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시청률 45%대를 유지하며 5주째 인기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창사특집드라마 <대장금>(극본 김영현·연출 이병훈)의 촬영현장을 지난 13일 다시 찾았다.
경기도 양주시 MBC 사극 오픈세트. 모처럼 파란 하늘에 햇살까지 따사로워 야외촬영하기에는 안성맞춤이던 이날 <대장금>의 스태프들은 유난히 분주했다.
오전 내내 명나라 사신을 돌려보내는 장면을 찍은 뒤 오후에는 대비의 생일연회 겸 최고상궁 자리를 놓고 벌이는 한상궁과 최상궁의 세번째 경합 장면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나온 연구원들은 음식을 만드느라 손놀림이 분주했고, 수라간에서는 상궁과 나이들이 모여 17∼18일 방송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수시로 날아다니는 비행기의 굉음과 몰려든 취재진 때문에 긴장한 제작진은 여느 때보다 많은 NG를 냈다.
# 열려라 음식 천국
사극 오픈세트에는 <대장금>에 필요한 음식을 만드는 곳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한복려 원장을 중심으로 한 궁중음식연구원의 연구원들이 대본에 작가가 따로 기재한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번에는 '한상궁 대 최상궁' 경합의 결정판인지라 어느 때보다 희귀한 음식들이 많았다.
닭찜 생채 나물 생선조림 등 군침 도는 음식들이 즐비하다. 이날 취재 나온 기자들을 위해 한 연구원은 음식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 주느라 성가시고 귀찮아 했지만, 이영애의 손 대역인 것으로 알려져 한때 '스타'가 되기도 했다.
한쪽 주방에서는 해물내장죽 메밀총떡 해물냉채 등 장금의 음식과 오자죽 명태껍질쌈 닭고기수삼냉채 등 최상궁의 음식이 각각 8가지씩 마련됐다. 특히 명태껍질쌈은 곱게 벗겨낸 명태껍질로 배 대추 미나리 등을 돌돌 말아놓은 것으로 술안주로 딱이란다.
# 한상궁 이겨라, 최상궁 이겨라
촬영 현장에는 은근히 긴장감이 돈다. 지엄한 연출자 이병훈 PD의 지휘 아래 촬영이 진행되는 탓도 있지만, '좋은 나라'로 통하는 한상궁파와 '나쁜 나라'로 통하는 최상궁파가 내편 네편으로 나뉘어 연기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 스태프들은 촬영 도중 우스갯소리로 "한상궁 이겨라!" "최상궁 이겨라!" 하며 응원을 하기도 한다.
소갈을 앓고 있는 명나라 사신에게 산해진미가 아닌 푸성귀를 대접해 호되게 야단을 맞았지만 결국 사신의 마음을 사로잡아 2차 경합에서 이기게 된 한상궁파. 정상궁 장금 연생 창이 등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최상궁파는 '획' 등을 돌린다.
하지만 실제로 출연진은 두파와 상관없이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한 스태프는 "극중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로 나뉘는데, 사실 우리는 먹을 것을 많이 챙겨주는 '나쁜 나라' 최상궁파가 더 좋다"며 나지막하게 귓속말을 했다.
# 새 얼굴로 등장한 중전, 박정숙
전문 MC 박정숙이 화려한 의상을 갖춰입고 대본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17일 방송분부터 중전으로 등장하는 박정숙은 죽음을 맞는 한상궁에 이어 장금을 돕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일 첫 촬영에 임했다는 박정숙은 모든 것이 처음이라 신기한 표정이다.
"한복도 그렇고, 가체니 분장이니 아직 불편한 줄도 모르겠어요. 다만 좀 추운 것 같아 내복 한벌 더 껴입어야겠네요."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 경험이 전무한 박정숙을 <대장금>에 끌어들인 이병훈 PD는 "그동안 방송 진행을 보고 감성이 풍부하다고 느꼈고, 연기에 문제가 없으리라 여겼다. 게다가 이미지가 단아하고 고와 중전으로 제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