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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소중함 알리겠다" |
“요즘 모두 사는 게 힘들잖아요. 30∼40대 가장들은 어려울수록 가정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가족들은 가장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주며 위기를 극복하기 바랍니다.”
4년여의 공백기를 깨고 안방극장에 복귀한 탤런트 강남길(사진)은 눈가에 깊게 파인 주름을 굳이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이혼 등 가정사의 아픔을 겪은 뒤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그에게 주름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 아니라 영광의 상처처럼 소중한 듯했다.
그가 현재 출연 중인 작품은 MBC 일요아침드라마 ‘물꽃마을 사람들’(극본 이해수·연출 박복만). 충남 당진군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는 것을 꺼리면서도 할 말은 해야겠다는 다부진 표정이었다. 그는 1999년 방송활동을 접은 뒤 가정 불화와 건강문제가 겹쳐 영국에서 지낸 3년 동안 월간지 등 각종 언론의 취재 공세에 시달렸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영국에 있는 동안 인터뷰를 한번도 하지 않았는데 모 월간지에 저와 인터뷰한 것처럼 기사가 실렸고, 최근에도 말하지 않은 내용이 신문에 실려 맘 고생이 많았지요. 영국 버밍엄에 있는 아이들이 그나마 저를 많이 이해하고 격려해 줍니다.”
그는 영국에 있는 동안에도 여러 차례 드라마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한동안 현지 생활에 적응하는 두 자녀( 현재 고1과 중1 재학 중)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절하고, “전업 주부 아빠로 살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뒤에서야 그는 연기 생활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가족 휴먼 드라마인 ‘물꽃마을 사람들’을 복귀작으로 택하고 지난해 귀국을 결심하게 됐다.
“무언가에 대한 상실감 다음으로 큰 것이 무력감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에게도 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무엇보다 드라마가 가정의 조화로운 삶을 보여주는 게 마음에 들어서 출연하겠다고 말했지요.”
‘물꽃마을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서울 근교 전원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민들의 이야기로 그가 여기서 맡은 역은 도시에서 내려온 한세영으로 허허실실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40대 중반인 한세영은 암팡진 데가 없어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뒤 사업마저 망하자 물꽃마을로 내려와 학교 앞에 분식점을 차리게 된다.
“최근에 연출자 등 주변에서 격려 차원에서 ‘연기 실력이 여전하다, 감각이 아직 살아있다’고 말해주는데 고마울 따름이죠. 서민적인 삶을 보여주었던 ‘달수 시리즈’를 다시 시작해 제일 먼저 사교육비 문제 등에 대해서 짚어 볼 생각입니다.”
그는 당분간 서민적인 캐릭터를 잘 살려 연기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막극 ‘겨울 하느님’이란 작품의 녹화도 마쳤는데 기러기 아빠의 생활을 담고 있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아프고 어려웠던 만큼 성숙해져서 이제 그 것을 연기로 보여 줄 작정입니다. 안방극장 팬들에겐 제 나이에 걸맞은 깊이 있는 유머를 선보이겠습니다.”
[세계일보 김종수 기자]
2004-02-16(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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