과 함께 인근 찜질방에 갔답니다.
새해를 막기 전에 묵은 때를 벗기려는 사람들로
찜질방은 붐볐으며,
3시간 동안 불가마에 들어 앉아 있으니,
배가 출출하고 해서 집으로 갈려고 할 즈음,
큰아들 혁이가 옷장 열쇠를 잃어 버렸다는게 아니겠어요
저는 화가나서 야단을 쳤으며,
빨리 옷장 열쇠를 찾어 보자고 하고선
무려 30분이나 찜질방을 뒤져봤지만
결국 열쇠를 찾지 못했답니다.
하는 수 없이 카운터에 가서 찜질방 아저씨한테
사실대로 옷장 열쇠를 분실했다고 했더니
아저씨 왈, "열쇠를 분실하면 1만원을
내야 되는거 아시죠?" 라고 하더군요.
일단 알았으니, 비상키로 옷장부터 열어달라고 했지요.
그리고는 아저씨가 비상키를 가지러 간 사이,
저와 큰아들, 작은아들 이렇게 셋이서
열쇠 분실료 1만원을 내지 않는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했지요.
그러자 큰아들 혁이가
"아빠, 그럼 그 아저씨 앞에서 저를 막 혼내고
꿀밤 한 대 쥐어 박으세요. 아셨죠?" 이러는거 있죠.
그 말이 끝나고 조금 있으니까 찜질방 아저씨가 와서는
비상키로 옷장을 열어 주더군요.
그래서 옷장 열쇠 분실료로 1만원을
그 아저씨에게 건네 주면서 저는 큰아들의 머리통에
꿀밤을 쥐어 박으면서
"야, 이놈아! 너 때문에 이게 뭐야.
다시는 네 놈과 찜질방에는 안 올거야"
이렇게 큰소리를 쳤지요.
그러자 찜질방 내의 사람들은 일제히
저희들을 향해 쳐다보고 있었고,
찜질방 아저씨는 "다시는 찜질방에 안 온다"는 말에
그만 걱정이 되었는지 제게 돈 1만원을
도로 건네 주면서,
"애를 너무 혼내지 마세요. 그럴 수도 있죠.
그리고 그렇다고 다시 찜질방에 안 오면 안 되죠"
라고 하는거 있죠.
그 날 찜질방에서 생돈 1만원을 날릴 뻔했는데,
큰아들 혁이의 지혜로 인해 1만원을 건졌기에,
우린 그 날 저녁 1만원으로 통닭을 시켜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찜질방 아저씨 한테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그래서 공개사과 하려구요.
아저씨 너무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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