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아 있지만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이랍니다"
"한상궁 살리기 운동이 일어나 아직까지 살아있지만 언제 죽을지 저도 모르겠는걸요."
MBC 인기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 역을 맡고 있는 탤런트 양미경은 지금 데뷔 이래 어쩌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모른다.
장금의 요리 스승이자 든든한 후원자인 한상궁은 최씨 집안의 텃세를 버텨내며 최고 상궁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쳐 드라마 초반의 주된 스토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촬영이 한창 진행되던 13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 MBC 문화동산 야외세트장의 한옥 마루에서 양미경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캐스팅될 때는 이번주 17∼18부쯤에 죽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아직 살아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감독님께 농담으로 `저 언제 죽어요? 저 살래요. 살려 주세요'라고 그랬더니 살려줄 수는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리 늦어도 30부를 넘지는 않는다고 하시니까 아마 24-25회쯤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죽음을 앞두고 있자니 조금 겁도 나는 게 사실이라고.
"많은 분들이 한상궁의 죽음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시니까요. 최고 상궁 자리를 놓고 최상궁(견미리) 쪽에서 음모를 꾸며서 죽게 될 듯한데 예사롭지 않은 극적반전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이 들거든요. 전에 장금이 엄마로 나왔던 친구 박나인(김혜선)이 첫회에 사약을 받는 장면을 찍을 때 `제 죽음도 예사롭지 않겠구나'하고 느꼈거든요."
그렇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시험보기 전 불안하고 초조하면서도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한상궁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물었다.
"장금이가 부모가 모두 죽고 불쌍한 처지에 있었잖아요. 그때 장금이를 보호하는 유일한 사람이 저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하신 게 아닐까요? 그런데 지금은 장금이가 부러울 때도 있어요. 장금이 옆에는 민정호도 있지요. 덕구 아저씨도 있지요. 덕구 처도 말은 쏘아붙이지만 심성은 곱잖아요. 든든한 후견자들이 많으니까 이제 (죽어도)괜찮죠 뭐."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11-12부엔가 나왔던 장금이를 업고 가는 부분이었다고. 그 이유는 의외였다.
"처음에는 영애가 무거울까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내가 진짜 업을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주위 스태프들한테 겨드랑이에 다리를 푹 끼고 업으면 된다고 배우기까지 했거든요. 그래도 생각보다 영애가 가벼워서 다행이었죠, 하하."
양미경은 한상궁 살리기 운동이 개인적으로는 좋았지만 드라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기본 초안이 흔들려서 다른 스토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 처음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잖아요. 한상궁 살리기 운동이 인터넷에서 시작되면서 감독님이나 작가 선생님이 혼선이 오셨을 거여요. 가장 힘든 분은 작가님이고요. 소신을 꺾지 마시길 바라죠, 뭐."
그는 이영애와는 인연이 참 많은 사이다.
꼭 10년전 이영애의 TV 데뷔작 SBS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에서 시누이 올케 사이로 만난 두 사람은 SBS 드라마 `불꽃'에서도 또 시누이 올케 사이로 재회했다.
이번에는 후견인 혹은 사제지간으로 만나게 됐다.
"영애는 보석같은 느낌이어요. 보석은 스스로 빛을 발하잖아요. 투명하고 예쁘죠 착하고요"라면서 후배를 아끼는 선배의 마음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1984년 데뷔한 양미경은 `그 햇살이 나에게', `새엄마', `길모퉁이'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KBS `행복이 가득한 집' SBS `행복찾기' 등의 진행자로도 활동했다